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한 달 글쓰기를 멈췄을 뿐인 데, 그동안 쌓아온 루틴은 모두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한국 시간으로 자정까지 글을 발행하려면 영국 시간으론 오후 3시까지 글을 써야 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회사 업무를 시작하기 전인 오전에 글을 쓰는 루틴이 생겼고, 오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일찍 일어나기 시작했다. 고요한 아침을 맞이하게 되면서 고요한 저녁 시간을 찾게 되었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생겨난 저녁 루틴이 9시엔 모든 전자기기를 끄고 침대에 앉아 독서를 하는 거였다. 이렇게 철저한 아날로그 모드로 은은한 램프 빛 아래서 책을 읽다 누우면 스르륵 편안하게 잠이 들었고 다음날 아침은 항상 개운했다. 내가 여태 불면증이 있었던 게 아니라 과도하게 블루라이트에 노출되 있어 잠을 잘 못 잤다는 걸 그렇게 알게 됐다.
지금은 다시 옛날 버릇으로 돌아가 피곤해 눈이 떠지지 않을 때까지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곤 한다. 밤에 하던 스트레칭도 귀찮아 하지 않고 책을 읽으려 해도 오래 집중할 수가 없다. 그렇게 반복된 하루는 몸과 마음을 늘어지게 하고 피곤은 누적된 간다. 이걸 너무 잘 알면서도 계속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날 보며 한숨만 나올 뿐이다.
참 신기한 건, 매일 글쓰기를 할 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건강한 루틴들이 척척 알아서 잡혔다는 거다. 글쓰기의 작은 습관이 불러온 미라클모닝과 미라클나잇.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면서 잃어버렸던 나의 고요함을 다시 찾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