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당신의 사이, 거리가 필요한 순간
“같이 있는데도, 왜 난 혼자 있는 것처럼 외로울까?”
가끔씩 그런 순간이 있다. 다정한 말 한마디 없었던 하루. 눈빛만으로도 어색함이 흐르는 사이. 멀어지고 있다는 걸 느끼면서도, 어디서부터 어긋난 건지 알 수 없는 마음.
가까운 사이인데, 왜 이렇게 멀게만 느껴질까?
내가 예민한 걸까? 아니면 그 사람이 무심한 걸까?
그럴 때 나는 질문을 꺼낸다.
“나는 지금 이 관계에서 어떤 거리를 원하고 있는 걸까?”
가까워야 편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때 더 마음이 편한 사람도 있다. 나는 나름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은 친하지 않다고. 나는 대화를 원했지만, 그 사람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을 수도 있다. 처음엔 ‘왜 나를 밀어내지?’라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은 ‘내가 버거울까 봐 조심한 거야’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관계는 거리 싸움이 아니라,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걸.
아이 때부터 반복된 경험은 우리 안에 깊숙이 자리를 잡는다.
누군가는 너무 가까운 사람에게서 상처를 받아 거리 두기를 배우고,
누군가는 너무 먼 사람에게서 외로움을 배워 매달리는 법을 배운다.
가까이 가고 싶은데, 그럴수록 멀어지는 관계.
거리를 좁히려 애쓸수록 불편해지는 마음.
그 속에는 우리가 미처 자각하지 못한 마음이 있다.
그래서 나는 질문을 던진다.
“나는 왜 이 사람에게 서운함을 느낄까?”
“나는 왜 내 감정을 말하기 어려울까?”
그러면 늘 내 경험이 답을 준다.
‘예전에도 그랬잖아. 너는 말해도 이해받지 못했잖아.’
'아무도 이해해 주지 않을 거야. 이런 생각을 알면 나를 떠나버릴지도 몰라'
그 생각이 다시 ‘거리’를 만든다. 더욱 견고하게.
첫째는 조심스럽게 한두 걸음 뒤에서 상대를 살핀다.
둘째는 낯선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 친구 하자고 한다.
같은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도 ‘관계의 거리’가 이렇게 다르다.
그럴 때 나는 이렇게 묻는다.
“아이는 왜 가까운 사람일수록 조심할까?”
“아이는 왜 누구에게나 마음을 여는 걸까?”
왜 나는 마음을 열지 못할까?
왜 가까운 사이일수록 경계하게 되는 걸까?
질문은 그 아이의 속마음을 이해하게 해 준다. 그리고 나의 거리감도 이해하게 해 준다.
나는 모든 사람과 잘 지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모임에서 혼자 조용한 사람을 보면 어색하고, 거리를 두는 사람은 불편했다. 하지만 모든 관계는 같은 거리에 있을 수 없다. 서로 다른 경험, 다른 기대, 다른 감정의 속도.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순간, 서운함이 이해로 바뀌고, 불편함이 여유로 바뀐다.
가까이 있는 사람이 전부는 아니고, 멀리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나쁜 것도 아니다.
중요한 건,
‘내가 원하는 거리’에 대해 솔직해지는 것. 그리고 그 거리를 서로 조율할 수 있는 용기. 그 누구보다도 나 자신에게 솔직할 것.
오늘도 나는 why노트를 편다.
“나는 왜 가까운 친구에게 더 예민하게 반응했을까?”
“나는 왜 상대가 다가오면 부담스럽게 느꼈을까?”
“나는 어떤 관계가 편한 걸까?”
이 질문이 내가 원하는 관계의 온도와 거리를 알려준다. 그리고 어떤 관계든, 조금 더 나답게 연결될 수 있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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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거리를 알아차리는 why 질문
왜 나는 가까운 사람에게 서운함을 더 자주 느낄까?
왜 어떤 사람 옆에선 말수가 줄어들까?
왜 연락이 오면 반가운 사람이 있고, 부담스러운 사람이 있을까?
왜 나는 모든 사람과 잘 지내야 한다고 생각할까?
왜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외로울까?
왜 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더 실망할까?
왜 상대는 나와 같은 거리감을 느끼지 않는 걸까?
왜 나는 나만 노력하는 것 같다고 느낄까?
**관계의 거리를 조절하는 how 질문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이 편한 거리에서 사람들과 지낼 수 있을까?
어떻게 말하면 내 감정을 상대에게 부드럽게 전달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서운함을 쌓아두지 않고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모든 사람과 잘 지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내가 불편함을 느낄 때, 거리를 조절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상대의 입장에서 관계를 다시 바라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관계에서 나의 패턴(회피, 집착)을 알아차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