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북까페, 소호 갤러리, 줄리어드 학교 바이올린 공연, 뉴욕 영화제
가을 햇살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가을 아침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지 몰라하면서 느낌이 좋아서 며칠 전 브런치 작가에 보낸 이메일을 확인하니 "브런치 작가"에 선정되었다고 답글이 와서 기분 좋은 토요일 아침을 열고 처음으로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날. 브런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토요일 아침 식사를 하고 아들과 함께 맨해튼에 갔다. 우여곡절이 많은 대중교통. 버스는 제시간에 오지 않고 플러싱 지하철역에 도착하니 막 지하철이 떠나고 두 대의 7호선이 기다리고 있고 우리가 탄 7호선이 더 늦게 출발하고 예상하지 못한 경우의 수는 모두 일어나고 그럼에도 지하철을 타고 달렸다. 퀸즈보로 플라자 역에 내렸는데 환승하려는 지하철은 안 오고 오래오래 기다려 탑승했다. 난 유니온 스퀘어 역에 내리고 아들은 나 보다 더 먼저 내려 친구들 만나러 가고 난 반스 앤 노블 북까페로 들어가 잠시 책의 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빈자리가 없어 잠시 기다렸고 지팡이를 든 할아버지가 나 보고 자신은 떠날 테니 그 자리에 앉으라고 하고 녹색 테이블 위에는 골프 잡지가 놓여 있으니 골프를 좋아한 할아버지라 짐작을 했다. 할아버지는 꽃다발이 든 가방을 들고 떠났고 난 낯선 작가의 글을 읽기 시작하고 얼마 후 집중이 안되니 서점을 나온 순간 2층에서 이벤트가 열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2층은 어린이용 게임기와 장난감을 파는 진열대가 있고 레고로 만들기 작업을 하고 아들 어릴 적 생각도 나고. 레고를 무척 사랑한 아들. 뉴욕에 오려고 짐 정리할 시 다른 사람에게 레고 박스를 줘버렸는데 왜 그랬냐고 물어. 아직도 아들은 레고로 멋진 작품 만들어 방에 걸어두고 싶다고 한다.
서점을 나와 그린 마켓을 둘러보았다. 호박도 너무 예쁘고 국화꽃 향기가 가득한 가을. 며칠 무더운 날씨라 노란 해바라기도 더 빛이 진해 예쁘고 잠시 꽃나라에서 산책을 하다 어디로 갈지 망설이다 모처럼 찾아간 갤러리. 오래전부터 가려다 자꾸 미룬 갤러리를 처음 방문했는데 구글에 오픈한다고 적혀 있는데 도착하니 다른 전시회 준비로 문이 닫혀 있어. 항상 뜻대로 되는 게 아니지만 구글과 다르니 좀 섭섭해.
저녁 6시 줄리어드 학교에서 바이올린 공연을 볼 예정이고 그 사이 약간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지하철을 타고 소호에 갔다. 지난번 리틀 이태리 축제 시 축제에서 피자 한 조각 먹고 찾아간 소호. 몇몇 갤러리에서 산책했는데 다시 보고 싶은 마음에 달려갔다. 지하철은 지옥철 탑승도 어렵고. 소호 프린스 스트리트에 내려 갤러리를 향해 걸었다. 토요일 소호 거리거리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 마침내 갤러리에 도착 지난번 봤던 전시회를 다시 보았다. 아름다운 노을빛에 물든 바다도 보고 보름달도 보고 초록, 빨강, 노랑, 보라 빛이 왜 그리 아름다운지. 작품은 모던 스타일이기보다 오래전부터 눈에 익은 스타일이다. 내 공간에 걸어두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작품 잠시 황홀한 순간 다른 몇몇 갤러리도 산책하고 사랑하는 하우징 웍스 북스토어에 도착했는데 하필 문을 닫을 시간.
얼른 지하철을 타고 링컨 센터로 갔다. 카네기 홀 근처에 내리니 머리에 풀로 만든 모자를 쓰고 있는 뉴요커도 보고 세상에 처음 봐 신기해. 얼마 후 분수대가 아름다운 링컨 센터에 도착. 근처 단테 파크에는 어제처럼 사람들이 많이 보이고 가을인데 마치 여름처럼 덥고 거리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보인 주말 토요일 저녁.
지난번 카네기 홀에서 봤던 정경화 독주회도 떠오르고 나의 첫사랑도 생각이 나고. 어쩌면 음악은 내가 뉴욕에 오게 된 이유였는지 몰라. 초등학교 1학년 처음으로 바이올린을 보고 그만 사랑에 빠져버렸다. 당시 바이올린 선율을 듣지도 않았어. 같은 반 친구가 바이올린을 들고 다녀서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지만 공무원인 친정아버지에게 바이올린 레슨 받는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형편. 세월이 흐르고 대학교에 입학해 관현악반에 가입할지 연극반에 가입할지 등 동아리 돌아다니다 친구 오빠가 가입한 클래식 기타반에 들어가 오빠 만나서 이야기하다 그냥 클래식 기타반에 들어가 활동을 했다. 그 친구 오빠는 멀리 제주도에서 개업해 의사로 활동 중이란 소식을 오래전 들었지.
그런데 바이올린에 대한 미련은 사라지지 않아. 대학 졸업 후 나중 교사 발령이 나서 악기점에 가서 연습용 바이올린을 구입해서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나와 음악은 정말 너무 특별한 인연. 그런다고 프로처럼 연주를 하는 것도 아니지만 음악에 대한 사랑은 정말 특별해. 나중 큰아이 출산 후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방과 후 레슨을 받기 시작했고 한 두 번 레슨 받았는데 바이올린 선생님이 딸아이 재능 많다고 사사 레슨 받아야 된다고 말씀하셔서 집안 사정이 어려운 입장이라 하니 아버지 직업이 무엇인지 물으셨다. 직업에 대해 말하니 너무 놀란 눈치. 세상에 그런데 어려워요?. 예, 어려워요. 결국 레슨을 옮겼고 그렇게 특별 레슨이 시작되었다.
어느 날 위기에 위기를 맞아 눈물을 흘리며 지난 일을 돌아보며 뉴욕을 떠올렸고 아무도 몰래 뉴욕에 오려고 하나씩 준비를 했고 당시 가장 먼저 생각난 게 바로 줄리어드 학교였다. 예비학교에 자녀를 보내려고 생각했고 한국에 방문 중인 빈 대학 바이올린 교수님도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왜 빈에 오지 않고 뉴욕에 가냐고 물으셨다. 마음 같아서는 두 자녀 중고등 교육은 유럽에서 대학 교육은 미국에서 시키고 싶었는데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어쩌다 보니 지난 나의 첫사랑 이야기도 하게 되네. 교사 발령 후 바이올린 레슨 받다 나중 큰아이 출산 무렵 임신 9개월째 바이올린 레슨을 중지했고 그 후로 두 자녀가 바이올린 레슨 받을 시 나도 다시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강렬해 바이올린 레슨을 받을지 고민하다 첼로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은 정말 음악을 사랑해.
줄리어드 학교 박스 오피스
줄리어드 학교에서 바이올린 공연 감상 후 맞은편 빌딩 엘리노 부닌 먼로 필름 센터에서 저녁 7시 열린 뉴욕 영화제 토크쇼에 갔다. 멀리 프랑스와 노르웨이에서 온 감독 2명도 만나고 미국 영화감독도 오고. 영화에 대한 사랑이 정말 특별함을 느꼈던 여류 감독 Claire Denis. 55회 뉴욕 영화제에 < Let the Sun Shine In> 작품이 선정됐다. 여류 감독 나이가 71세라 놀랐다.
사진 왼쪽 두 번째 프랑스 영화감독 Claire Denis, 왼쪽 세 번째 영화감독 Joachim Trier
뉴욕 영화제는 1963년 시작 노만 폴란스키 감독이 제 1회 영화감독 토크쇼에 출연했다고. 폴란스키 감독은 만나보고 싶은 감독인데 정말 오래전 출연했네. 1963년이면 마르틴 루터 킹이 <I Have a Dream> 연설을 하던 해인데. 노르웨이 감독 Joachim Trier은 집안이 영화계에서 일한다고. 영화는 여러 분야 사람이 공동으로 일하고 감독이 모든 것을 조율해야 하는 입장. 배우와 감독 관계도 아주 좋아야 할 듯. 여류 감독은 배우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배우를 터치하는데 그걸 배우가 안 좋아해서 그만두었다는. 아마도 줄리에뜨 비노쉬를 말한 게 아닌지. 이번 영화에도 비노쉬가 출연해. 오래오래 전 줄리에뜨 비노쉬가 출연한 영화 세 가지 색깔 <블루> 정말 좋아했는데. 정말 뉴욕 영화제 출품작 보고 싶은데 언제 볼 수 있을지. 멀리 프랑스와 노르웨이에서 뉴욕 영화제에 참석한 두 명의 새로운 영화감독 보는 것만으로 내게는 새로운 세상이 조금 열린 것이다.
이렇게 아주 조금씩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나도 뉴욕에서 백세 생일을 맞이하면 뭔가 특별한 일을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ㅎㅎ. 지난번 드라마 북숍 100세 생일잔치에 가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매일매일 조금씩 새로운 세상을 열어보자꾸나.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 더 멋진 세상이 열릴 거야. 브런치 고마워. 감사하는 마음으로 첫 포스팅을 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