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라울 뒤피의 동생 '장 뒤피'도 화가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비슷한 듯 결이 다른 작품 세계를 가진 뒤피 형제의 그림 완벽 비교 분석! 무엇이 비슷하고 어떤 차이가 느껴지는지 여러분들도 생각하며 감상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비슷한 취향, 서로 다른 느낌,
그런데 눈이 즐겁다!
어디서 본 듯한 이 그림.. 라울 뒤피가 재해석한 르누아르의 '물랭 드 라 갈레트'! 확실히 느낌이 색다르죠?
라울 뒤피(Raoul Dufy)와 장 뒤피(Jean Dufy)의 그림들은 여느 화가들의 그림과는 다르게 참 사랑스럽고 달달한 무드(mood)를 가지고 있는데요. 저는 이들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냥 행복해지고 흥겨워지는것 같아요. 마치 이제 막 시작되는 6월의 싱그러움을 닮았달까요. 그 이유는, 빠르게 스쳐지나간 경쾌하고 가벼운 붓질과 터치가 그대로 드러남과 동시에 솜사탕 색깔과 같은 파스텔톤의 색들을 담뿍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뒤피는 즐거움 그 자체이다
by. 거트루드 스타인
이 둘은 비슷한 화풍에 비슷한 소재를 대상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들이 태어나고 살았던 {프랑스 파리의 사랑스러운 풍경들, 경마장의 활기 넘치는 말과 사람들의 모습, 작업하던 아뜰리에와 정원, 꽃과 과일이 그려진 정물}등을 수채 또는 유채화로 그려냈지요.
자, 지금부터 비교 감상해보시죠. <왼쪽>이 형 라울 뒤피, <오른쪽>이 동생인 장 뒤피의 그림입니다.
무엇이 비슷하고 무엇이 다를까요!?
둘 다 에펠탑을 배경으로 한 파리의 풍경을 그렸죠? (좌) 라울 뒤피, 에펠 타워, 1937 / (우) 장 뒤피, 콩코드 광장
사실 라울 뒤피와 장 뒤피의 그림은 너무나도 비슷한 화풍과 색감, 소재로 인해서 잘 구분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들의 작품을 혼동하여 소개하고 있는 글도 많아요. 아무리 피를 나눈 형제라지만, 어쩜 한 사람이 그린 것 같이 느껴지는 걸까요?
이는 제가 지난 번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라울 뒤피의 다채로운 시도들을 장 뒤피 역시 '그대로' 밟았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좌) 라울 뒤피, 화가의 아뜰리에 / (우) 장 뒤피, 꽃이 있는 아뜰리에
라울과 장은 둘 다 인상주의에서 시작하여 야수파에입문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형제 모두 '마티스'의 작품을 보고 빛에 의한 과감한 색채 표현 양식에 감명을 받게 되었기 때문에, 이 둘의 그림에서 유독 화려한색감이 두드러지는 것이지요. 게다가 함께 협업을 하기도 했었고, 라울 뒤피가 장식미술의 길로 접어든 것 같이 장 뒤피 역시직물 디자인, 도자기 장식 등의 아르누보 양식에 이바지한 바 있습니다. (형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차이점은 없는 걸까요? 저는 이 둘의 차이점을"우유빛깔 흰색 한 방울"에서 찾았습니다.
라울과 장 뒤피는 앞서 언급한 야수파의 양식의 특장에만 머물지 않고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화풍을 완성시켰는데요.
그 과정에서형 '라울'은 좀 더 "맑고 투명한 느낌"의 회화를,동생 '장'은 새하얀 우유 한 방울을 톡- 떨어트린 것 같이 아주 미묘하게 "흰끼 섞인 담백함"이 느껴지는 회화를 그려냈는 점에 우리는 주목해야 합니다.
(좌) 라울 뒤피, 아네모네가 있는 정물, 1942 / (우) 장 뒤피, 꽃과 과일이 있는 정물, 1948-1949
"음료"로 빗대어 표현하자면,
라울 뒤피는탄산 기포 방울방울마저 다 보일 정도로 투명하고 청량감 넘치는'라임 모히또' 같은 그림,
장 뒤피는 순백색의 요거트가 살짝 들어간 부드러운'과일 요거트 스무디' 같은 그림이랄까요.
어떤가요? 좀 적절한 비유로 다가오시나요..?
백문이 불여일견, 이라고 하죠. 긴 말 필요 없이 지금부터는 직접 그림을 감상하시면서 느껴보시죠-!
(제가 찾은 것 외에 또 다른 차이점을 느끼셨다면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라임 모히또의 청량함!
라울 뒤피의 작품 세계
전기의 위대함, 전기의 역사를 주제로 그린 그림. 번개의 신 제우스, 발전기 등 전기와 관련된 인물, 역사, 이야기들이 담긴 대작입니다. /전기의 요정, 1937
아.. 5월의 싱그러움 그 자체인 것만 같은 그림이에요! (좌) Au Jardin Public / (우) Hippodrome a Ascot, 1937-1938
장밋빛 인생이라는 뜻의 오른쪽 그림.. 에디트 피아프가 생각이 납니다. (좌) La Balcon sur la Marne, 1936 / (우) 30 그리고 장밋빛 인생, 1931
프랑스 남부 '니스'의 여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지시나요? (좌) 니스, 천사들의 해변, 1926 / (우) Marche Place Saint Francois, Nice, 1940
라울 뒤피의 정물을 보면 악보에서 음표들이 튀어나오는 것만 같아요. (좌) Le Bouquet d'Adrum / (우) 몽손느의 집, 1943
그는 음악을 사랑했던 화가였습니다. (좌) Interieur aux Instruments de Musique, 1940 / (우) 모차르트에 대한 헌정, 1950
진한 요거트 스무디의 달콤, 담백함!
장 뒤피 작품 세계
장 뒤피는 낭만적인 파리 전경을 그림으로 많이 남겼습니다. (좌) La Seine au pont du Carrousel / (우) Le Pont du Carrousel
파리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죠.. 다시 가고 싶네요! (좌) Place de la Concorde, 1953-1955 / (우) Pont Alexandre 3, Paris
분홍색과 민트색을 유치하지 않게, 이리도 절묘하게 사용한 화가는 흔치 않을 겁니다. (좌) Paris, Porte de Passy / (우) Caleches et Cavaliers
장이 그린 베니스의 전경은 파리와는 또 다른 느낌이죠? (좌) Venice, 1926 / (우) Venice, 1927
왼쪽 그림 속 낮잠 자는 강아지가 너무 귀엽지 않나요..! (좌) Modele dans l'atelier / (우) The Watering Can, 1928
역시 피는 못 속이나 봅니다. 음악에 대한 사랑은 장 뒤피의 그림에서도 묻어나네요. (좌) Clown Musiciens, 1940 / (우) Orchestre Symphonique
라울 뒤피와 장 뒤피의 그림은 언제 보아도 생동감 넘치고 에너지가 불끈- 솟아나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계절로 치면'여름'이 잘 어울리는 그림이라 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저는 날씨가 따뜻함에서 뜨거움으로 변해갈 즈음이면 항상 이들의 그림을 꺼내보게 되는 것만 같습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6월, 녹음이 우거지고 싱그러운 잎사귀들이 햇빛에 반짝이는 계절입니다. 낮에는 기온도 꽤 올라가겠군요. 이번 주에는 점심식사 후 시원-한 라임 모히또 한 잔들이키시면서 뒤피 형제들의 그림을 곁들여 보시는건 어떨까요? 라울 뒤피의 모토 한 마디 전해드리며 오늘의 명화브런치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