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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Jun 10. 2024

불면증

2023.10.28.토요일

늦잠을 자고 슬슬 일어나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미국 친구 M도 일어났다. 어제 다친 손가락은 어떠냐고 물어보니까 괜챦단다. 밴드를 떼어서 보니까 살점이 조금 파였지만 피는 멈추었고 이제 덧나지만 않으면 될 것 같다. 그래서 절대로 물에 닿지 않게 하라고 했다. M은 다시 명랑한 소녀로 돌아와서 노래를 흥얼거린다. 다행이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나서 메트로타운의 월마트로 향했다. 쿠바 여행에 필요한 배낭을 사기 위해서다. 도시를 2~3일 간격으로 옮겨다닐 예정이라 캐리어는 불편할 것 같아서 배낭을 사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 월마트에 가 보니까 내가 찾는 종류의 배낭이 없다. 작은 책가방용 배낭 혹은 캐리어뿐이다. 메트로타운의 다른 가게도 한바퀴 돌아봤으나 적당한 배낭이 없다. 몇 군데 가방 가게가 있으나 여행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결국 포기하고 다시 다운타운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면서 휴대폰으로 아마존에 들어가서 내가 찾는 가방을 검색했다. 몇 가지 마음에 드는 것이 있어서 일단 가격을 확인했다. 마침 시내에서 스포츠용품 파는 곳에서 여행용 가방을 본 적이 있어서 찾아갔다. 다행히 내가 찾는 것들이 있다. 그런데 가격이 어마무시하다. 아마존에서 찾은 것의 세 배 정도한다. 안되겠다. 역시 아마존이 답이다. 집에 돌아와 가방을 주문했다. 저번에 아마존을 통해 몇 가지 물건을 주문했었는데 10일정도 걸렸다. 지금 주문하면 여행가기 전에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아마존의 프리미엄을 이용하면 더 빨리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뭐 그렇게까지 급한 것은 아니므로 일반 배송으로 시켰다. 



밋업의 한영언어교환 모임에 갔다. 이 모임에서는 번호가 적힌 스틱을 뽑아서 해당 번호가 적힌 테이블에 가서 20분 정도 수다를 떤다. 그리고 다시 스틱을 뽑아서 다른 테이블에 가서 수다를 떤다. 이런 식으로 5번 정도 테이블을 돌면 2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오늘의 스틱은 칼라풀하다. 영어공부에 대한 이야기부터 영화, 한국드라마 등을 이야기했다. 어떤 테이블에서는 멕시코 사람이 일본 사람에게 자신이 즐기는 비디오게임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는 것을 들었다. 멕시코 사람은 사무라이에 대해 아주 신기하게 생각하면서 이것저것 일본 사람에게 물어본다. 그런데 그 일본 사람은 오히려 사무라이에 대해 잘 모른다. 가끔은 그렇다. 자신의 관심 분야가 아니면 외국사람보다 더 모를 수 있다. 어떤 테이블에서 한국드라마에 푹 빠져있는 인도 사람이 나에게 한국드라마에 대해 물어보는데 오히려 내가 더 몰라서 주변의 한국드라마 매니아 외국친구들이 답을 해주어야했다.



대만 친구 J도 이 모임에 와서 여러 테이블을 다니면서 대화를 하고 있다. 그래. 우리는 열심히 영어 훈련을 해야 한다. 특히 J는 여기서 대학에 다니면서 유치원교사 과정을 들어야 하므로 더더욱 실전 훈련이 중요하다. 2시간이 후딱 지나가고 나서 J와 함께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 미국친구 M과 함께 수다를 떨었다. 어쩌다보니까 미술 이야기가 나왔는데 M이 painter와 drawer의 차이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불면증 이야기도 나왔는데 M은 가끔 불면증으로 새벽까지 잠을 못잘 때도 있단다. 그럴 때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팬픽 소설을 읽거나 유투브를 본단다. 반면 자신의 아빠와 동생은 머리만 대면 어디서든지 잘 잔단다. 

대화 중에 내일 나와 미국친구 M, 일본친구 K가 점심을 함께 먹기로 했다니까 J가 자신도 함께 하고 싶단다. 그러자고 했다. 우리는 음식을 포장해와서 집에서 먹으려고 한다니까 J가 자신이 배달시키는 앱을 깔았는데 첫번째 주문은 배달비가 무료라면서 그것을 이용하자고 한다. 그러면서 함께 맛집에 대해 열심히 검색했다. 무슨 시험공부하듯이 다들 꼼꼼히 확인하면서 맛집을 찾았다. 하지만 우리끼리 결정할 수는 없다. 내일 일본친구 K와 한번 더 의논해서 결정하기로 했다. 

J가 가고 나서 M은 어제 손가락까지 다쳐가면서 준비한 감자요리를 시작했다. M의 감자요리는 의외로 간단했다. 감자를 참기름에 볶다가 소금과 매운고추기름을 넣고 좀더 볶고 나서 거기에 치즈소스를 넣고 졸이면 끝이다. 여기서 치트키는 매운고추기름이다. 그것이 없다면 느끼할 것이다. M이 맛보라고 해서 먹어봤는데 넘넘 맛있다. 딱 맥주안주다. 나는 나대로 냉장고를 정리할 겸 남은 것을 때려넣고 볶아서 식사를 준비했다. M에게 맛보게 하고 싶었으나 중간에 고추장과 된장을 넣었기 때문에 줄 수가 없다. 우리는 각자 자신의 요리를 먹으면서 조금 더 수다를 떨었다. 나는 그녀에게 카모마일티가 불면증에 도움이 된다고 말해주었다. 그러자 카모마일티에다가 설탕을 타서 먹어봐야겠단다. M은 단 것을 좋아한다. 그래. 아마 그래도 될 거야. 내일 마켓에 가서 카모마일티를 사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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