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염려증이 정말 염려로만 끝나는 게 맞아요?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

by 꿈꾸는왕해

나는 참, 불안이 많은 사람인가 보다.

갖가지 불안을 품고 사는 중인데, 그중 하나가 건강염려증이다.유독 내가 초조해질 때가 있는데 건강에 대한 평정심을 잃었을 때다.

'내가 왜 이렇게 건강에 예민하냐고?

나는 26살 이른 나이에 암 진단을 받았다.'


십여 년이 지난 지금, 완치도 되고 아주 건강하지만,

가끔씩 찾아오는 질병과 증상엔 자유롭지 못하다.

검진을 앞두곤 무척 예민해지고, 아픈 증상이 오래가도 많이 걱정이 된다.


염려가 심해지는 시기가 있는데, 요 며칠이 아주 죽을 맛이다. 바로 고질적인 몇몇군데 문제가 생겼을 때다.

저번 달에 눈물샘 수술을 받고 그 뒤로 악취 같은 냄새가코 안에서 난다.

수술을 했으니 그럴거러며 날 괜찮을거라고 나를 타이르며 기다려도 계속 냄새가 나서 이비인후과를 갔다.

녹는 솜과 피딱지가 고여 있어서 그렇다고 열심히 빼주셨다. 그런데, 그 뒤로도 계속 냄새가 나는 거다.


여기서부터 나의 지독한 염려가 시작된다.

나는 과거에 축농증 수술을 5번을 했다.

비염으로 시작된 축농증이 물혹이 되어, 축농증 수술을 해야만 했다. 말이 5번이지, 10년에 걸쳐 5번이니까... 재발이 잦아 증상이 느껴질 때마다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수술을 하고 또 그 냄새가 나니까 발작 버튼이 눌렸다.


먼저 수술한 대학병원에 전화로 문의를 해놨다.

"이런 상황인데 자연스러운 거 맞나요? 병원을 어딜 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비인후과에선 처치를 했는데도 냄새가 나서 내가 뭘 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씀을 드렸다.

하루가 지난 오늘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녹는 솜이 2주면 없어지는데 딱 20일째라고, 서서히 없어지고 코 세척 잘하면 괜찮아질 거라고 한다.


간호사분이 수술 후에 냄새 관련 얘기는 처음 들어보셨다고 말씀하셔서, 내가 설명했다

과거에 "코 축농증 수술을 4~5번 했던 경험이 있어서 관련 증상에 예민하다"라고 설명드리니 그제야 날 이해하시며 말하셨다.

"그럼 너무 걱정되실 것 같아요. 곧 괜찮아질 거예요. 차분히 기다려 보세요."


모두에게 나의 이런 서사를 말할 수도 없고,

그냥 예민한 사람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더 악화될까봐 무서운 게 사실인데? 어쩌냐.'

이 과정을 혼자 잘 감당하면서 '괜찮다, 좀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할 수도 있는데, 불안하면 그게 잘 안된다


나의 경우는 고민보다 돈과 시간을 써서병원 가서 의사선생님께 증상에 대한 확인을 받는 게 훨씬 감정을 덜 써서 편안해지더라.

나보다 전문가니까 내가 추측하고, 걱정하는 것에대해 명확한 설명과 판단을 해주신다.


어제 이비인후과를 다시 방문해서 나아지지않은 상황을말씀드리고 확인을 위해 코 CT를 찍어봤다.

결과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시면서 그래도 냄새가 느껴지니 항생제를 써보자고 해서 받아왔다.

지금은 '항생제가 힘을 내길 바라면서' 약을 먹고 있는데, 아직도 냄새는 느껴진다.


이러한 건강염려증이 지금은 좀 괜찮아진 거라면 믿을 수 있을까?

전에는 네이버에 증상을 찾아보고, 병원도 찾아보고, 지식인에 묻고, 카페도 가입해 보고 난리였다.

밤새 이런저런 것들을 찾아보다가 걱정되어 새벽에 뜬눈으로 잠을 설치고 그랬다.


그 행동이 고쳐진 이유는, 언제나 검색의 끝은 암이나 큰 병으로 죽는 거라서 '아, 난 죽음이 무섭구나.'

'나는 내가 죽을까 봐 무서운 거구나.' 하고, 그 감정을 인식하고 인정했다. 죽음에 좀 담대해졌다.

지금 자잘한 증상엔 무서워하면서, 죽음에 담대하다는 건 좀 웃기기도 하다.

나는 모순이 많고, 걱정도 많은 사람이다.

이 뒤로는 증상이 느껴지면 며칠의 말미를 주고 지켜본 뒤에 병원에 간다.


병원을 가서 체크하면 좋은 점은 피드백도 빠르고, 그때그때 늦지 않게 관리가 되는 느낌이지만,

단점은 의료진이 나를 예민하게 보겠다는 걱정이다.

그런데 그 단점도, 한 질환으로 병원을 오래 다니다 보니의사 선생님께서 나를 좀 이해해 주신다.

이미 나의 축농증을 몇 번이나 수술해 준 선생님이시기 때문에,

뭐 때문에 온 것인지 단번에 아셨다.

"지금 걱정되어 증상을 체크하러 오신 것 같네요.

항생제도 너무 센 약 아니니까, 지켜보고 3일 뒤에 오세요."




나의 건강염려증 연대기를 써보니까, 좀 슬프다.

죽음에 대해서도 담대해진 것처럼, 이 글을 쓰면서 나도 나를 지켜보며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수 있을까?


건강에 대한 염려가 단지 증상에 그치지 않고

'내 마음까지 관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건강에 대한 염려는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 그 감정을 다스려보는 선택은 해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나에게 말한다.

'건강염려증이 좀 있어도 괜찮아, 그 생각 때문에 너무 힘들지 않도록 , 할 수 있는 노력을 해보자! '


사실, 진짜 속마음은 안 아프고 싶다.

수술 그까이꺼….하면 하지뭐..라고 생각은 하지만

같은 수술 6번은 너무 마음이 힘들다


관리를 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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