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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WhtDrgon Oct 18. 2020

<세계관 - 키워드 확장 작업 예시>

20년 10월 17일 

개요

나는 소설, 만화, 애니, 영상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 노래, 완구 등의 모든 산업이 서로를 향해 확장, 융합되고 있고 그 핵심인 지적재산권 IP가  '세계관'이라는 단어로 표현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세계관의 구성요소가 바로 '키워드'이며 이를 잘 관리해야 확장이 제대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저 작가/기획자가 원작 만화를 보고 그냥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을 만들면  콜라보 수준을 벗어날 수 없다.

 시중에 차고넘치는 게임-소설, 가수-게임, 게임-영화 등이 그런 어설픈 결합의 결과물이다. 


 무협이나 SF라는 장르명도 키워드이다. 한때는 이런 방식으로도 충분히 식별됐지만 이제 서브컬처의 시대에 더 세부적 분류가 필요해진다. 게임도 그런 키워드/태그들을 가지고 있다. 

https://store.steampowered.com/app/289650/Assassins_Creed_Unity/


키워드는 기계가 아닌 창작자인 인간이 관리할 수 있는 고객의 콘텐츠 식별 최소 단위이다.

실무에서 만일 세계관 확장의 대상이 된 원작 IP가 달랑 1권의 책이라면 이제 어떤 작업을 거쳐야 할까?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숙영낭자전을 예시로 들었다.

http://www.davincimap.co.kr/davBase/Source/davSource.jsp?Job=Body&SourID=SOUR001702  

====


이조 세종대왕 때, 경상도 땅에 한 선비가 살고 있었으니 성은 백(白)이요 이름은 상군(尙君)이라 하였다. 부인 정 씨(鄭氏)와 이십 년을 함께 살아왔으나 슬하에 자식이 없어서 걱정하고, 늘 천지신명께 아들 하나 점지해 주시기를 지성으로 축원하였다. 그 간곡한 정성으로 아들 하나를 점지받았는데, 점점 자라는 동안에 용모가 수려하고 성품이 온유하며 문재(文才)가 넘쳐흘렀다. 숙영낭자전  http://gogong.com/xe/pds_text/147735 


자 여기 원작 IP가 있고, 여기서 세계관 전개에서 관리 대상이 될 키워드를 빼기 시작한다. 여기서는 아래의 단어를 뺄 수 있다. 


이조

세종대왕

경상도

선비

백상군

부인정씨

천지신명

점지

문재

기타 - 용모 수려, 성품 온유, 문재 넘침. 

이조, 세종대왕, 경상도는 시공간 배경을 규정한다. 


키워드는 검색과 확장을 위한 도구이다. 조선시대를 위키나 나무 위키에서 검색해볼 수 있다. 동시에 조선시대에서 확장되는 연관검색어도 현재의 관심사로서 ‘메타 데이터’가 된다.


조선시대 - 왕, 계급, 년도, 여성, 양반, 배, 기생, 신분제도, 왕 계보, 관직. 


여기서 ‘배’를 클릭해보면 ‘한선’이라는 배가 나온다. 

(사진을 나중에 추가했는데, 그 사이에 '배'가 사라졌다.)


구글에서 첫 번째로 보이는 것은 나무 위키라서 그곳을 기록해놓을 수 있다.

https://namu.wiki/w/%ED%95%9C%EC%84%A0 


더 필요하다면 ‘조선시대 한선’으로 추가검색을 해보자. 확장 검색어는 없지만 조선시대의 배, 우리나라 전통 한선韓船의 구조와 조선기술의 발달 등의 자료를 체크해놓을 수 있다.


조선시대 - 배 - 한선.  

여기서 이 IP가 확장되고 어딘가 강을 건널 일이 있다면 사용될 수 있는 키워드의 등장이다. 또한 작가들은 벌써 어떤 이야기의 한 타래가 떠올랐을 것이다.


세종대왕, 경상도도 마찬가지의 경로를 거칠 수 있지만, 함께 검색해볼 수도 있다.


“조선시대 세종대왕 경상도“


그러면 대마도는 우리 땅, 측우기, 인구분포표, 경상도지사가 산학(수학) 책 100권을 바친 이야기. 그리고 경상도 땅에 있었던 지진이 나온다. 


조선시대-세종-경상도-지진-경상도 지진은 10월부터 3월 사이 추울 때. 날짜는 오후 시간-1606년 11월 9일, 1612년 1월 26일, 1612년 4월 9일 

https://news.joins.com/article/22192459 )

이제 저 날짜에 뭔 일이 있었는지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어 근데 1606년은 세종 때가 아니네. 좀 더 추가 검색이 필요하겠다. 세종은 1418-1450년이다. 


세종 18년인 1436년 2월 8일 전라도 해진(海珍)과 강진현에 규모 4의 지진이 발생했다. 해진은 현재 해남과 진도를 합친 고을 명이다. https://m.hankookilbo.com/News/Read/202005051121043765

여긴 전라도인데 더 검색해보면  경상도에 지진이 많았다고 나오는데 “이 가운데 30.6%인 114건이 경상도에서 발생했다. 충청도(65건), 전라도(40건)보다 2~3배 많은 수치다.”

“경상도의 잦은 지진이 최근에 두드러진 현상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왕조실록에는 경상도에서 발생한 지진이 350건 이상 적혀 있다. 전라도나 충청도, 평안도, 강원도 등 다른 지역의 지진 관련 내용보다 100건 이상 웃도는 수치다.”news.kbs.co.kr/mobile/news/view.do?ncd=3307457


그냥 조선왕조실록 세종 12년(1430년) 4월을 검색하면 17일에 “경상도와 전라도 일대에서 지진이 발생하다”가 기록되어 있다.  

sillok.history.go.kr/


sillok.history.go.kr/id/kda_11204017_006


지진이 주제는 아니지만 이조-세종-경상도-지진-세종 12년 4월 17일을 연결한 후에 당시 기록에서. 


병조판서 이수, 알타리 올합량에게 달달(타타르)의 좋은 말 구매, 병조 진언할 말. 경연. 오부학당. 살곶이 목장 등의 사회 주변 연결점을 찾아 놓을 수 있다.  알타리, 올합량은 태조 때도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사람처럼 부르지만 사람이 아니라 부족 이름인데 이것도 검색하면 또 사연이 많다. 


dh.aks.ac.kr/sillokwiki/index.php/올량합(兀良哈) 

https://ko.wikipedia.org/wiki/%EC%9A%B0%EB%9F%89%EC%B9%B4%EC%9D%B4#/media/%ED%8C%8C%EC%9D%BC:Tuvans.jpg

몽골의 우량하이(우량카이) 부족이 세계관 구석에 등장하게 됐다. 이 말은 이제 몽골을 갈 수도 있게 됐다는 뜻.  


이제 우리는 원작 ip 세계의 오늘의 뉴스나 거리의 소문 등을 설정할 수 있게 된다. 주인공이 들리는 술집의 손님이나 주인의 사연을 필요한 만큼 만들어낼 수 있고 원하면 주인공이 타게 될 말을 몇 페이지고 묘사할 수 있다. 그림 삽화도 찾아서 추가할 수 있을 것. 


이 넓은 망망대해에 날짜가 생겼다. 그리고 더 많은 연결점. 


나는 이걸 지푸라기라고 부르는데 지진이 등장한다면 저 날짜일 것. 모든 게 자유롭고 강제성은 없지만 곳곳에 지푸라기 같은 지지기반이 있어야 한다.  숙영낭자전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파생 작품을 돕는 자료들의 생성. (세계관 키워드 작업은 스토리를 쓰는 작업이 아니다.) 


그다음은 선비 


선비의 사전적 의미도 있지만 여기서 왜 이 사람을 ‘선비’로 소개했는지 생각해보고 파악을 하면 될 것 같다. 여기서는 학문가의 의미로 쓰였는데, 우리가 세계관을 설계하고 키워드를 분석하는 이유는 장차 이 것들이 작가들, 소설,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소장 상품 등 모든 분야에 쓰이는 자료로서 전달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관의 차별성과 특징은 스토리는 아니지만 스토리를 구성하는 문장처럼 단어들의 연결구조에서 나온다. 


선비는 게임적으로 직업이 될 수도 있고, 가문의 특징일 수도 있고, 사회계급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알다시피 ‘조선- 선비’는 특히 한국에서는 범위가 엄청나게 넓기 때문에  계속 단어를 붙여서 검색해가며 좀 더 뚜렷한 관련 키워드를 찾을 수 있다.


조선-선비 


조선-세종-선비


조선-세종-경상도-선비 


특히 조선-세종-선비는 온통 지진 이야기인데, 그건 조선 세종 때 선비들의 민간 일기에서 확인한 연구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국학진흥원 기획조정실장인 오용원(52) 박사님이 한국국학진흥원 수장고에 소장 중인 1500년부터 1800년대 조선 시대 경상도에 살던 선비들의 일기 1500여 건을 연구했다고. https://news.joins.com/article/22192459 


지진은 앞에서 충분히 했으니 한국국학진흥원 수장고에 자료가 잔뜩 있구나 정도만 보고 여기서


‘일기장’을 키워드로 삼아둘 수 있다.


조선 - 선비 - 일기장. 


꽤 중요한 아이템이 될 것. 세계관 설계에 따라서는 모든 선비들이 반드시 가지고 있는 물건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세계관 확장은 항상 다른 예를 찾아야 한다. 일기장이 나왔으면 세상에 1권만 있는 것이 아니니까 마치 ‘일기장 표’를 만들듯 하는데 구글을 찾아볼 수 있다. https://www.google.com/search?q=조선+선비+일기장&rlz=1CDGOYI_enKR893KR893&oq=조선+선비+일기장&aqs=chrome..69i57.2811386j0j4&hl=en-US&sourceid=chrome-mobile&ie=UTF-8


첫 기사가 리얼돌이다. 음....  확장할 수 있는 장르 범위가 더 넓어졌다.  용머리 아기랑 역병 이야기도 나온다. 일기장의 파생력이 몽골 부족보다 더 좋을 것 같다. 


백상군, 부인 정씨는 캐릭터이다. 장차 ‘정보시트’에서 ‘캐릭터시트’를 차지하게 되어 신념이나 행동양식을 규정하게 된다. 게임이나 만화로 비주얼 화도 이루어질 것이고. 

https://www.pinterest.co.kr/pin/838373286864252868/


천지신명은 종교, 신앙의 부분이다. 천지신명은 흔하게 등장하는 표현이지만 캐릭터나 조직으로 구체화할 수 있다. 본래 역사의 관용적 표현은 잊어버리고 마치 고대의 발굴가 마냥 문자들을 문자 그대로 해석해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천지신명’ 은 점지라는 것을 해줄 수 있다. 출산율과 성비를 조정할 수 있다. 


문재는 문학적 재능인데, 이런 표현이 익숙하지 않다면 ‘전문용어’ 취급을 해줄 수 있다. 사극에서도 기망, 내밀이라거나 간첩을- 간자, 세작이라고 표현하거나 드라마로 유명해진 추노나 다모를 의도적으로 등장시킨다. 


특히 봐야 하는 것은 ‘용모 수려, 성품 온유, 문재 넘침’이 선비가의 아들을 칭송하는 데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이건 의례적 표현이자 선비의 자제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간주하고 분류해놓을 수 있다. 


네이버 사전 등에서 문재를 찾아보며 검색해서 비슷한 칭송을 받은 이들을 찾아보자. 


“경은 본래 문재로서 무사를 익히지 않았는데도 밤중 장전(帳殿)에서 강개 하게 가기를 청하였으니…. → 문재 2 표준국어대사전, <<번역 영조실록>>”


무사가 등장한다. 문재 <->무사를 익히지 않음.   


그럼 무사는 아마 무술 등에 관련된 일일 텐데, 그럼 문사도 있나? 있다.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View.do 


키워드 분류는 이런 식으로 


원작 IP 주변, 인접해있는 리터러시의 요소들을 찾아가며 단일 문으로 구성된 원작의 확장 가능한 접점을 늘려놓는 과정이다. 


예문이 조선시대에서 우리에게 익숙해서 다행이지만, 원작이 용을 죽이고 여자를 구출한 성 게오르기우스라거나 대중적이지 않은 작품 외에도, 팬덤들의 영역인 장르라는 것이 본래 대중적이 아니다.  조폭, 판타지나 추리, SF, 뱀파이어, 좀비. 그리고 아이돌 등도 ‘약간 더 유명’해졌을 뿐이지 TV 로맨스 드라마만큼 대중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반 영역에 닿을 연결 키워드까지 확장시켜놔야 한다.


만일 가수 팬덤-> 드라마. 혹은 게임-> 가수라면 상대 영역에 도달하는 키워드 연결 경로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낯설거나 유치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어필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기껏 메시지와 핵심 키워드를 멋들어지게 뽑아놓고는 그걸 실제 콘텐츠의 구성요소와 연결시키지 않는 것은 꿰지 않은 구슬이고 그 문장이 그저 뽐내기용이라는 뜻이다. 바보 같다. 이런 낭비가 있나.  

 영화감독의 프로와 아마의 차이는 화면을 구성하는 미장센들의 사물 가령 욕조의 샴푸통조차 인과와 상관의 연결로 누벼져 있는가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이 충분히 깊었다면 의미를 넣을 자리가 모자라 모든 공간이 소중할 것이다.
(이 역시 조만간 AI가 해줄 것이다. (작품 안의 키워드 연결) -- (욕조-사물)의 교집합의 경로로 어떤 의미를 강조하려면 뭘 놔야하는지 리스트가 나올 것이고 창작자는 ‘의도’로서 선택하게 될 것이고. )


이후의 단어들도 이런 경로를 거치는데, 숙영낭자 본문에 딱 한번 배경 묘사에 등장하는 ‘버들 가치’등의 모든 단어들을 될 수 있으면 놓치지 말아야 한다. 대체로 원작 IP가 달랑 이것 하나인 경우가 많아서 마치 종교의 경전처럼 그 단어들을 다 잡아다가 키워드 연결을 통해 다른 작품에도 등장시켜 놔야 한다. 원작에서 버드나무라도 옮겨 심어놔야 원작의 느낌을 같은 세계관으로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래야 파생의 근본이 원작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분은 없지만 그분의 손길을 느끼면 성물이 되는 것 아니겠나? 

-

이런 작업이 요즘 유행하는 AI나 머신러닝이나 워드 크라우드 뭐 그런 거로 자동 분류 안되나?라는 궁금증이 들 수 있는데, 맞다. 좋은 도구가 될 것이다. AI가 글도 쓰는 세상이니까.

나도 그런 낌새를 느끼고 지금 빅데이터 분석기사, 데이터 분석 준전문가 수업을 듣고 있다. 


숙영낭자전도 본문 전체를 데이터-형태소 분석-개체 명인식-LDA토픽-동시 출현 분석-네트워크 다이어그램으로 가벼운 프로세스를 거치면 그럴듯한 그림이 나온다. (선군은 주인공 이름이다.)

코알라 한국어 데이터 분석. https://www.koala4text.com/ 
https://www.koala4text.com/

연관검색어 하면 떠오를 수많은 자동화의 방법이 떠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수동으로 하는 이유는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시간과, 그 시간에서 떠오르는 상념들이 창작의 영역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역시 조만간 AI가 해줄지도 모르겠지만 아직은 작가가 창작을 해야 한다고 믿고 있고, 좋은 툴이 잘 정리해주려면 좋은 전처리가 있어야 한다. 


목표로 하는 것은  IP본문 -> 세계관 기획자의 전처리 + 추가 자료 -> 분석 -> 연결도의 생성이다. 

생성된 연결은 연결점 자체로만 존재하고 많은 리스트로서 자료로 존재하다가 작가에 의해 간택된다. 

이 과정에서 '고객 반응'이 있는 것을 찾기 위해 '떡밥 프로세스'가 가동된다. 


--

이다음은 <인물, 사건, 사물, 장소>로 대표되는 키워드의 분류이다.


201017


김동은WhtDrgon.  


#게임기획자하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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