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절모 신사와 기린.

by 옥상냥이

Eos1vhs + 28-70 f3.8, Fuji c200



: 저기, 그 기린을 타고가면 될텐데 왜 힘들게 걸어가나요?

: 제 친구이니까요.


중절모 신사와 기린은 계속 걷고 걸었다. 그 끝이 어디인지 알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계속 걷고 있었다. 가끔 기린의 목에 올라 방향을 확인하고는 다시 발을 옮겼다. 중절모 신사에게 기린은 가장 소중한 친구였다. 싫다는 말도, 힘들다는 투정도 없었다. 간혹 잘못된 길을 알려줄 뿐. 그렇게 그 둘은 천천히 내 눈앞에서 걸어갔다.


노을이 지고 있었다. 나도 다시 걸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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