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상처 받은 영혼을 만져주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난 나의 예술가 친구, 큰 꿈을 꾸는 사나이, 나이팅게일이 노래하듯 일하는 그를 그리고 싶어. 난 이 그림을 통해 그를 향한 나의 고마움과 애정을 전할 거야.
내가 할 수 있는 한 가장 충실하게, 가장 그의 모습 그대로 그리고 싶구나.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 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함석헌 <그 사람을 가졌는가> 中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