마음의 목소리가 들리세요?

심신 건강에 대한 상념

by 엄민정 새벽소리
一天一苹果,医生远离我。
하루 사과 한 알이면 의사 볼일이 없어진다.


명언도 격언도 속담도 아니지만 중국의 만인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과학적 근거가 밝혀지기 오래전부터 입과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말이 습관적으로 내 아침 식단을 결정한다. 사과를 씻는 것으로 시작하는 모닝 루틴은 건강을 바라는 성스러운 리추얼이 된다.


올여름도 만만치 않은 볕의 열기가 이 땅의 벼를 익게하고 사과도 익게 했을 것이다. 과실이 몸을 키우는 기간 동안 사과 모닝은 작년치 저장 사과가 채워준다. 빛깔이 흐리고 식감도 푸석하여 쉽게 삼키지 못하고 입안을 맴돈다. 그렇다. 지금은 사과가 제일 맛없고도 비싼 계절이다.


지구 북반구에 사는 우리의 기후는 여름을 보내고 가을로 가고 있다. 다행인 것은 남반구의 나라가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계절 속에서 양질의 햇사과를 수출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나의 가을엔 나의 사과로, 남의 가을엔 남의 사과로 일 년 사계절 사과를 먹을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검진 차 들른 병원은 1년 내내 문전성시다. 비즈니스 시각으로 바라보면 이런 장사가 또 없다. 고객은 끊임없이 창출되고, 교과서에 기반한 치료와 처리를 해주는 의료라는 이름 아래 견고한 체계의 백화점이다. 의사는 뼈를 고정하기 위해 넣을 철판을 수입소재의 티타늄으로 할지 국산 스테인리스로 할지를 묻는다. 또, 항암치료 약물을 화이자 수입약으로 할지 국산으로 할지 가격표를 들이밀고 환자의 선택을 기다린다. (여기서 국산은 중국산이다. 환자의 고민이 더 깊어지는 지점이다.) 독감 예방접종에서조차 의료수가를 계산에 넣어 환자를 살리는 동시에 병원도 살리려는 노력 또한 게을리하지 않는다.

환자 patient는 말 그대로 인내하는 사람이다. 사자성어에도 고진감래苦盡甘來, 즉 인내하면 복이 온다. 삶은 희망을 동력 삼아 계속된다. 의학의 발달로 인간이 치료할 수 있는 병이 많아지며 중요한 건 마음 하나 잘 붙잡고 사는 것이 건강한 인생의 모습이 되고 있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sound body, sound mind라는 멋진 말을 뒤에서부터 읽기를 좋아한다. "건강한 정신에 건강한 육체가 깃든다 sound mind, sound body." 마음 상태가 미치는 범위는 나뿐만이 아니기에 신체 건강보다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정신 건강일 수 있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뇌는 항상성과 안락함을 좋아한다. 덕분에 신체와의 콜라보로 우리의 체온을 36.5도로 일정하게 유지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항상성은 운동을 안 하는 사람에게는 운동을 더 못하게 말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다행인 것은 인간의 마음은 뇌를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뇌 안의 나를 붙잡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보다 마음에서 하는 소리를 들어 문 밖으로 나온 사람들이 오늘 저녁에도 광장을 가득 채운다.

낮의 병원, 그리고 저녁 광장은 똑같이 붐비는 모습을 하고 있다. 허나, 그 에너지는 철저히 극과 극이다. 낮의 그곳에 똑똑 떨어지는 주사액 방울과 무력한 눈물 방울이 있다면, 저녁의 이곳은 땀방울, 옷을 흠뻑 적시는 활기찬 땀방울이 있다. 이들 안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이곳을 가득 채우고 숨으로 들어와 내 것이 된다.


건강과 질병의 경계를 왔다 갔다 하는 우리네 인생이다. 매일 저녁 열심히 운동하는 이들을 보며 의사 볼 일을 줄이는 것은 사과 한 알보다 매일의 습관과 마음 상태라는 것을 확인하고 확신한다. 신체의 움직임이 운동이 되고, 운동은 에너지가 되며, 에너지는 정신이 된다. 그렇게 어떠한 질병도 뚫고 들어갈 틈 따위 주지 않는 강인한 면역이 된다.


마음의 소리가 들리는가.

이제는 뇌의 안락한 유혹을 뿌리치고 마음이 향하는 곳에 나를 옮겨둘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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