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로 브랜딩을 알아봅시다.
나 또한 이론적으로만 알고 있는 사실들이기 때문에 말을 하는 것이 상당히 부담되는 이야기이다. 이번엔 브랜딩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창업하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어디선가 들어본 브랜드의 핵심가치, 아이덴티티, 미션, 브랜딩, 슬로건 등등 멋진 말들을 들어봤을 것이다. 브랜딩은 뭘까? 왜 브랜딩을 하고 브랜드를 디자인하는 것일까? 그냥 남들 하는 것처럼 혁신, 도전, 좋아 보이는 것들을 가져다가 여기저기에 쓴다. 다 좋다. 좋은 뜻이다. 그러나 대부분 자신의 브랜드와 그 가치 표현을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이때까지 만나왔던 많은 기업들의 특징을 토대로 가상의 브랜드를 만들어 쉽게 풀어보겠다. 예를 들어 여행 계획 관련 어플을 만드는 스타트업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보통은 이렇게 발상을 시작할 것이다.
여행하면 뭐가 떠오를까? 비행기, 여권, 친구, 계획, 사진, 재미 등등 그중에 제일 꽂히는 하나를 고른다.
"음 우리는 여행 관련 어플이고 여행하면 비행기지"
"비행기 로고를 만들자"
"오 뭔가 나오는 거 같은데?"
"비행기는 늘 두근거립니다. 우리는 두근거리는 여행을 도와주는 계획을 만들겠습니다."
"오 개쩔어 브랜딩이 이런 거구나 비행기 로고니까 이름은 비행기와 계획을 합쳐서 airplanner"
"브랜딩 끝"
함축적으로 줄여 쓰긴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라 연결을 생각하고 쌓아가는 브랜딩인지 아닌지를
이게 보통 하는 브랜딩에 대한 고민과 결과물이다. 이건 브랜딩이 아니다.
자. 위에서 신나게 디스를 했다. 브랜딩은 왜 할까? 브랜딩은 무엇일까? 디스를 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브랜딩이 아니다.
브랜딩을 왜 하는가? 왜 브랜딩을 하는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연간 창업하는 스타트업의 수는 몇인지 알아야 한다. 2016년 기준 122만 6천4백4십3개의 새로운 회사가 쏟아져 나왔고, 90만 9천2백2개의 회사가 폐업했다. 브랜딩은 브랜드가 생존하는 방법의 한 가지다. 나의 회사에 회사만의 고유가치를 부여하고 그것을 남들과 다르게 표현하며 고객에게 좀 더 빠르게 각인되기 위해 하는 것이다.
브랜딩이란 무엇인가? 브랜딩을 하는 방법에는 다양한 프로세스와 방법이 존재한다. 내가 알고 있는 프로세스는 브랜드의 에센스, 아이덴티티, 확장아이덴티티, 네이밍, 슬로건 의 단계의 브랜딩 방법을 사용한다. 그리고 그 방법에 대해 애플이라는 브랜드를 예로 설명을 해보려 한다.
에센스_ 브랜드가 가지고 가는 고유가치이자 핵심가치이며 목표이다.
애플은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창조하려 애를 썼다. 맥북, 아이맥, 아이폰, 애플의 운영체제, 버튼 없는 스마트폰, 인공지능 등등 애플이 가지고 가는 핵심가치는 "혁신에 대한 신념"이다. 이 가치를 지켰기 때문에 많은 스타트업들이 애플을 찬양하고 잡스를 찬양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이렇듯 오너가, 회사가 추구해야 하는 방향에 대한 지속적으로 가지고 가야 하는 가치에 대한 이야기가 에센스이다.
다음 단계는 아이덴티티이다. 아이덴티티는 브랜드의 성격과 같다.
애플은 어떤 느낌인가? 이것은 소비자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지만 누가 말해도 다들 고개를 끄덕거리게 되는 공통점이 있을 것이다. 미니멀, Black & White, 이성적인 느낌, 지적인 느낌 등등 애플의 홈페이지, 패키지, 제품, 운영체제 등에서 느껴지는 느낌이다. 이렇듯 우리가 추구하는 에센스를 어떤 어조로, 혹은 어떤 느낌으로 인식을 심어줄 것인가에 대한 성격이 아이덴티티이다.
아이덴티티는 서비스 확장에 의해 혹은 시대의 트렌드에 따라 변할 수 있다. 애플의 로고도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변해왔다.
그다음은 확장아이덴티티이다. 우리 브랜드를 이미지로 표상한다면 어떤 사물이나, 동물, 혹은 그런 매개체를 이용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이것은 로고와 슬로건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단계이다. 애플은 혁신을 말한다. 항상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보는 것을, 새로운 도구를 제시하는 것을 기업의 가치로 여겼다. 그래서 뉴턴의 사과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누구나 알고 있던 사실인 "사과는 떨어진다"라는 자연현상을 뉴턴은 중력을 발견하는 현상으로 이해하고 바라봤다. 그래서 유명한 슬로건 "think different"가 나온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난 후 모든 디자인에서, 서비스의 방향에서, 에센스로 가지고 가는 핵심가치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항상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브랜딩이다. 소비자의 머릿속에 혁신하면 애플, 나이키 하면 도전, 벤츠하면 고급 등등 이 그것들에 대한 증명이다.
디스를 한 이유는 위에서 충분히 설명한 것 같지만 짚고 넘어가자면. 흔히 하는 실수들이나 꼬이는 이유를 나름 분석을 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한다. 좋아 보이는 것들을 이것 고르고 저것 고르고 하다 보니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지고 보여주고 싶은 게 많아져서 오히려 정말 보여주어야 하는 것들을 흐리게 만든다.
두 번째는 연결성의 부족이다.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하다 보니 브랜드의 에센스와 아이덴티티 그리고 확장 아이덴티티로의 연결을 지을 소구점을 찾지 못한다.
마지막은 유지의 문제이다. 충분한 고민이 아닌 그 순간 좋아 보이는 것들을 따라가다 보니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무엇인가가 트렌드에 따라 계속 바뀌어버린다. 그래서 브랜드의 핵심가치가 유지되지 않는다. 실제로 유니콘 반열에 올라간 기업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해야 하는, 하고자 하는, 바꾸고자 하는 것들이 확고하다.
우리도 나의 회사를 브랜딩함에 있어서 좀 더 깊은 고민과 고찰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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