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에 끼지 않아도 괜찮아.
꽃 수업을 몇 년째 다니고 있다.
오래 다니다 보니 여럿이 함께 다니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보인다.
나는 처음부터 꽤 잘하는 편이었고, 금방 초급에서 중급으로 올라갔다.
이 반이 익숙해질 때쯤에 이동해서 초급반 무리에는 끼지 못했고, 중급반은 이미 1년 이상 다닌 사람들이 많아 서로서로 잘 알고 있었다.
처음엔 약간 외롭기도 했다.
나도 같이 다니는 무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그런 마음이 들수록, 오히려 내 본모습이 잘 안 나왔다.오버해서 웃고, 상대를 너무 배려하다 보니 나조차도 어색했다.
‘친해지고 싶다’는 마음에겉도는 순간이 딱 느껴졌고,
그래서 그 마음을 더 키우지 않기로 했다.
나는 나를 잘 안다.
남을 대할 때 내가 나로 온전히 보이는 상황인지 아닌지,잘 파악한다.
그리고 내가 아쉽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나이 들어 새롭게 맺는 관계는 생각보다 깊어지기 어렵고, 대부분은 대외적인 친밀감에 머무르곤 했다.
나는 천천히, 서서히 스며들듯이 친해지는 관계를 좋아한다."우리 언제 이렇게 친해졌지?" 싶은 그런 관계 말이다.
그런데, 마흔이 되고 나니, 사람들과 깊이 가까워지는 일이 예전만큼 쉽지 않다는 걸 느낀다.
나는 있는 그대로 내 속을 그대로 보여주는 편이라
애매하게 친한 관계를 유지하는 게 제일 어렵다.
그렇게 나는 못하는 걸 잘해보려 노력도 해보고,
가끔은 아예 포기해보기도 하면서, 관계에 대해 배워간다. 전에는 내가 왜 이렇게 미숙할까,
관계가 부담스럽고 때 때로 나를 의심하기도 했다.
그런데, 애초에 난 혼자여도 편안한 사람이라
굳이 무리에 들어가지 않아도 온전하다는 걸 알았다.
알고 나니, 한결 홀가분해지고 편안하다.
어딘가에 껴서 ‘함께’라는 안정감을 얻고 싶고,
버림받고 싶지 않은 마음도, 나는 충분히 공감한다.
그 마음을 우선에 두고 관계를 맺다 보면,
정작 나 자신은 점점 흐려진다.
지금의 나는 무리에 속하지 않아도 된다.
누군가 나에게 다가왔다가 떠나가도 괜찮다.
오래 함께 했다가 멀어지고, 또 새로운 인연을 만들고,
같은 목적지로 향하다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멀어지기도 하는 게 인생 같다.
결국 인생엔 영원한 것도 없고,
또 영원히 외롭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괜찮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