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빈부 격차 높다
미국은 '이민의 나라'로 알려졌다. 과거 한국에서도 '아메리칸드림'을 찾아서 이민 온 사람들이 많았다. 1980년대-90년대 미국에 이민을 와서 청소부 등 최하층 직업에 종사하며 힘들게 일해 성공한 케이스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갈수록 취업비자와 영주권 받기가 힘들다. '아메리칸드림'이 사라졌다고 말한다.
F. 스콧 피츠제럴드가 1925년에 발표한 <위대한 개츠비>가 사실 아메리칸드림의 성취와 몰락을 보여준 소설이다. 1920년대 이미 아메리칸드림이 무너졌다는 이야기다.
미국서 청소부를 했다고 하니 착각을 하면 안 된다. 한국과 미국 사정이 다르다. 한국에서 부잣집 아들이 미국에 와서 청소부를 한 경우도 있다. 또, 미국 박사 과정 공부하면서 청소부를 한 경우도 가까이서 들었다. 이민을 오면 한국 정체성이 상실되니 어느 직업이든 하기도 한다.
세계 최고 문화 예술의 도시 뉴욕은 문화 예술 면은 천국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공연과 전시회를 볼 수 있을 만큼 볼 수 있다. 유료 공연이 아니라도 무료 공연도 너무 좋다. 시간이 부족해 보고 싶은 공연과 전시회를 다 볼 수도 없다. 뉴욕시의 공원도 잘 조성이 되어 산책하기도 아름답다. 여름 내내 열리는 무료 축제를 보면 놀랍기만 하다.
그럼 뉴욕은 살기 좋은 도시인가. 그렇다고 볼 수도 없다. 뉴욕은 두 가지 얼굴을 갖고 있다. 최고와 최악의 두 가지 색채를 보여 준다. 뉴욕 타임스(2014. 9. 17 Gap Between Manhattan’s Rich and Poor Is Greatest in U.S., Census Finds)에 의하면 맨해튼 탑 5 % 소득이 $864,394이며 가난한 사람 20% 소득보다 88배가 높다는 보고서가 있다. 맨해튼 170만 인구가 미국 내 저소득층 수준보다 더 낮다고 적혀 있다. 맨해튼에 그렇게 가난한 뉴욕 시민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맨해튼에 가면 거리 모퉁이를 돌면 홈리스가 있다. 지하철을 타면 "가진 게 아무것도 없어요. 먹을 것도 없어요. 며칠 굶었어요. 도와주세요."라고 홈리스가 말하는 것을 자주 본다. 홈리스 가운데 명문 대학 출신도 있고 말할 것도 없이 이민자와 달리 시민권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뉴욕시의 빈부 격차는 극심하다. 뉴욕에 약 6-8만 명의 홈리스가 있다. 맨해튼 부촌 어퍼 이스트사이드에 거주하는 사람들 상당수는 주말 롱아일랜드 햄튼 별장에 가서 휴식을 한다고 한다.
하버드 대학 출판사에서 출판된 책(World Inequality Report 2018)에 의하면 미국은 세계 잘 사는 나라 가운데 빈부 격차가 최고로 높은 국가에 속한다. 탑 1%의 소득이 최하 50% 인구가 번 소득보다 더 높다(2014 기준).
한겨레신문(2013. 9. 11 & 2014. 10.19 )에도 미국 소득 불평등이 역사상 최고며 19세기 이래 가장 오래도록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뉴욕 중앙일보(2016. 6. 17)에 의하면 뉴욕 주가 "미국 내 소득불평등 최고"라고 나왔다.
수년 전 퀸즈 아스토리아 거리를 걷다 어느 화방에 들어가서 얘기를 나눴다. 화방 주인도 동유럽에서 이민 온 분이었는데 미국 대공황 이후로 빈부격차가 심하다고 말했다.
나 또한 뉴욕에 살면서 한국보다 더 심한 빈부 격차를 느끼고 있다. 우리 가족의 첫 정착지 롱아일랜드 딕스 힐은 부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었다. 공립학교의 경우라도 상당수 고급 승용차(벤츠, BMW, 폭스바겐 등)를 직접 운전한다. 상류층 자녀들에게는 명품 브랜드가 일상화되어있다. 1년 학비가 아주 비싼 사립학교가 아닌 뉴욕 롱아일랜드 공립학교 수준이 그렇다.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리는 스포츠 경기는 서민들이 관람하기 너무 비싸나 상류층 집안 자녀들은 자주 경기를 관람한다.
가난한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학생들이 느끼는 불평등은 얼마나 크고 충격적이겠는가. 일례로 2007년 4월 버지니아 공대 총기 사건이 일어났다. 미 역사상 최악의 총기 사건이라고 알려졌다. 한국에서 8세 미국으로 이민 온 1.5 세대 조승희가 벌인 비극적인 사고다. 버지니아 공대 4학년 재학 시 일어난 사건이다.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분노와 피해망상이 불러온 사고다.
아들이 대학에 다닐 시에도 수업 시간에 자주 불평등에 대해 토론을 했다고 말했다. 부잣집 유대인 가정 자녀들의 선조들도 지금 가난한 이민자처럼 고생하며 돈을 벌었다고. 이민 초기 가난한 유대인들이 뉴욕에 와서 재봉틀로 밤샘을 하며 작업을 해서 돈을 벌었고 그 수입으로 맨해튼 빌딩을 사고 자녀에게 물려줘 자녀들은 비싼 임대료를 받으니 힘든 고생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고. 이건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다. 요즘 재봉틀 하나로 밤새 일해 돈 벌어먹고 살 수 없다. 렌트비가 너무너무 인상되었다.
오래전 뉴욕은 이민자들이 밑바닥 계층 직업에 종사하고 힘들게 돈을 벌어 아메리칸드림을 이룰 수 있다고 믿었지만 점점 계층 간 이동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인공 지능이 점점 발달하니 사라지는 직장도 많다. 뉴욕은 갈수록 이민자들이 더 많이 몰려와 경쟁도 치열하니 과거보다 살기 더 어렵다고 한다. 가난한 이민자들은 고국보다 훨씬 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비참하게 사는 경우가 많다.
반면 아메리칸드림을 위해 엄청난 유학 비용을 쓰고, 명문 사립대학의 경우 1년 1억 가깝게 지출한 학생도 많다고. 조기 유학의 경우 아주 많은 비용이 들어 부모 노후 걱정을 하는 가정도 많다는 소식도 가까이서 들었다. 그 비싼 유학 비용 들여서 미국에서 공부했지만 미국 내에서 취직하기 너무 힘들어 한국으로 돌아가는 추세다. 동시 한국 내에서도 미국 유학파 학생을 선호하지 않아 좋은 직장을 구하기 너무 힘든 현실이라고. "미국 유학의 그늘" 기사를 읽어보면 더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 미국 유학과 이민의 현실을 잘 모른 사람이 많다. 미국에 이민 가서 잘 사는 지인을 보면 이민을 간 사람은 모두 잘 산다고 착각을 하기도 하고, 유학 가서 성공한 소수를 보고 유학 가면 모두 성공한다고 착각할 수 있으나 미국 내 현실은 아주 열악하다. 한국 내 외국인 노동자를 생각하면 미국 이민자 모습을 연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항상 소수 예외는 있다. 능력 뛰어난 글로벌 인재와 운 좋고 돈 많은 귀족들.
비단 한국만 빈부 격차가 심한 것이 아니고 지구촌 문제이고 청년 실업도 마찬가지다. 과거와 달리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점점 좋은 일자리 구하기가 힘든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