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오래 전 뉴욕에서 공부하면서 발런티어 할 때 유대인 의사를 만났다. 그가 스키를 좋아하니 하얀 눈 내리는 날 가끔 생각이 난다. 어느 날 내게 록 공연 좋아하냐고 물으며 내가 좋아한다고 하자 U2 공연 티켓을 내밀며 함께 공연 보러 가자고 했는데 내가 거절하자 깜짝 놀랐다.
당시는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무렵이라 맨해튼 문화생활은 우주처럼 멀기만 하고 록공연이든 클래식 공연이든 볼 수 없었지만 U2 공연이 보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거절하니 그가 놀라며 티켓 값이 100불이 넘는다고 했다. 당시 맨해튼에서 공연을 보지 않으니 난 공연 티켓이 얼마인지도 몰랐어. 그가 록 공연에 가지 않은 이유를 물어서 그가 기혼이라서 갈 수 없다고 거절했어.
음악과 미술과 책을 아주 사랑한 의사는 겨울에는 콜로라도주에 스키 여행 가고 여름이나 댕스 기빙 할러데이 시즌은 프랑스에 친구들 가족과 함께 가서 성을 빌려 명성 높은 요리사 불러서 식사한다고 하니 많이 놀랐다. 록 음악을 무척 사랑하는 그에게 멋진 스포츠카, 세단, 그리고 SUV가 있고 프로야구 양키스 팬이라 자주 양키 스테디움에 야구 경기 보러 간다고. 롱아일랜드 집은 직접 디자인했다고 하니 디자인에도 관심도 많고 재능도 많은 의사.
그는 내게 삶은 사계절처럼 변화무쌍하고 우울할 때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 책을 자주 읽는다고 하면서 내게 힘들 때 읽으라며 그 책을 선물했다. 그 책은 한국에도 잘 알려진 책이고 한국에서 대학 시절 읽었다.
뉴욕에 살고 있는 그의 부모님은 겨울이 되면 따뜻한 플로리다로 가서 지낸다고. 그는 내가 어린 두 자녀 교육시키며 공부하니 많이 놀랍다고 말했다. 그와 연락이 끊긴지는 정말 오래되어가. 하얀 겨울이 되면 그는 스키 여행을 가겠구나. 세월은 흘러가고 아직 내게 U2 공연 볼 기회는 오지 않았어. 그는 내게 혼자 지내지 말고 좋은 사람들 만나며 즐겁게 지내라고 했지만 공부하면서 어린 두 자녀 교육시키는데 무얼 할 수 있겠어. 오바마 대통령이 서부에서 동부로 옮겨와 콜럼비아 대학에서 공부할 때 수도승처럼 공부했다고 들었지만 뉴욕에서 탄생하지도 않은 내가 40대 중반 뉴욕에서 대학원 과정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지금은 아득한 추억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