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진지하게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
화가 나고 답답할 때마다 욱하고 드는 퇴사 생각이 아닌, 이 길이 정말 맞는 길인지 차근차근 해나가는 퇴사 고민. 물론, 욱하고 때려치우고 싶은 순간들이 하나 둘 모여 여기까지 고민하게 되는 거겠지만.
작년, 글로벌 대기업에서 나온 후 퇴사 찬양가를 부르며 '대책 없어도 퇴사는 할만하다'라는 글도 여러 번 썼지만, 따박따박 들어오는 월급 공급처와 연을 끊는 결정은 역시나 쉽지 않다.
사람들이 퇴사를 꿈꾸는 이유는 다양하다.
동료나 상사와의 관계가 힘들어서.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서. 하라는 데로 해야 하는 상황이 치사하고 더러워서. 다른 모험을 해보고 싶어서.
나 또한 여러 가지 이유로 퇴사를 고민하고 있는데, 고민을 하면 할수록 인생과 '나'란 사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퇴사라는 명목의 도피가 과연 옳은 결정일까? 현재의 불만족스러운 상황들이 퇴사를 한다고 달라질까? 금방 취직은 할 수 있을까? 다음 직장 상황은 지금보다 괜찮을까? 고민되는 모든 사안들은 아무리 요리조리 생각을 해봐도 정답이 나오지 않는다. 절대 정확히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질문들이기 때문에.
이 수많은 고민들은 결국 '내가 지금 이 자리에 남아 있는 게 행복할 것이냐, 떠나는 게 더 행복할 것이냐'란 질문과 동일하다. 하는 일이 더욱더 즐거웠으면 해서, 물질적으로 조금 더 풍요로왔으면 해서, 관계가 더 평안했으면 해서. 하고 또 하는 퇴사 고민.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해 참으로 아등바등거리는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