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78일차
아빠는 테니스를 치러 다닌다. 제법 친 거 같은데 실력은 늘지 않네. 꾸준하게 치는 것만으론 남들과 경기에서 이기기가, 마주하기가 쉽지 않나보다.
스트로크 파워나 서브 자세, 이론은 잘 아는 것 같은데 무엇보다 ‘힘 빼기’가 잘 안된다. 팔에 힘이 들어가며 안고 치게 되네. 힘을 빼고 툭 라켓을 던지듯, 팔목을 펴고 몸통을 회전하면서 오른 어깨가 턱에 파묻히게 쳐야되는데 말이야(역시 이론은 잘 아네).
그런데 이게 쉽지 않아. 찬스볼이다 싶으면 여지없이 공이 네트에 꽂히고 만다. 자세가 흐트러졌다는 뜻이지. 자세가 바르지 않으면, 야매’로는 한계가 있다. 기본, 정석대로 흘러가는 것을 지루하거나 곧 넘겨야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 과정을 버텨내야 한다. 버티고 지속해야 실력이 오른다. 그 다음에 자기 스타일을 채워나가면 남다른 능력자가 되는 거지.
이렇게 말로 다 써보니 아빠의 자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고 쳐야겠다. 테니스 뿐만 아니라 인생도. 지금 소파에 누운 자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