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잘하니까 이 정도는 더 할 수 있겠지?
대학을 나왔는데 할 줄 아는게 없다고
개나소나 졸업증명서 따려고 대학 가니까 진짜 인재가 없다고
내실이 없다고
졸업을 어렵게 만들자고 한다
졸업을 위해서라도 많이 공부하겠지
면학 분위기가 조성 되겠지 공부하는 대학이 되겠지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상에 맞는 학생을 배출해서 졸업 백수를 줄일 수 있겠지
선진국처럼 해서 학력을 보완하자
인재에 대한 집착! 그래서 몇몇 대학은 영어졸업 인증제를 들여왔다
그 중에서도 토익!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하기 위한 임시 자격증
명분은 비지니스 영어고 현실은 스킬 놀이
근데 없는 대학이나 학과에서도 학생들은 토익을 공부한다
전세금, 등록금을 위해 알바를 하고
토익을 하고 토스를 하고 자격증을 따고
대외활동을 하고 입사 전략을 짜고 자소설을 쓰고
어학연수를 다녀오고 폿폴용 블로그를 제작한다
취업하려면 대학 신분이어야 할 것만 같다
그래서 졸업기준을 채우지 않고 유예를 한다
어떤 대학은 그래도 매 학기 등록금을 내야 한다
내가 졸업하고 수능엔 한국사 영역이 생겼다
원래 한국사는 사탐 선택과목 중 하나였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한국사의 중요성을 널리 인정하더니
수능에 한국사가 생겼다
학생들은 국어 수학 영어 과학 2과목에 이어
한국사마저 암기해야 했다
역사는 암기할게 많았다 연도를 하나하나 물었다
고려시대 유물이 아닌 것을 고르시오
이 사진 속 유물은 어느 시대에 제작되었는가?
사건 순서를 올바르게 짝지은 것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그래서 학생들은 역사를 암기해야 했다
역사를 보고 반성하는 것보다
교훈을 찾는 것보다
역사에 특이한 관심이 있는 미래의 역사학자를 발견하는 것보다
암기하는게 더 중요했다
어른들은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부담을
학생들에게 덮어씌웠다
자기들은 꾸준히
한국사 인강을 듣지 않고
교양시민강의를 개설하지 않고
박물관을 가지 않고
역사 토론도 하지 않고서....
2019.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