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37일차
아빠가 오늘 집에 퇴근하고 보니 우리 딸이 정말 많이 컸더라. 매일 매일 이렇게 잘 자라주니 너무 고맙다. 칭얼대는 소리가 다양해지고 감정 표현에도 층위가 생겨난 것 같고 소리에 귀기울이며 시선을 움직이기도 한다.
우리 딸이 잘 자고 있는 동안 아빠도 예전 노래를 찾아들으며 감성에 빠져 있다. 이 봄날에 자우림의 감성이 참 잘 어울리는 거 같아. 청춘의 비애와 방황, 결핍의 추억들에 관해 폐부를 찌르듯이 불러내는 이 음악에 한때는 열광했지. 아빠가 듣는 음악을 우리 딸이 들으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촌스럽다고 여길지도 모르지. 우리가 트롯을 비스무리 생각했던 것처럼 말이야.
이제는 이런 가사가 옛일이 되기도 했다. 딸이 주는 행복에 이유도 모르는 외로움과 때때로 찾아오는 고독도 희미해졌는지 이런 음악도 기실 오래도록 빠져있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음악을 꾸준히 듣기가 보통 일이 아니란다. 모두가 스트리밍 해버리니까. 스트리밍이란 한곡한곡을 저장하지 않고 흘려보내듯 온라인 플레이하는 시스템이란다. 그 덕에 많은 걸 듣지만 기억해내지 못하지. 온몸을 흠뻑 담그질 못하지.
오늘 딸에게 ‘토마토’ 음악을 들려줬던 걸 생각하다 여기까지 왔네. 음악에 유독 반응하던 딸이 좋아할 음악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