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동은WhtDrgon Apr 27. 2023

세계관과 Universal Scene Contents

김동은WhtDrgon 230427

USC:Universal Scene Contents는 제가 주의환기를 위해 만든 단어입니다. 

줄여서 'Uni-Con'이라 불러도 될 것같습니다만 사실 별로 중요한 말은 아닙니다.


사연은 오늘의 제 페이스북 포스팅 " 글, 그림, 음악, 영상, 객체, 인터렉티브, 공간, 조작, 데이터를 동시에 다루는 콘텐츠에 대한 적절한 이름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 물론 이걸 다 적용한 것이 바로 떠오르는게 있는데 그게 '게임'. 하지만 게임은 게임이고.  게임을 목적하지 않는 믹스 미디어 콘텐츠를 부를 이름. "... 


즉, 게임같은 구성을 가진 창작물이 일상화되면 비게임적으로 접근할 이름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미였습니다. 게임은 세상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 구상의 과정에서 이런 3D의 모든 구성을 스크립트화해서 통용하는 USD:Universal Scene Description 이 있고, 메타버스 혹은 또 하나의 세계. 즉 유니버스한 = 유니버셜이란 단어와 씬이라는 것의 단어가 수사적으로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제목에 USC의 시대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단어는 우리가 게임이 독점했던 글과 그림과 음악과 영상과 객체, 인터렉티브, 공간, 조작, 데이터를 모두 포함하는 창작물을 만드는 시대. 즉 1-2년전부터 꿈꾸던 메타버스의 시대의 창작물의 실물을 의미합니다. 글, 기획, 시스템, 프로그래밍, DB, 아트로 분리한 작업 공정이 아니라 '통합된 콘텐츠 결과물'. 디지털 대본 말이죠. 


예술은 이제 게임 엔진으로 만들어질 것입니다. 


그 저작물 제작가 가장 다가가있는 게임엔진은 이제 생성형 AI와 결합하여 스스로를 멀티미디어 엔진 혹은 또다른 이름으로 부르겠죠. 인터넷 브라우저가 멀티미디어 브라우저가 되듯. 하지만 하이퍼텍스트용으로 만들어진 브라우저는 한계에 부딪치고 있고, 이제 3D비주얼 브라우저가 필요해진 상태입니다. 


태싯그룹의 LOSS_2022 작품처럼요.   게임이 독점하고 있던 그 찬란한 기능들이 예술가들과 창작자들의 손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엔진회사들도 그것을 준비하고 있는듯 보입니다. 

 '무엇을'과 '어떻게'는 계속 번갈아가며 '가장 중요한 자리'에 놓입니다만, 생성형 AI는 글과 그림, 영상, 3D모델링간의 전환 작업 비용을 한없이 낮추어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릴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구성할 것인가 차례가 오고 있습니다. (물론 그 다음은 다시 '어떻게'의 차례겠지만요.) 


본래 예술 글, 그림, 음악, 조각, 무용이 모두 하나입니다. 단지 그 현실의 표현을 위해 돌이나 모래, 물감, 활자를 저마다 사용한 것 뿐이죠.  그리고 디지털은 신발과 헤어와 벽이 모두 같은 디지털,  글과 그림과 음악이 모두 같은 '파일'입니다. 동일한 질료로서 상호 호환성을 내제하고 있고, 이제 생성형 AI, LLM은 인간의 자연어가 담은 감성을 키워드화하여 공예적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인간의 예술, 창작물을 통합해가고 있습니다. 


키워드 중심의 세계관을 만들어오던 저에게는 무척 고무적인 현실이자 미래이죠. 


글자가 그림이 되고, 영상이 되고, 인물이 되고, 대화하고, 반응하는 말 그대로 '유니버셜 씬'에 접근하고 있죠. 아직 그 모양이 놀랍기도 하고 막상 엉성하기도 하지만 통합의 지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기획자들과 예술가들, 창작자들이 동일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창작자는 원조, 원본의 보유자입니다. 즉, 창작은 곧 원형을 보유하는 것입니다. 


게임과 마찬가지로 메타버스 또는 인터렉티브 콘텐츠 기획에서 기획자가 해야 할 그 첫번째는 원형의 구성입니다. 그래야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세계의 원작자가 될 수 있습니다. 

바람과 향기. 빛의 느낌. 기분. 공기의 질감. 공간에서 느껴야 할 것들.  

이 공간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며, 어떤 기분을 가져야하고, 그것을 위해 일치단결한 미장센들의 통일. 일관된 메시지를 가지는 비언어적 의사소통. 

텍스트, 2D, 3D, 음향, 규칙, 시스템. 파라메터 설계 그 모든 것에 우선해야 하는 것은 이 '미디어'형식을 통해 체감자가 상상할 이미지를 구체화해서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메타버스 공간설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메타버스 구현이 바보 취급받는 이유는 단순히 그래픽이 기대하던 최신형이 아니어서 문제가 아니라 그 구성에 있어서 일관성과 핍진성, 통일감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 다른 식의 접근에서는 AD, 혹은 디렉터의 부재로 인한 컨셉의 상실인데, 그보다 가장 먼저 해야하는 필수요소는 '현실적인 구상' 그 자체입니다. 

소설가는 원고지나 빈공간에 활자를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활자 세계의 법칙과 테크닉이고, 그 이전에 활자가 묘사하려는 '진짜 원형'의 구상을 해야 합니다. 시스템의 구성요소를 가지고 구현에 급급하면 게임 혹은 그와 유사한 콘텐츠가 가져야하는 '몰입을 통한 캐릭터화'가 일어날 리가 없습니다. 

마치 소설의 원작자가 영화의 스케치를 보면서 '나의 세계는 이렇지 않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처럼 그 공간을 생생히 봐야하는 단계가 있습니다. 이 단계를 보유하지 않은 기획자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입니다. 

과거의 게임은 그 표현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게임 구성요소들이 기호화되기 때문에 그 기호들의 본래의 의미를 게임 타이블 박스 아트를 통해서 전달해왔는데, 그래픽의 발달과 장르의 발달이 오히려 이 단계를 간과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구현에 급급한 콘텐츠는 작동할지언정 세계를 담을 수 없습니다. 그 너머의 상상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 장소를 가본 것처럼 느낄 때까지 계속해서 구석구석을 살피며 상상하는 과정. 제가 부르는 이름으로는 <호숫가의 집>을 살펴보는 긴 묵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작품을 NFT나 디지털 콘텐츠로 어떻게 구성하느냐, 제품을 세계관으로 어떻게 만드느냐.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 같습니다. 제품의 모든 구석에는 의미를 담으려는 시도가 '디자인'으로서 존재하고, 그 의미에 기반한 세계는 같은 느낌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에서 느끼는 진정성은 진짜로 있는 것을 옮겨야 가질 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걸 가진 사람이 콘텐츠의 진정한 살아있는 원본이자 주인이 되는 것이죠.


세상은 게임이 됩니다. 우리 게임 기획자들은 세상을 위해서 할 일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메타버스는 버블 시대의 마케팅 용어였을 뿐이고, 그 시대는 빠르게 저물었고, AI의 시대를 말하지만 AI 역시 급격하게 치솟는 대중의 관심과 별개로 긴 세월을 연구와 노력으로 이루어져왔고, 곧 평범의 영역에 들어와 관심이 시들더라도 계속 가던 길을 갈 것이고 메타버스가 바라보던 세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 이전에 인류의 철학 자체가 플라톤 시절부터 육체라는 감옥으로 벗어나 더 자유로운 세계를 갈망해왔습니다. 


그리고 생성형 AI가 메타버스의 구현을 막던 창작의 비용을 극도로 낮춰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새로운 시대의 기점에서 세계관을 만드는 세계관 제작자라는 직업을 창직하고 있고요. 


미래는 여전히 두근두근합니다. 


김동은WhtDrgon. 

메타버스제작사 대표. 게임기획자. 세계관제작자. 


* 표지그림 출처 : https://www.cgw.com/Publications/CGW/2020/Edition-2-2020/Universal-Scene-Description.aspx 

작가의 이전글 하얀용 세계관AMA 제작 강의 요약본 5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