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밖엔 벌써 가을입니다

지금 여기, 라이브 단상

by 연꽃 바람

저녁으로 생선을 구웠더니 집 안에 생선이 가득합니다. 베란다 문까지 활짝 열어 환기를 합니다. 생선 냄새와 여름의 열기가 섞여 불쾌지수가 높아지리라 각오를 하며 창문을 열었는데 선물처럼 상쾌한 밤공기가 느껴집니다. 내친김에 에어컨을 끄고 열 수 있는 창문들을 모두 열어젖힙니다.


살랑살랑 커튼이 춤을 춥니다. 스르륵 머리카락을 훑고 지나가는 바람이 기분 좋습니다. 이런 밤공기가 창문 밖에 있다는 걸 모른 채 창문을 꽁꽁 닫고 에어컨을 켰다 껐다 하며 지낸 밤들이 억울해질 정도입니다. 언제부터 이런 밤이었던 걸까요?


오랜만에 에어컨을 끄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창문을 열어두니 밖에서 농구공이 튕기는 소리, 가까이 다가왔다가 다시 멀어지는 자동차 소리, 누군가의 말소리도 들어옵니다. 그런데 그 모든 소리를 압도하는 반가운 소리가 시원한 바람에 실려 들어옵니다. 한여름과는 확연히 달라진 온갖 풀벌레가 가을이 다가옴을 알려주는 소리입니다. 바야흐로 매미와 풍뎅이의 계절이 가고 사마귀와 귀뚜라미의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뜨거운 여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여름을 원망하는 것도 여름을 아직 그리워하는 것도 아니지만 다가올 가을이 기다려지는 것은 분명합니다.


Earth, Wind & Fire 가 노래했던 것처럼 잊을 수 없는 9월 21일이 다가올지도 모르니까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편지를 쓰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2022년의 가을을 풀벌레들 덕분에 준비된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https://youtu.be/D5XmUnYW5Ks


https://youtu.be/DoOtIY0u19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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