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4살 아이를 둔 엄마의 사연입니다.
저희 아이가 얼마 전부터 1등 제일주의에 빠져버렸어요.
아빠랑 자동차를 가지고 놀다가도 내가 1등이야 이러면서 자기가 가지고 놀던 자동차를 제일 앞에 두고요.
엄마랑 걷다가도 내가 1등! 이러면서 혼자 뛰어갈 때도 있어요.
할아버지가 장난으로 내가 1등으로 밥 다 먹어야지 그러니까 내가 1등으로 다 먹을 거야 하면서 와구와구 먹다가 목에 걸린 적도 있어요.
가끔은 1등으로 뭘 못했다고 자지러지게 울기도 해요.
저는 단 한 번도 경쟁을 해서 이기거나 1등을 하라고 말한 적이 없는데 아이가 갑자기 왜 이럴까요?
아무래도 1등을 하기 위해 행동을 하다 보면 위험할 때가 많아서 너무 걱정입니다.
걱정이 되시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저는 오히려 아이가 잘 성장하고 있어 기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리 사회의 분위기 상 너무 혼자 경쟁의식 가지고 튀고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이 강하지만 아이는 성장하면서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지는 시기예요. 그리고 그것 못지않게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큰 시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미숙함에도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뭔가 잘 안되면 떼를 쓰고 우는 것도 많은 시기이지요.
몸이 마음을 따라주지 못하더라도 그 마음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에요. 특히 또래들과 있다 보면 모두가 잘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서로 1등을 하려는 마음이 더 커집니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선생님들이 이런 말 하는 것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누가 빨리 정리하나 보자!"
"누가 빨리 손 씻고 자리에 앉나 보자!"
아이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그것을 훈육에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계신 거죠. 그런데 이렇게 생활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본인이 무조건 1등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다른 아이들보다 본인이 뒤처지는 부분이 있음을 눈치채게 됩니다.
그러면 이렇게 채워지지 않는 욕구를 어디서 채울까요? 바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집에서요.
그래서 엄마보다 빨리 가고 버스 하차벨도 본인이 빨리 누르려고 하고 1등으로 밥도 먹으려고 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집에서 이런 욕구를 꺾거나 자제시키실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격려해 주시고 맞춰주세요.
물론 예의범절에 어긋나거나 위험한 일은 자제하시는 것이 맞겠지요.
집에서만큼은, 엄마아빠와 있는 일상에서만큼은 본인이 충분히 1등을 하고 그 기쁨을 만끽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집단생활에서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놀랍게도 양보하고 물러서는 행동도 보이게 되지요.
지금 어떻게든 1등 하고 싶어 하는 아이의 모습을 귀엽게 바라봐주시고 성장의 과정으로 받아들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