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북서쪽에 위치한 아이비리그 전당 콜럼비아 대학교가 있다. 미국의 명문대학이자 노벨상과 퓰리처상을 많이 배출한 인기 많은 대학교에 한국 출신 학생들도 많다. 타임 스퀘어 역에서 1호선 지하철을 타고 116가에 내리면 된다. 화창한 날이면 학생들은 초록 잔디밭에 앉아서 휴식을 하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고, 꽃 피는 봄이 되면 교정도 더 아름답다. 연말 할러데이 시즌이 되면 학교 입구 나무도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니 밤 풍경이 그림 같다. 우리 가족과도 인연 깊은 곳이라 추억도 많다.
딸이 고등학교 시절 콜럼비아 대학에서 서머스쿨을 다녔다. 우리 가족이 롱아일랜드 제리코에 살던 무렵이라 교통이 불편해 고생이 많았다. 내가 딸을 힉스빌 역에 데려다주면 기차를 타고 맨해튼 펜스테이션 역에 내려 1호선 지하철을 타고 통학을 했다.
미국 고등학교 학생들이 기나긴 여름 방학 동안 서머스쿨에 많이 간다. 비용은 결코 저렴하지 않고 서머스쿨 입학도 그냥 쉽지는 않다. 미리 원서와 추천서 등을 보낸 후 우편물로 공부할 자격이 있는지 연락이 온다.
당시 딸은 하버드 대학 서머스쿨에도 합격을 했는데 학비(기숙사비 포함)가 1천만 원 정도라 너무 비싸 우리 형편에 부담스러워 비용이 더 작은 콜럼비아 대학으로 결정했다. 돈이 없으면 서러운 일도 참 많다. 미국 고등학교까지는 무료 교육이지만 교육비가 만만치 않은 미국.
우리 집은 고등학교 시절 여름 방학에 미국 명문 대학에서 열리는 서머스쿨에서 특별 수업을 받았지만 학원이나 개인 튜터는 받지 않아서 처음에 뉴욕 최고 학군에 속하는 롱아일랜드에서 공부할 무렵 상당히 도전이었다. 외국어로 공부하는 슬픔의 무게는 개인별로 차가 크고 외국어가 모국어처럼 자유로운 천재들이야 상관없지만 보통 사람에게는 언어 장벽이 너무나 크다. 미국 고교 과정 역시 복잡하고 힘들어 쉽게 적응이 안 된다.
날개 하나 부서진 엄마랑 뉴욕에서 힘든 시절을 보내니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딸의 고생을 어찌 말로 할 수 있을까. 힘들고 힘든 세월이 지나 대학을 졸업하고 연구소에서 일하기 시작하다 작년 동부에서 서부로 옮겨 갑자기 뉴욕에 출장을 왔다. 그 무렵 두 자녀와 함께 콜럼비아 대학에 방문했다. 까마득한 세월이 흘렀다. 뉴욕에서 미국에서 어떤 도전을 맞을지 모르고 왔지만 하나하나 장벽을 부수기 위해서는 눈물과 노력과 열정 없이 불가능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1년 동안 런던에서 공부하다 집안 형편이 너무 어려워 뉴욕으로 돌아오고 학교도 주립대학으로 트랜스퍼하는 아픔도 겪었다. 대학 시절 월가에서 너무너무 어렵게 인턴십을 구해 일하고 대학 졸업 후 보스턴 캠브리지 대학 연구소에 취직을 했지만(이력서와 커버레터 700장도 더 보냈다) 서울로 돌아가 취업 비자받아오라고 하니 비행기를 타고 서울에 갔다. 대사관에서 인터뷰받고 취업 비자받고 2주 만에 돌아올 줄 알았는데 이민국에서 거절하는 바람에 미국 비자를 받지 못해 서울에서 1년 동안 몸 하나 누울 곳 있는 작은 원룸에서 극한 고생을 하고 기적처럼 1년 후 뉴욕에 돌아와 보스턴으로 돌아갔다. 그동안의 아픔을 차마 글로 적을 수 없다. 슬픈 일도 너무너무 많았다.
아들이 롱아일랜드 제리코 고등학교에서 공부할 때 콜럼비아 대학에서 레터가 날아왔다. 학교 측에서 미리 몇몇 학생들에게 콜럼비아 대학을 소개하려고 보낸 우편물이다. 고등학교 성적과 특별 활동을 보고 대학에서 소수 학생들을 선발해 보낸 우편물이었다. 모든 고교 학생들이 그런 우편물을 받는 것도 아니고 그 우편물을 받는다고 컬럼비아 대학에서 공부할 자격이 주어진 것도 아니다. 암튼 아이비리그 대학 콜럼비아 대학에서 레터가 도착했으니 기쁜 마음으로 아들과 함께 방문했다. 학교에서 우편물을 받은 고등학교 학생들을 만나 함께 대학 투어를 했다.
그날 만난 가이드는 오래오래 피아노 연주를 하다가 나중 콜럼비아 대학 로스쿨에 진학해 공부를 하고 있었다. 음악가의 길이 험난하니까 다른 분야로 전공을 바꾼 사람도 있다. 그 가이드가 우릴 버틀러 도서관 등 여러 곳으로 안내를 했다. 학교 입학에 대해 설명하는 모임에서는 불어 악센트 아주 강한 교수님도 봤다. 악센트가 너무 강하니 마치 파리에 있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아름다운 버틀러 도서관으로 안내도 받고 우리에게 <사운드 오브 사이런스> 노래로 명성 높은 사이먼과 가펑클 듀오로 활동한 가펑클이 콜럼비아 대학에서 공부를 했다는 말을 들었다. 아들은 학비 비싼 콜럼비아 대학 대신 4년 풀 장학금을 주는 대학을 선택했다. 형편이 넉넉하다면 두 자녀에게 마음껏 경제적 지원을 할 텐데 우리 집 형편에는 무리였다. 가난하니 고생이 얼마나 많았는지. 우리 가족뿐이겠는가.
아들이 고등학교 무렵 맨해튼 음악 예비학교에서 공부하니 늘 콜럼비아 대학을 지나쳤고 먼 훗날 나와도 인연이 되어 추억 깊은 곳이다. 어느 날 콜럼비아 대학 도서관에서 전시회를 보려고 학생들과 교수님들이 사용하는 도서관 안을 얼핏 보았는데 세상에서 본 가장 멋진 도서관 내부였다. 원래 도서관은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곳이고 뉴욕 신분증을 맡기고 특별 전시회와 이벤트를 관람했지만 내게는 금지된 구역이라 멀리서 봤다. 어느 날 버틀러 도서관에서 하버드 대학 교수님 강의도 열렸다. 그때 보스턴 공립 도서관이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것을 들었다.
콜럼비아 대학에서 열리는 이벤트도 일반인에게 오픈한 것도 많다. 미리 예약해야만 참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다. 점심시간에 열리는 공연도 정말 좋다. 영화도 보고 줄리아드 학교와 콜럼비아 대학에서 공부하는 천재 학생들 공연도 보았다. 어느 가을날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 소나타'도 첼로 연주로 들었다.
또, 음대 교수님이 준 공연 티켓으로 카네기 홀에서도 공연을 봤다. 아주 특별한 경우다. 대학교 입구 옆 밀러 시어터에서 가끔 무료 공연이 열리고 와인과 맥주로 무료로 주고 커티스 음대생 공연도 보고 행복했던 추억도 생각난다. 이해하기 무척 어려워 공연이 끝나면 "감사합니다."란 말을 듣고 웃었던 추억도 생각난다. 음악 좋아하는 나도 그날 공연 보며 웃었다. 컨템퍼러리 공연이 가끔은 좋기도 하고 가끔은 우주 나라 여행 간 느낌이 든다.
또, 학교 미술관에서 전시회도 보았다. 줄리아드 학교에서 자주 만나는 쉐릴 할머니가 소개해 특별전을 보러 갔는데 뷔페를 먹으니 저녁이 해결되었다. 식사도 하고 전시회도 보니 좋았어.
아주 오래전 한국에서 봤던 'The English Patient (잉글리시 페이션트)'를 쓴 작가도 콜럼비아 대학에서 봤다. 공연 예술을 무척 사랑한다고 하니 나랑 비슷해 웃었다.
눈 내린 교정도 무척 아름답다. 하얀 눈 내리는 교정을 걸을 때를 상상해 봐. 저절로 기분이 좋아져.
세인트 폴 교회(St. Paul's Chapel)에서 특별 공연이 열린다. 특히 연말 공연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