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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그냥 Jan 03. 2017

쇼핑몰에서 굳이 커뮤니티를 해야할까?

보통의 이커머스 기획자의 일상 속 기획 습작



 오늘은 특별한 포스팅을 하나 하려고 한다. 내 나름대로 '기획 습작'이라고 이름붙인 과정을 글로 풀어보려고 한다. 하나의 쇼핑몰에 얽매여서 업무를 하다보면 가끔 내가 일하는 시스템내에 얽매여서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산이 어려울 때가 있다. 그래서 나는 가끔 업무 외의 '기획 습작'을 하고는 한다.

 기획습작은 단순하다. 아무도 나에게 업무로 지시하지 않은 문제의식을 찾아내고, 거기에 대해 적절한 대안을 검토해서 실행안 드래프트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현실적인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단 좀 제쳐두고 고객 이용 동선을 만들어보고 순환구조를 그려본다. 뭐 시간이 남으면 노트에 간단하게 와이어프레임이나 UI도 드래프트로 남겨두기도 한다.

 오늘은 몇일 전부터 갑자기 호감가는 주제인 쇼핑몰의 커뮤니티에 대해서 고민해봤다.





쿠팡에서 상품평 댓글 기능이 없어졌다

 아마존 me-too전략의 정점인 쿠팡이었는데 상품평에서 댓글 기능이 갑자기 사라졌다. 안드로이드앱부터 시작해서 순차적으로 기능 삭제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 댓글 기능도 역시나 아마존 상품평 시스템에서 착안했을 것 같은 기능이었다. 아마존처럼 상품평의 도움여부도 체크하고 아마존처럼 상품평에 댓글도 만들었었다. 아마존은 상품평으로 버글거린다. 옆동네 중국의 타오바오나 징동도 상품평과 그에 대한 여러 토론이 넘쳐난다.

 쿠팡뿐 아니라 많은 국내의 쇼핑몰들이 그런 모습을 벤치마킹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쿠팡은 왜 갑자기 상품평 댓글 기능을 없애게 됐을까?


여기에 게시판 하나 넣어주세요

 쇼핑몰 기획자로 일하면서 이벤트나 전시페이지에서 마케팅 담당자와 가장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중 하나는 게시판이다. 항상 성공적인 이벤트를 바라는 마케팅 담당자는 참여자들이 북적되는 희망적인 생각을 품는다.  그런 북적임을 배가 해줄 ui적 장치는 단연 수많은 '자발적 게시물'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런데 내가 지금까지 쇼핑몰 기획자로서 살아오면서 굉장히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이 바로 게시판이다. 단순히 쇼핑몰 게시판하나 개발은 쉽지만, 글을 목적에 맞게 쓰는 고객은 정말 찾기 어렵다는 걸 느꼈었다. 쇼핑몰이 원하는 성과란 소위 '붐업'을 통한 '선순환'이다. 게시글이 붐업되면서 이 글이 외부로 공유되고 자연스럽게 트래픽을 끌고 마케팅 중인 상품을 소개하여 매출로 연결시키는 바로 그 선순환!


굳이 쇼핑몰에 와서 커뮤니티를 해야할까?

 인턴이던 시절, 입사과제를 만들면서 위시리스트를 활용한 커뮤니티에 대한 기획을 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해외 지사의 대표가 되신 그 때 당시 팀장님이 내 발표를 듣고 물어보셨다.

 "너라면 여기다 글을 쓸거냐??"

 나는 그 질문에 대답하기 곤란했다. 사실 나는 아니었다. 하고 많은 커뮤니티중에서 굳이 쇼핑몰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줄줄이 읊으며 글을 쓸 이유가 있을까? 당장 나부터도 쓸 생각이 거의 없다. 과제를 수행하는 인턴이었기에 팀장님은 자신있게 대답해야한다고 충고하셨지만, 그게 맞는가에 대해서 결코 떳떳할 수가 없었다.

 사실 국내에는 그렇게 번성한 쇼핑몰내 커뮤니티는 거의 없다. 이래저래 시도들은 많았지만 뚜렷이 떠오르는 서비스가 없는 것으로 보아 독보적인 사례는 없었고,  정말 고작해야 남아있는 것은 상품평 수준이었던 것 같다. 그나마도 판매자와 대화가 잘 이루어지기 어려운 대형 쇼핑몰일수록 질높은 상품평조차 찾기가 어렵다.

 그나마도 마케팅에서는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온갖 물질공세를 퍼붓는다. 쿠폰이나 포인트는 흔한 댓가수단이다. 대형 경품이나 포인트를 준다고 해야 짧은 영혼없는 댓글이나마 달리기도 한다.  


 물론 그래도 마케터가 노력하면 응답이 아예 없지는 않기도 하나보다. 최근에 상품평도 아닌데 댓글이 많은 쇼핑몰 컨텐츠 페이지를 본 적이 있긴하다. Hmall의 트랜드톡이 그 주인공이다. 댓글이 한글당 400개씩 달려있다. 모습은 대략 네이버의 포스트처럼 카드뉴스 스타일의 컨텐츠 페이지인데 사실 내 머리로는 이 글에 댓글이 왜 400개씩 달리는지 잘 모르겠다. 네이버 메인에 걸린 컨텐츠도 댓글수가 400개 되기 힘들고, 블로그 경험으로 봤을 때도 조회수가 1000이 넘어도 한두개의 댓글과 좋아요가 눌리기 힘든데 여기는 평균 좋아요 100에 댓글 400개이 달린다. 기획자의 질투인지 기획적 한계인지 모르겠으나 내 머리로는 파악하기 어렵다. 게다가 댓글도 하나하나 칭찬에 동의의 글 뿐이라 이건 국내 네티즌의 성향하고도 맞지 않고, 신기하기만 하다.

 

 그러나 이렇게 갯수가 많아도 이 커뮤니티를 성공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해서 '커뮤니티'라고 보기도 어렵다. 일방적으로 작성된 글에 대한 댓글이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쇼핑몰의 커뮤니티는 마치 SNS같은 플랫폼의 효과를 가져다 주어야 하는데 여기의 수많은 댓글들은 그런 '케미'까지는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컨텐츠 제공자가 제공해주는 컨텐츠를 보고 동의와 댓글을 남길뿐이다. 사용자들간의 교류는 없다고 봐야한다.



눈에 밟히는 외국사례들

 그럼에도 자꾸 커뮤니티를 꿈꾸고 커뮤니티가 쇼핑몰 기획자의 눈에 밟히는 건 해외의 수많은 사례들 때문일 것이다. 마케팅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계속 MAU를 높여줄 뿐 아니라 락인 효과까지 일으킨다. 심지어 전시 광고영역보다 파워풀해지기도 한다.

 오랜 사례로는 앞에서도 말했던 아마존도 있고 Product Hunt처럼 대놓고 상품에 대해 토론을 하는 사이트도 있다. 게다가 요즘 잘나가는 타오바오나 JD 등 중국앱은 그 업종을 불문하고 엄청난 양의 커뮤니티가 넘쳐난다. 물건을 산 상품평의 작성자에게도 대댓글이 마구 달리고 자신의 경험을 너무나 쉽게 나누어준다.

 생각만 해도 배아프고 얼마나 부러운지 모르겠다.

 해외에서는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글도 어렵지 않게 만나고는 한다. 아래의 글은 아마존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본 이커머스 전문가가 꼭 커뮤니티를 만들라고 독려하는 글이다.


http://www.the-future-of-commerce.com/2016/12/21/stop-fearing-customer-communities/


 국내의 공허한 게시판은 단지 쇼핑몰만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긴 하다. 중국앱에서는 커뮤니티와 거리가 멀어보이는 사진앱에서도 사진 공유 커뮤니티가 활발하던데 우리 나라 앱에서는 만들었던 게시판들도 없어지는 판이다. 대체 차이는 무엇에 있는걸까?


무엇이 사용자를 글 쓰게 만드나?

  돈을 준대도 글을 안쓰는 국내의 사용자들도 자발적으로 글을 쓰는 곳들이 있다. 아니 오히려 돈을 내면서까지 자기의 한 줄을 보여주려는 곳들이 있다. 요즘 눈여겨 보는 곳은 세가지.

 네이버 뉴스의 댓글과 멜론, 그리고 다음팟+트위치

 이 세가지를 눈여겨 보는 이유는, 커뮤니티가 메인이 아니라 서브로 해놓은 곳임에도 엄청난 사용자 케미를 발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세개의 서비스에서 쇼핑몰에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는 핵심 키워드를 만들어내는 힌트를 얻어보고자 했다.


네이버 뉴스 - '불만의 배설'

 네이버의 뉴스기사는 온갖 감정과 알바와 정치싸움이 판을 친다. 누군가를 옹호하고 칭찬하는 댓글보다는 비난하고 힐난하는 댓글이 부지기수다. 게다가 대댓글 시스템도 당연히 갖추고 있어 댓글을 다는 사용자들간의 케미가 넘쳐난다. 과연 이들이 자판을 두드리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TV에서 허지웅씨가 댓글 고소 후에 알아보니 안티 댓글의 70%가 하나의 업체에서 댓글알바한 사람들이라고 이야기 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이 말을 듣고나서 문득 뉴스의 속성은 결국은 이것과 연관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돈'이다.

 최근에 본 뉴스들에서 댓글이 많은 뉴스들을 떠올려 보자. 연예관련 뉴스는 살짝 제쳐둔다면, 끊이지 않고 나오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뿐 아니라 그칠 줄 모르는 AI감염 뉴스 등등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뉴스들은 사회, 경제, 환경을 불문하고 '돈'하고 엮여있다. 국정농단의 가장 큰 부분 중 하나도, 국고를 낭비했고 이런 정책들도 국민들의 경제활동에 대해서도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돈 문제는 '분노의 감정'으로 이어진다.  경제활동이나 타락학 사회적 부의 분배에 대한 분노를 숨기지 않고 표현한다. 그리고 생각이 다른 댓글알바에게도 화를 낸다. 그 외에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들은 골목상권 침해라든지 어디서 듣도보도 못한 사업방식에 대해서 누가 돈을 벌었다고 하면 거기에 대한 여러가지 감정이 보인다. 때로는 상실감이나 공포, 우려 어쩌면 회의감까지 그려낸다. 그 여러가지의 감정을 퍼붓기 위해 댓글이 달린다.

 댓글은 감정의 배설지이고 손끝을 떠나는 순간 묘한 위로가 된다. 감정을 배설하면서 느끼는 카타르시스가 뉴스댓글의 핵심인 것이다.

 

멜론 아지톡 - '사랑의 증표'

 처음에 멜론에서 '아지톡'을 만들었을 때 나는 콧웃음을 쳤다. 어린 시절 빠순이였던 나의 경험으로 보았을 때 아이돌 팬들은 어차피 각각 이용하고 있는 커뮤니티가 있고 그 안에서 이미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런데 굳이 새로 생긴 곳에서 글을 굳이 쓸까 싶었다. 디씨인사이드 갤러리나 카페처럼 이미 굳어진 곳들과 대결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아지톡에는 특별한 시스템이 있었다. 바로 가수와의 '친밀도'. 0도에서 99도까지 올릴 수 있는데, 그 가수의 음악을 많이 듣고 좋아요, 댓글 등 활동을 많이 해야 올라간다. 그리고 친밀도가 99도인 사람에게는 왕관아이콘이 생기고 여러가지 자격이 생긴다.

 여기서 재밌는 건 개개인의 연예인에 대한 사랑을 '친밀도'로 표현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친밀도가 '온도'의 형태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뜨거운 사랑은 그대로 아지톡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지금 아지톡은 어쩌면 사랑에 대한 증표처럼 작용하고 있다. 참여자들은 친밀도를 높이고 자신이 사랑하는 연예인의 아지톡에 글을 남기고 쓸 수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게다가 연예인들이 직접 봐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들뜨게 한다.


다음팟+트위치 - 환호의 뿌듯함

 다음팟과 트위치는 개인방송 서비스다. 우연히 남편이 게임방송 보는 것을 따라 보게 되었는데, 아주 재밌는 것을 발견했다. 바로 아프리카TV의 별풍선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후원'방식이었다. 다음팟과 트위치에서는 사용자들은 돈을 내고 후원을 하는데 메시지와 영상까지 함께 보낼 수 있다. 메세지를 자동으로 기계 여성의 목소리로 읽어주고, 트위치는 Youtube 영상은 작게 사이드에 재생도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방송에서 자기들끼리 대화를 주고 받지만, 인기있는 방송에서는 사람들은 너도나도 쉬지 않도 500원 1000원을 써가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방송으로 내보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 중에서도 내가 아주 재밌게 봤던 유저가 몇명 있다. 바로 '허리의 요정'과 '흔들스탕스'다. 남편이 보는 방송은 보통 게임관련 방송인데 저녁때 시작해서 새벽까지 줄기차게 방송을 한다. 가끔 이 '허리의 요정'은 나타나서 천원을 지불하고 똑같은 메시지를 보낸다.

 "안녕하세요, 허리의 요정입니다. 모두 허리를 펴고 의자에 바르게 앉아보세요"

 이 무슨 어이없는 행동인가 싶은 찰나, 더 놀라운 것은 방송 채팅창에 있던 사람들이었다. 그 빠른 채팅에서 다들 외친다. 수십개의 글들이 지나갔다. "고마워요, 허요!" 그는 "허리의 요정"이라는 타이틀을 각인시켰다.

 '흔들스탕스'는 맨날 홍경민의 '흔들린 우정' YouTube 영상 주소를 보내서 다른 유저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그 사람도 수시로 이 동영상을 메시지로 보내기 위해 후원을 한다.

 이들은 움직이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다름아닌 '명성'이다. 개인 방송을 하는 주체는 따로 있지만 이 방송을 매번 들어오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속에서 그들은 돈을 내고 명성을 얻었다.  

 

 이 세개의 서비스에서 사용자들은 치열하게 댓글과 커뮤니티를 하는 과정에서 각각 '불만의 배설의 카타르시스', '사랑의 증표', '환호로 받는 뿌듯함'을 얻는다. 모두 다 다른 차원의 감정적 욕구들을 해소시켜 주는 것이다. 그렇게 게시판을 만들어놔도 글 하나 안쓴다는 우리나라 사용자들도 이러한 감정적인 가치를 위해서는 자발적으로 커뮤니티를 이용하고 소위 '좌표'라고 찍어서 SNS상에 빠르게 공유한다.

 즉 커뮤니티는 플랫폼 안의 또다른 플랫폼이다. 플랫폼의 가치사슬이 정확하게 설계될 때 사용자는 움직이고 기획자가 원하는 성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쇼핑몰의 커뮤니티는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까?

  이커머스 쇼핑몰은 말 그대로 상품을  구매하는 곳이다. 쇼핑몰에서도 커뮤니티를 통해 무언가 감정적인 가치를 제공한다고 하면 대체 어떤 감정을 담아줄 수 있을까?

 '소비'의 흐름에서  힌트를 얻어볼까 한다.


 '좋은 소비'란 무엇인가

 이커머스의 사용자에게 좋은 소비를 구매의 4단계에서 고민해봤다. 내가 소비자일 때 원하는 니즈는 분명하다.

니즈의 인식 : 니즈를 정확하게 인식시켜주고 구매시 만족감이 최대화될 니즈를 파악하는 것

상품 대안의 탐색 : 가장 가성비가 훌륭하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최적의 상품을 쉽게 찾아낸 것

최적의 결제 : 대우받으며 저렴하게 아주 쉽고 편하게 결제하는 것

만족스런 배송 :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상품을 친절하게 배송받는 것

 한마디로 말하자면 '스마트하게 잘 사고 대접받는 소비'가 사용자의 입장에서 '좋은 소비'가 된다.


 그렇다면 여기서 발견할 수 있는 핵심적인 감정 가치는 니즈는 무엇이 있을까. 스마트한 소비에 대한 확신이 아닐까??


스마트한 소비를 확신하게 하는 방법

 스마트한 소비를 확신하게 하는 기존의 방법들은 분명 있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주변에 자랑하는 방법, 조잘조잘대며 굳소비를 자랑하다가 의외의 말을 듣거나 더 싸게 산 친구를 만나면 좌절하기도 한다.

 단 시간에 빠르게 자랑하려면 SNS에 올리는 게 가장 쉽다. 특히 밀레니얼세대의 특징이라고도 하는데 소비를 공유하고 일부러 보여주는 것도 상당히 흔하다. 하지만 무플이라면 이보다 속상한게 없다.

 

쇼핑몰만이 해줄 수 있는 것

 그렇다면 쇼핑몰이라면 뭐가 다를 수 있을까?

 쇼핑몰이 저 위의 두가지보다 더 스마트 소비의 확신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첫째, 빅데이터를 갖고 있다.

 쇼핑몰은 고객의 구매에 대해 무조건 박수치고 실수로라도 비싼걸 사면 기뻐하는 존재로 성장해왔다. 완벽히 유통의 장사꾼마인드랄까? 그래서 고객의 소비를 판단해주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가장 좋은 상품의 추천의 임무가 생겨나면서 점점 좋은 소비를 위해 판단하기 시작했다. 상품의 가성비와 브랜드 선호도 등등.

 이 모든 빅데이터를 갖추고나면 쇼핑몰은 고객의 소비에 평가해 줄 수 있을지 모른다. 아니 더 멀리 나가면 고객이 어떤 방식의 소비목표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점수를 매겨줄 수도 있다.

 이러한 평가가 가능하다면 고객은 소비평가가 분명한 그 쇼핑몰에서 구매를 하고 자신의 평가를 받아보기위해 게시글을 공개할 지도 모르겠다.


 둘째, 전문가 시스템을 마련해 줄 수 있다.

 각각 아이템별 전문가가 있다면 어떨까? 놀랍게도 놀랍게도 쇼핑몰에는 아이템별 전문가가 있다. 바로 MD다.

 물론 모든 상품을 한명의 MD가 아는 것은 불가능하고 모든 사람에게 답변을 주는 것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MD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MD는 아이템 선택시 체크포인트를 알고 있다. 가전을 고를 때 수많은 스펙에서 무엇을 먼저 체크해야되는지 알고있다.  이것만으로도 채점리스트는 분명히 나올 수 있다.

  

 셋째. 비슷한 구매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모아줄 수 있다.

 쇼핑동선상에서 비슷한 상품에 관심있는 고객들을 모아서 집단지성화 시켜줄 수 있다. 관심사가 있지 않다면 커뮤니티는 형성 자체가 불가능하다. 지속적인 교류까지는 먼 일일지라도 적어도 관련 아이템에 대한 정보는 서로 대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서비스는
무엇을 해야하나?

 여기까지 고민했을 때 머리속에 여러가지 서비스가 떠올랐다. 네이버에서 사라진 비운의 위시리스트 이상형 월드컵 같은 서비스도 있었고 옛날옛적에 SSG가 신세계몰 시절에 자취를 감춘 블로그 공유 서비스도 있었고. 아마도 모두 이 핵심 포인트를 노렸던 것 같다. 그런데 모두 성공시키지 못했다. 아마도 감정적 가치를 정확히 전달하기 어려웠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던 쇼핑몰의 커뮤니티 가능성은 모든 쇼핑몰이 동등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우리 쇼핑몰만의 독창적인 가치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제 어떤 서비스 기획할 수 있을까?


 나는 이 길고 긴 고민과정에서 몇가지 결론를 얻었다.

문제의 정의 : 쇼핑몰의 커뮤니티가 성공한 적이 극히 드물지만, 꼭 만들고 싶다.

문제의 원인 : 일시적인 커뮤니티 이용만을 강요했다.(feat. 쿠폰, 포인트, 경품) 때문에 억지로 쓴 짧은 글만이 남았다.

해결의 실마리 : 성공적인 커뮤니티들은 감정적 가치를 커뮤니티를 통해서 해소해 주어야 한다. 하나의 대안으로 '스마트 쇼핑에 대한 뿌듯함'을  얻을 수 있는 커뮤니티를 상상해봤다.

이제 실행안에 대해서 고민할 타이밍이 됐다.


 실행안은 고객 경로를 그리고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나는 이런 경로 고민시 항상 제프베조스의 메모를 떠올린다.


아마존 제프베조스의 유명한 메모

메모는 아주 간단하게 서비스의 선순환과 성장을 위한 핵심 서비스 가치를 보여준다. 나도 이런 그림을 항상 그리고 서비스 기획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나열하면서 순환구조를 구상해봤다. 스마트한 나의 구매에 대한 뿌듯함이란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하면서 계속해서 다시 커뮤니티로 끌어들일 수 있는 구조를 생각했다.


쇼핑몰 커뮤니티 기획 습작의 서비스 도식도


서비스의 인지 : 구매전에 미리 구매점수를 보여줘서 구매후 자랑하고 싶도록 만드는 것은 어떨까? 마치 노래방 점수 자랑하듯!

서비스의 유입 : 주문완료 페이지에서 바로 확인 또는 자랑하라고 하는 것은 어떨까?

서비스의 이용 : 자신의 구매소감과 함께 구매썰을 쓴다면 어떨까?상품평을 쓰기도 전에 먼저 굳거래를 자랑하며 상품평 기대버튼을 받아도 좋지 않을까? 나중에 상품배송후에 상품평을 쓰면 알림도 바로 가도록~

서비스의 재유입 : 타인의 댓글이 달리거나 상품평 요청을 받거나 할 때 알림이 온다. 혹은 친구에게서 굳거래 공유를 받거나 하면 어떨까?

서비스 가치의 확보 : 스마트 거래 점수가 높을수록 사이버 명예를 주는 것은 어떨까? 점수라든가 일종의 감투를 주는거


기획의 첫발짝을 위한
'신발 신기'레벨의 연습을 반복한다

  이제 간단히 도식화된 서비스 아이디어가 하나 쥐어졌다. 이 아이디어는 대안으로 떠올릴 수 수많은 아이디어중에 하나일 것이다.

 이런 아이디어가 서비스가 되려면  우리가 잘 아는 실제 서비스가 될만한 기획을 시작해야 할 때다. 아주 간단한 프로토타입이라도 되려면 머리속 시뮬레이션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사실 이 아이디어의 수준은 날 것 그대로다.  

 이 기획안이 설득력있고 쓸만해지려면 손이 많이 갈 것 같다. 사실 이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스마트한 쇼핑을 점수화' 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진짜 많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혹시라도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시면 공유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


 


자, 이 긴긴 기획습작을 요약해보자면, 쇼핑몰에 커뮤니티가 필요할까에 대한 고민은  무언가 아주 러프한 서비스 기획아이디어로 이어졌다. 이 러프한 아이디어는 적어도 내가 선택한 기획가치인 '감정적 가치'를 제공해 주는 '쇼핑몰 커뮤니티'라는 문제의식과 대안을 모두 갖고 있다.

 모두 잊고 계셨겠지만, 이 포스팅 시리즈는 이커머스 기획에 관심있는 후배님들을 위한 것이다. 그저 습작일뿐이지만 이 포스팅에서 신규서비스를 구상하는 방식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힌트를 얻으셨으면 좋겠다. 이 서비스를 회사에 소개하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식의 기획 습작이 쌓여갈수록 분명 기획 연습이 되고 있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다음에 또 다른 기획아이디어가 있으면 기획습작으로 또 찾아올지도...?ㅎ







덤.  얼마전 흔디님의 브런치의 주옥같은 UX작가들(2016)이라는 어마어마한 타이틀의 글에서 10명안에 선발되는 연말시상식보다 더 감사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요 몇일사이에 갑자기 구독해주시는 분이 많이 늘어나게 되었네요..^^;;  이 와중에 기획습작을 올려도 되나 고민이 많이 됐습니다.

그래도 꽤나 긴 시간동안 작성한 글이라, 어쨌거나 발행합니다.  

 다음에는 이커머스 기획자의 쫀쫀한 리얼 기획 이야기로 다시 돌아갈께요.. ㅋ   

 

2017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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