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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니아부지 Jul 19. 2023

결혼식에서 상상한 딸의 결혼식

아빠 77일차



우리 딸, 아빠는 친구 결혼식 사회를 보고 왔어. 목소리가 조금 좋다는 이유로 사회를 몇 번 보긴 했는데 잘 봤다고 고맙다는 얘길 들으니 으쓱해지는 거 있지? 공교롭게도 아빠가 지금까지 사회를 본 지인들은 모두 딸을 낳았네. 아빠도 너무 예쁜 우리 찰떡이를 낳게 됐고!

다른 사람의 결혼식을 가면 눈물과 웃음의 향연이지. 감동도 있고 아쉬움도 있고 천가지 만가지 표정들을 만나게 된단다. 오늘도 성혼선언문을 읽는 신부가 눈물을 터뜨리고 축가를 하는 신부 동생도 목이 메여 부르지 못하는데 괜히 지켜보는 내가 찡해서 눈물이 핑 돌기도 하더라고.


우리 딸이 결혼을 할까? 벌써부터 가끔 상상을 해보곤 해. 어떤 친구와 사귀고 연애를 하고 때론 상처를 받고 주기도 하겠지. 그게 다 인생이지. 세상 전부였다가 아무 것도 아닌 일이 되기도 하지. 누가 뭐라든 엄마 아빠에겐 우리 찰떡이가 전부임은 이제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인생 전부가 돼줘서 고마워. 사랑해.


딸이 결혼을 하면, 만약 의식이 비슷해서 지금처럼 입장을 하면 나는 내가 쥔 딸의 손을 어떤 남자에게 건네야 하나. 상상하니 손발이 떨린다. 그리고 멀찌기서 지켜봐야 하는 사이라고 생각하니 어떤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  


그래도 중학생 전까진 아무도 안 사귀었음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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