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유니온 스퀘어, 그리니치 빌리지, 겨울 호수, 산책
2020년 12월 30일 수요일
예쁜 겨울 해님과 달님을 만나 행복했던 날. 사랑스러운 나의 두 친구는 언제나 날 행복하게 해. 겨울 호수에 비친 해님이 얼마나 예쁘던지. 아주 오래전 보스턴 여행 가서 미술관에서 밀레 그림 보며 신비로운 감흥에 젖었는데 바로 그 빛이었다. 그때는 딸이 보스턴 캠브리지와 인연이 닿기 전. 낯선 곳이라 아들과 난 하버드 대학과 MIT대학과 찰스강과 보스턴 미술관 정도 알고 여행 갔다. 낯선 곳이 정든 곳으로 변해 미국에서 제2의 고향이 될 줄 누가 알았으리. 가난하니 고속버스 타고 몇 시간 타고 달리면 피곤하지만 그래도 뉴욕과 다른 보스턴의 독특한 분위기가 좋다. 특히 캐임브리지 분위기는 정말 좋다. 내가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북카페와 인연이 된 곳도 뉴욕이 아닌 보스턴 캐임브리지 하버드 스퀘어 앞 서점. 겨울 호수에 비친 해님 보고 보스턴 여행도 다녀왔다. 찰스강 석양도 날 기다리고 있을 텐데 언제 가 보나. 코로나 전쟁 중인데 어려운 결정하고 지난가을 보스턴 여행 다녀왔으니 감사해야지.
수요일 오후 맨해튼 유니온 스퀘어 서점에 가서 음악을 들으며 커피 한 잔과 책과 놀다 오랜만에 그리니치 빌리지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 가려고 서점을 나와 공원을 향해 걷는데 거리 음악가 노래가 얼마나 좋던지. 역시 뉴욕이야. 거리 음악가 공연 수준도 좋다. 특히 요즘처럼 라이브 공연이 귀하면 더더욱 그렇다. 매일 줄리아드 학교와 맨해튼 음대에서 천재들의 무료 공연을 보는 즐거움에 푹 빠져 지냈는데 코로나가 찾아와 나의 즐거움을 빼앗고 있다. 범인이 누구야. 누구. 정말 궁금해.
잭슨 폴락이 대공황 시절 렌트비가 없어서 거리에 그림을 내다 팔던 바로 그 거리를 지나 밥 딜런 등 보헤미안 예술가들의 보금자리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 도착했는데 붉은색 장미 한 송이가 날 반기더라. 딱 한 송이 피어 더 반가웠어. 여름에는 탱고 강습도 열려 탱고 음악 들으며 춤추는 모습도 보며 흥겨운 곳. 매년 여름에는 음악 축제도 열려 가끔씩 방문하곤 하다 카네기 홀에서 자주 만나는 음악을 무척 사랑하는 사진가를 만났는데 날 보고 미소를 지으며 이스트 빌리지 교회에서 열리는 음악회에 초대를 해서 아들과 함께 공연을 보러 갔다. 뉴욕 명문 학교 스타이브센트 학교 출신인데 나처럼 카네기 홀에서 저렴한 티켓 사려고 추운 날에도 오래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을 보면 보통 사람 뉴요커의 삶이 얼마나 힘든지 조금 알게 되었다.
이민 3세대?(혹시 4세대)도 힘들다고 했던 수잔 할머니. 이민 1세와 1.5세는 말할 것도 없이 힘들지. 결혼으로 신분 문제를 해결하면 그나마 괜찮지만. 인간의 삶은 어디에 사나 마찬가지로 복잡하고 힘들다. 이민이 더 힘든 것은 신분과 언어 장벽이 높다는 것. 이민 3세도 힘들다고 하면 놀라지. 왜냐고. 이민 3세는 언어와 신분 장벽이 없으니까. 오페라와 클래식 음악을 무척 사랑하는 할머니는 유대인인데 '지붕 위의 바이올린' 뮤지컬이 바로 할머니 가족사 같다고 하니 놀랐지. 지붕 위의 바이올린 주제곡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자주 들었어. 그때는 뮤지컬도 몰랐던 시절.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후 뉴욕에 와서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할머니는 요즘 무얼 하고 계실까. 맨해튼 어퍼 웨스트사이드에 산다고 하셨는데 나이 드니 몸이 종합 병원이라 들어간 게 돈이라고. 이 눈 하나에 몇 천불 저 눈 하나에 몇 천불... 건강이 축복이야. 수잔 할머니는 70대. 카네기 홀에서 수년 전부터 만났는데 2년 전부터 갑자기 늙어버리더라. 너무너무 고운 분인데.
맨해튼에서 플러싱에 돌아와 시내버스 타러 가는 길 꽃다발을 사고 싶은데 요즘 꽃 파는 상인이 나타나지 않아서 혹시 소식 아냐고 거리에서 모자와 바지와 가방을 파는 상인에게 물었다. 그랬더니 꽃 파는 상인이 휴대폰도 꺼버리고 받지도 않고 무슨 일인지 모른다고 하셨다. 크리스마스 이후 그 상인이 보이지 않아 혹시 코로나에 걸려 아픈지 걱정이 되었다.
겨울 호수에 비친 해님
수요일 아침에는 딸과 함께 호수에 산책하러 가서 예쁜 풍경 보고. 추운 겨울바람맞으며 걸으니 힘들었는데 내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호수. 자연은 언제나 좋다. 마음이 복잡할 때도 잠시 산책하면 기분이 전환이 된다. 머리 터질 때 집에서만 지내면 쓰러질 거 같으나 밖으로 나가 산책하면 기운을 얻는다. 올해도 자주자주 산책을 하며 행복을 찾았어.
힘내라고 속삭이는 겨울 달님
저녁 식사 후 아들과 함께 동네 한 바퀴 돌면서 밤하늘에 떠 있는 달님과 이야기를 했다. 캄캄한 밤을 환하게 비춰주는 달님은 얼마나 예쁜지. 내 마음도 환하게 만들어 주더라.
깜박 잊을 뻔했네. 피아니스트 엠마누엘 엑스가 내게 줄리아드 학교에 기부금을 보내 달라고 이메일을 보내 웃었지. 한국에서 몰랐던 피아니스트인데 뉴욕에 와서 좋아하게 된 음악가. 지난봄 3월 초 카네기 홀에서 요요마와 카바코스와 함께 공연했던 음악가. 그 공연이 마지막일 줄 누가 알았으리.
줄리아드 학교에서 온 이메일
When I arrived as a Pre-College student in 1961, little did I know that Juilliard would continue to be such a meaningful part of my life to this day. It was here that I was challenged and encouraged by not only my teachers, Jane Carlson and Mieczyslaw Munz, but also my fellow students. And for the last 30 years I have had the privilege of being on the teaching side of this wonderful place. My dynamic students inspire me year after year with their curiosity and talent. Just as it was for me, Juilliard is still the place where aspiring artists are empowered to explore, create, and reach their greatest potential.
None of this would be possible without the kindness of our supporters and friends like you. Will you join me in helping our students be a part of Juilliard‘s continuum of excellence by making a contribution to the Juilliard Fund by December 31? All new and increased gifts will be matched by the parent of an alumna who, like you, believes in the promise of our students.
I believe that the words of current Pre-College violinist and scholarship recipient Joshua Song will further inspire you: “Without your generous donations, I might not have been able to attend Pre-College for another year, so when I say that I’m thankful from the bottom of my heart, I don’t say it lightly. Thank you. Your contribution to my musical education has impacted my life in the most positive and profound way possible.”
Giving is easy! Visit giving.juilliard.edu/donate or call Juilliard at (212) 799-5000, ext. 278. And if you have already made your gift, please consider this our first thank you.
Scholarship gifts of any and all amounts make a Juilliard education possible. I send you my sincere thanks for your consideration of support and best wishes for a joyful holiday season.
Warmly,
Emanuel Ax
(Pre-College ’66; Diploma ’70, Postgraduate Diploma ’72, pi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