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은 단편이고 인생은 단편집이야. 그리고 난 네 편이야.
시 짓기.
샤워를 하면서 이를 닦는다.
이를 닦는 건 이가 샤워하는 거지, 하면서
거품을 뱉고 직선의 샤워헤드 물줄기에
입을 가져다 댄다.
입만 벌려도 입 안으로 들어오는
수십 개의 직선을 모아서 입을 꾹 닫는다.
다음 열차를 이용해주세요, 하는 지하철 같다.
거품을 없애려고 바쁘게 우물우물 거품을 낸다.
그 애는 입만 벌리면 알아서 물고기가 제 입으로 들어오는 줄 아는 모양이야. 안 그러면 그런 파렴치한 짓을 했을려구.
(그러면서 접시에 있는 고기를 입에 넣고 쩝쩝 소리를 내며 뻐끔댔다)
다음 열차를 이용해주세요,
다음 열차를, 다음, 다음 어항을, 다음에, 다음도 있나요? 이번에 문이 닫히면 다시는 탈 수 없을 것 같아.
다음을 이용해주세요.
얘, 근데 말야, 너 헤엄은 칠 줄 아니?
나는 말야, 어떻게 보면 그것도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어. 어쨌든 헤엄칠 수 있는 애들이잖니, 그 안에 있는 애들은 말야.
(입 안에, 하면서 아가미처럼 입을 쩍 벌렸다)
아니, 난 수영엔 영 젬병이야.
거품을 뱉는다.
나는 더 이상 승객을 실을 수 없는 열차처럼
입을 꾹 다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