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이민 온 쇼팽을 사랑하는
82세 할아버지 화가

카네기 홀에서 다닐 트리포노프 공연 볼 때 만난 아티스트 할아버지

by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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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스튜던츠 리그 3층 카페/ 82세 화가 할아버지




지난 4월 카네기 홀에서 다닐 트리포노프 공연이 열릴 때 만난 82세 화가 할아버지. 52년 전 파리에서 뉴욕으로 이민 오셨고 25년 동안 아트 스튜던츠 리그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하셨다. 부인과 결혼한 지 50년이 지났다고. 내가 사랑하는 브루클린 브라이튼 비치에서 만나 2년 후 결혼을 했다고. 정말 오랜 세월 동안 결혼 생활을 한 것도 놀랍기만 했다. 가족이 맨해튼 5번가에서 사업을 하시고 업스테이트 뉴욕에 있는 수영장이 있는 할아버지 하우스와 멋진 자동차 사진도 보여주셨다. 플로리다 팜 비치에 가서 그림도 그리고 오페라를 무척 사랑해 1주일에 1-2회 오페라를 보러 갔으나 2년 전부터 관절염이 심해서 더 이상 오페라를 관람하러 갈 수 없다고 하며 종일 집에서 음악을 들으며 그림을 그린다고 하셨다. 프랑스 칸에 여행할 거라 하셨는데 떠났을까. 집에 음악 DVD와 CD와 할아버지가 그린 그림이 아주 많다고 하고.


카네기 홀 박스 오피스에서 표를 사고 근처에 있는 아트 스튜던츠 리그 갤러리에 갔는데 거기서 할아버지를 만나 웃고 말았다. 나도 평소 자주 가는 갤러리. 할아버지는 25년 동안 그림을 그리니 말할 것도 없이 나보다 더 자주 가는 미술 학교. 함께 갤러리에 전시된 그림을 보다 할아버지가 내게 3층 카페로 가자고 하셔 카페에서 잠시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했다. 마침 할아버지랑 함께 그림을 그리는 멋진 백인 할머니도 만났다. 그 할머니는 할아버지 나이면 아직 젊어요,라고 하고.


뉴요커 노인들 삶이 많이 다름을 느낀다. 함께 그림을 그리는 다른 할머니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다. 변호사 남편이 엄청난 재산을 남기고 떠났는데 1주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미술 학교에서 그림을 그린다고. 돈으로부터 자유롭다면 하고 싶은 게 아주 많을 텐데 매일 그림을 그린다고 하니 역시 놀랐다.


뉴욕 문화는 더치페이고 나도 남이 사준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나 그날 할아버지는 기어코 커피를 사주겠다고 하셨다. 그날 할아버지 집에 초대하고 싶다고 하셨고 함께 뮤지엄과 갤러리에 구경 가자고 했으나 난 거절을 했다.


쇼팽을 무척 사랑하는 할아버지. 그래서 그날 저녁 카네기 홀에 공연을 보러 오셨나 보다. 저녁에 할아버지 부부를 만나 아들에게 소개를 해주었다. 그날 저녁 카네기 홀에서 다닐 트리포노프가 연주하는 쇼팽 곡을 들었다. 아름다운 쇼팽의 선율 가득한 아름다운 밤이었다. 맨해튼에 가면 낯선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이야기를 듣고 조금씩 맨해튼이 친숙해지는 느낌이 든다.



2018. 5. 3 목요일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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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스튜던츠 리그 2층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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