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이 아닌 헌신으로 사랑하려면
"엄마는 너네 때문에 살았어."
"내가 부족해서 너희를 잘못 키웠어. 미안해."
"엄마가 잘못 산 거 같아."
아는 왜 이 말이 그토록 힘들었을까?
"엄마가 너네 키우느라 하고 싶은 걸 하나도 못해서 후회돼. 그런데도 미안해."
라고 들렸기 때문일까?
이 말엔 두 가지 마음이 숨어 있었다.
하나는 피해자로서의 희생.
다른 하나는 스스로를 지켜낸 헌신.
희생은 나를 지우는 일
희생은 '내가 사라져야 아이가 산다'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엄마니까 나의 욕구, 감정, 시간은 다 지워버린다.
그렇게 산다는 느낌이 들면 나는 무언가 잘못된 느낌이 들었다.
돌아보면, 아이를 위해 준 것 같았는데
사실은 나를 잃어버린 대가로 아이도 무거운 빚을 지운건 아닐까?
아이가 중학생일 때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았다.
아이는 이모가 죽은 언니의 딸인 스즈메를 키우며 결혼도 못하고 살고 있는 모습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엄마가 나를 키우느라 엄마가 하고 싶은 일은 하지 못한 건 아닌지에 대해서 미안함 마음이 들었다고.
짧은 글 속에 담긴 아이의 마음이 느껴지자 눈물이 났다. 그래서 딸에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잘 한 일이 너를 낳은거야. 네 덕분에 사랑을 알았고, 그래서 너무 행복해!"
딸은 그제서야 밝게 웃었다.
희생은 결국 나를 피해자로 만든다.
그리고 아이는 그 피해의 무게를 고스란히 물려받는다.
헌신은 나를 지키면서도 주는 일
반대로 헌신은 자기 사랑이 담겨있다.
헌신은 '내가 나를 지켜야 아이도 건강하다'는 믿음에서 시작된다.
나를 존중하면서도, 아이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다.
지치면 쉼을 허락하고, 힘들면 도움을 요청한다.
헌신은 내 안의 공허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사랑을 나누는 것이다.
빠져 있던 자기 사랑
희생과 헌신의 차이는 결국
'나를 사랑하는가?'에 달려 있다.
희생에는 자기 사랑이 빠져 있다.
"나는 괜찮아. 참을 수 있어."라고 말하며 억누를 뿐,
사실은 나를 외면하는 것이다.
그런데, 진실을 아이는 안다. 온전히 느낀다.
엄마가 웃으면서도 불행하다는 걸 그냥 안다.
엄마가 사랑을 준다고 하면서도 마음 한편엔 미움과 공허가 있다는 걸.
결국 엄마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만큼,
아이도 엄마의 사랑 앞에서 불안을 함께 느낀다.
아이에게 전하고 싶은 사랑
아이를 위해 무엇을 줄 것인가보다,
내가 나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를 알아차려야 한다.
그래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엄마는 너를 위해서 사는 게 아니야. 너도 네 자신을 사랑해서 살잖아. 엄마는 그걸 볼 때 정말 행복하더라. 네가 너를 사랑하는 것을 보고 깨달았어. 사랑에서 '나'가 빠지면 안 된다는 걸. 고마워!"
"그리고 엄마를 위해 살지마. 엄마는 엄마의 삶을 살테니, 너는 네 자신을 위해 살아!"
그때 비로소,
아이의 마음도 편안해진다.
자신을 기쁘게 한 일에
그걸 지켜보는 엄마도 기뻐질테니 말이다.
희생은 상처를 남기지만,
헌신은 사랑을 남긴다.
아이를 위한 사랑이 진짜 사랑이 되려면,
엄마가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그게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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