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은 3개월 차 신입. 순환 근무를 하고 있다.
순환 근무는 부서 배치 전, 3주씩 다른 부서를 돌며 업무를 체험해 보는 신입 연수 프로그램이다.
M은 첫 순환 근무지로 구매팀에 보내졌고,
그다음은 유럽 영업에.
2주 차.
독일 지역을 맡은 김 차장과 북유럽 담당 이 차장. 이 둘의 관계가 예사롭지 않다.
신경전은 누가 봐도 극명하다. 대놓고 하는 싸움이 연일 이어진다.
매월 넷째 주 화요일, 유럽 영업 전체 회의.
오늘은 신입도 참석하라길래 대회의실 뒷자리에 앉았다. M의 사수 한대리가 옆자리에서 말을 더한다.
“이 회의는 한 달 동안 매출 점검하고, 다음 달 실적 예상하고, 어떤 이슈가 있고, 상무님 의사결정받아야 하는 거 얘기하는 자리예요.
뭐, 가끔 분위기 살벌할 때도 있는데, 오늘은 괜찮을 거예요. 요즘 실적 괜찮거든.”
상무님의 배석과 함께 회의 시작.
곧 M은 따분하고 졸리다. 무슨 얘기들이 오가는지... 회의내용 이해가 힘들다.
분명 한국말이지만 용어도 낯설고, 상황 파악과 대화 해석이 어렵다.
티키타카 대화하는 선배들이 신기할 뿐.
한 삼십 분쯤 지났으려나, 졸음이 확 달아난다.
김 차장의 현황 보고 시간, 이 차장은 비판을 넘어 비난을 한다. 이 차장 반박에 김 차장은 다시 조목조목 대응하고.
"이 차장님 오늘 좀 세게 태클 거시네. 저러다 싸움 나는 거 아닌지 몰라."
한대리가 들리는 혼잣말을 뱉는다.
둘의 대회는 슈팅스타 아이스크림처럼 M의 졸음을 쫓는다.
회의실 안을 둘러보던 M의 눈은 임상무에게서 멈춘다. 그가 말한다.
“우리가 그동안 동유럽 지역을 좀 소홀히 했지? 내년은 동유럽을 전략적으로 확대하려는데, 어디서 해볼래?”
아니나 다를까, 김 차장과 이 차장이 서로 자기 팀에서 하겠노라 한다. 신경전 다시 시작.
임상무는 중재를 포기하고 결정을 다음 회의로 미루자 한다. 이렇게 회의는 끝났다.
회의실을 나와 휴게실 가는 길,
커피를 들고 나오는 선배 둘 얘기에 M의 귀가 꽂힌다.
“와, 어떻게 저렇게 매일 신경전 하며 사냐. 생각만 해도 피곤하다.”
“어쩌겠어, 내년 그룹장 자리는 하나인 걸, 둘 중 한 명만이니 어쩔 수 없지.”
“야, 근데 임상무는 둘 경쟁시켜 놓고 은근 즐기는 거 같지 않냐?”
반대 방향으로 멀어져 가는 선배의 대화는 여기까지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