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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식빵 May 25. 2021

기록의 수호자

정체성


래의 글은 내가 2년여 전인 2019년 초 블로그에 휘갈겼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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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뭔가 쓰려는 사람은 또는 말하려는 사람은

본질적으로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본디 혼자라는 것도 알고 이 와서 없이 떠난다는 것도 알지만서도
혼자서만 이 삶을 떠안을 자신이 없는 것이다.
동행도 필요하고, 맞장구 쳐줄 누군가도 필요하고,
것도 아니내 말에 토달 놈이라도 필요한 것이다.


글쓰기의 끝엔 결국 철학적 물음이 온다.
어려운 그 무엇이 아니라,, 왜 사는가? 인간은 무엇인가? 친구란 무엇인가?
사랑은 무엇인가? 돈은 무엇인가? 같은.
끊임없이 쓰는 것은 끊임없이 생각이 떠돌고 뱉어내야만 할 가지각색의 고민들이 맴돌고
써야만 풀어질 마음들이 쌓여갈 만큼 가슴속에 뭔가가 많다는 뜻이다.


누군가는 그것을 노래로 하고, 누군가는 춤으로, 또 누군가는 그림으로 한다.
나의 수단은 쓰는 것이다.
내 작은 초라한 삶의 끝에서.. 결국 나 혼자 뒤돌아보게 될지라도,
아무것도 아닌 그냥 나의 역사일지라도, 나의 잡담과 생각들, 기분들의 찌꺼기가 모인
알 수 없는 것들의 총합일지라도.
나는 그것을 뒤돌아보며 행복해할 종류의 사람이란 것만은 나는 분명히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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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글쓰기에 대한 짧은 글을 쓰고 바쁜 하루를 보낸 뒤 밤이 되니

2년 전 작가가 되기 전 썼던 이 짧은 글이 떠올랐다.

나는 매우 당연하게도 글로 언젠가 명성도 얻고 싶고, 돈도 많이 벌고 싶다.

솔직한 것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에서는 나쁜 것이 아니고 믿고 산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면 결국 내 글쓰기의 최종 목표는 위의 블로그 글에 잘 나타나 있는 것 같다.

이와 비슷한 구절은 <이혼하고 싶어질 때마다 보는 책>에도 나온다

"내 인생의 최종 목표는 '나'라는 우주에 대해 구석구석 알고 가뿐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세상을 떠나는 것"이라고.(정확한 워딩은 기억나지 않지만, 굳이 지금 찾아보기도 귀찮음..ㅋㅋ)

그렇다. 나는 나라는 우주에 대해 샅샅이 알고 공수래공수거, But 나라는 인간의 본질 그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알고서 이 세상을 떠나고 싶다.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목표이자 이유이다.

그러므로 나에게 글쓰기란 내 삶의 목표를 위한 수단 그 자체이고, 작가라는 직업은 그 길로 좀 더 쉽

갈 수 있게 해주는 어떤 것이다. 나라는 우주에 대한 탐구활동을 한 것을 에세이나 소설이나 어떤 글로 세상에 내보일 것이고, 그 과정에서 만약에라도 운이 좋다면 명예나 돈도 만지게 되겠지.

그렇지 못한대도 내가 어쩔 수도 없고, 크게 개의치도 않을 것이다. (물론 좀 슬프기는 하겠지만 ㅎㅎ)


로 나라는 인간의 정체성은

'나'를 더 잘 탐구하고 알아내기 위한 '기록의 수호자'이자 '그 기록의 대상'이다.

뭔가 어쭙잖게 철학적으로 가버린 것 같아서 급하게 마무리해야 할 듯하다.....

굿나잇.



덧) 종말의 날 뒤돌아보며 변태처럼 웃 위하여

오늘도 쓰고 내일도 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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