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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올 May 20. 2018

페이드 아웃

 이제는 아무리 사랑해도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는 일이 되고 말았다. 닳고 닳아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하는 사랑한다는 속삭임처럼, 늘 곁에 있는 공기의 소중함을 이제서야 이해하게 될지도 모른다 나는.
 빛나던 때를 기억한다. 눈빛을 나누어가졌다는 이유 하나로 우리 아닌 다른 나머지를 전부 어둠으로 짓던.
 지금은 우리가 어둠이 되었다. 단 것을 내뱉던 그 입술이 수천 번 수만 번 쓰다듬었던 날들은 한 켠에 물러났다. 두려움에 떠는 채로.
 검게 물드는 반짝임을 흔들어보아도 소용없다. 빛은 돌아오지 않는다. 몸부림쳐서 돌아올 빛이면 잃지도 않았다.

 알고도 서러운 어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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