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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봄이라고 불러.

by 정다운 너



꽃망울.

겨우내 기다린 순간.

꽃봉오리가 마침내 터져

이 세상 단 한순간인 찰나를 맞이해.

꽃이 피기까지 기다린 차갑고 어두운 날과 밤.

한번 열린 세계는 영원히 너에게 속한다는 사실과 이번 삶에는 이 봄이 오직 단 하나라는, 바꿀 수 없는 진실이 네 앞에 놓여. 봄바람이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의 마음처럼 거울을 잃어버린 여왕의 입술처럼 황홀해. 꽃이 피어나. 천진한 백설공주의 머리핀이 될 법한 노란 꽃망울이 수줍게 피어나.

사람들은 그걸 봄이라고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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