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일, 사랑하는 일.
인생은 원. 그러나 닫혀있지 않고 점점 커지는 둥그런 원이다는 상상을 한다.
"나는 이 글을 읽다가 하느님이 문을 닫으실 때 반드시 창문을 열어두신다는 생각을 했다. 온갖 재앙의 상자 밑에 희망을 준비하시듯 그가 희망의 냄새를 맡았다고 짐작했다."
김동규 산문집 『사람이 온다 』의 김미옥 작가님 독후감에서 옮긴 문장이다.
최대환 신부님의 책 『나 자신부터 돌봐야 합니다』닫는 글에서 내 마음으로 옮긴 '인생은 원'이 생각난 이유이다. 난 명사는 기억을 잘 못하는데 대신 이미지화가 되어 가슴에 남는 서랍은 발달되어 있다.
내 인생의 닫힌 문에 창문이 열리고 그곳으로 쏟아져 내리는 빛살을 나는 본다.
2008년 5월 14일에 나를 비추던 그 빛살처럼.
한국어로 읽은 글 중 김미옥 작가님 문장처럼 내 마음을 사로잡는 사람이 있었을까?
코로나19에 또 걸려서 이틀을 앓았던 뒤의 문장이다.
"이 바이러스는 자기가 사랑인 줄 아나 보다. 사랑에 면역이 없는 것처럼 약간의 변장을 하고 다시 찾아왔다. 백신을 맞아도 소용이 없다."
나도 그렇다. 그렇게 나에게 못되게 한 사람도 또다시 만나면 일단 웃고 본다. 또 당하고 다시 깨우치던 수많은 과거를 뒤로 하고 이제야 조금 연연해하지 않는 담담한 시절이 왔다.
나는 다정한 사람들의 마음을 받고 타인의 친절로 일어선 기억이 많은 사람이니까.
김미옥 작가님 2022년 3월의 얼굴책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