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건 소중하게
좋아하는 지갑이 있다, 델보 반지갑.
《부자들은 왜 장지갑을 쓸까》라는 책에서, 저자는 ‘지갑 가격 = 연봉의 200분의 1’ 법칙을 제시한다.
돈에 대한 태도를 바꾸고, 물건을 소중히 다루다 보면 자연스럽게 돈 관리도 성숙해진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고 난 일부러 비싼 지갑을 구매했다.
한동안 맥시멀라이프의 삶을 살았고, 자잘한 소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집에 물건이 많다.
대체 가능한 후보가 많으니 물건에 애착을 갖는 일이 드문데, 이 지갑만큼은 꽤 잘 사용했다.
손에 들어올 만큼 작은데 현금 보유가 가능해서 휴대하기 너무 좋았다.
그런데... 어제 그 소중한 지갑이 찢어졌다.
아이가 받은 용돈을 넣는다고 내 지갑을 열다가 현금 넣는 입구를 착각해서 무리하게 당기다가
손톱만큼 지갑이 찢어졌다.
아이한테 지갑을 맡긴 적이 처음이고, 당연히 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은 미숙한 게 맞더라.
엄마가 아끼는 건데 정말 미안하다고 해서 뭐라 할 수는 없고 속상했다.
명품 수선 맡기는 곳에 연락해 보니 35만 원을 달라고 하더라.
가격을 듣고 더 속상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한 건, 내가 며칠 전에 새 지갑을 주문해 놓았다는 사실이다.
좋아하는 보테가 베네타 매장을 갔다가 신상 지갑이 눈에 들어와서 주문을 했다.
그 며칠 사이에 이런 일이 일어난 거다.
아이가 엄마가 새 지갑을 주문해 놓은 것을 어떻게 알고 이런 이벤트를 벌이나 참 놀라운 일이다.
이 지갑 사건에 대한 교훈은 소중할수록 더 잘 관리하자는 것!
아직까지 아이한테 지갑에 뭘 넣어봐라 한 적이 없었는데, 어제가 처음이었다.
당연히 현금 넣는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라 미숙할 수 있다는 걸 이번에 또 한 번 알아간다.
속상하지만, 물건은 소모품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헤지기도 하고, 내 관심도 옮겨간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새로운 걸로 대체가 된다는 걸 받아들인다.
새로운 지갑 사면, 더 잘 써야지 생각을 하다가도
애착이 있던 지갑을 못 쓰는 것이 이내 속상해진다.
내 찢어진 반지갑은 이제 쓸모가 없어진 걸까?
아니다. 내 추억이 남아있다.
그리고 고쳐서 써볼 생각이다.
완전히 가죽 교체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보강만 해서 계속 애정을 줘야겠다.
소중함은 함께한 시간만큼 스며드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잃기 전엔 모를 때가 많다.
나는 이번 애착 지갑을 통해서
사람도, 물건도. 내 곁에 있을 때 더 잘 아끼고, 잘 대해줘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