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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강민 Salawriter Jun 24. 2017

일이 되게 하려면 말은 "언제, 어떻게" 해야하는가?

직장인 업무 커뮤니케이션의 타이밍

뉴스를 보다 보면 유명인들이 문제를 일으켜 사회적인 공분을 사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잘못 자체가 이러한 공분의 직접적인 이유이겠지만, 때로는 머리 숙여 사과를 하고도 비난의 화살을 피하지 못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너무 늦은 사과, 즉 ‘지각’ 사과가 그 중 한 가지 이유이다.


커뮤니케이션의 시점, 다시 말해 해야 할 말을 하는 타이밍은 우리의 일상에서도 때때로 불편한 상황을 만드는 요인이 된다.




1. 커뮤니케이션의 엇박자

보고, 협의, 논의, 상의, 면담… 일을 하다 보면 누군가와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목적과 방식도 다양해서 내가 이야기하는 주체가 되기도 하고,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기도 한다. 이야기를 듣는 역할을 하는 경우도 물론 있다. 지금부터 이야기하고자 하는 타이밍은,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이 되는 ‘말을 하는 입장’에서의 타이밍이다.


커뮤니케이션 엇박자가 낳을 수 있는 불편한 상황을 한 번 살펴 보자.


중요한 보고를 앞두고 준비에 여념이 없던 김 과장. 자료를 작성하다가 어려움에 봉착했는데 혼자서 끙끙 앓다 보니 보고가 며칠 남지 않게 되었다. 진행 상황이 궁금한 팀장님이 말을 걸어 온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 이유 중에 하나, 리더와 팀원의 다음과 같은 심리 차이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에서 엇박자가 나는 것은 아닐까? 기다리고 있는 리더와 멈추어 있는 팀원 사이의 좁혀지지 않는 시공간의 간격. 그리고 사정을 봐주지 않고 흘러가는 시간.




2. 기대와 실망, 불안과 불신의 상관 관계

‘기대와 실망의 상관 관계‘라는 말이 있다.

팀원이 일을 하는 데 시간을 많이 들일수록 리더의 기대는 커질 것이다.

‘공을 많이 들이고 있나 보네…’, ‘웬만큼 정리가 되면 보여 주려고 하나 보다.’


하지만, 그런 기대감의 한편에서 동시에 커지는 것이 있다.

바로 불안감이다.

‘잘 되어가고 있는 거겠지?’, ‘설마 시간 다 돼서 이상한 거 가지고 오진 않겠지?’



혹시나 일이 잘 안 되기라도 한다면, 이러한 상관관계의 부정적인 면은 더 강해질 것이다.

기대가 커지면 실망도 커지게 마련이고(‘겨우 이런 거였어?’),
불안감이 현실이 되면 신뢰 역시 크게 저하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그럼 그렇지…’).

부하 직원의 마음은 더 불편할 것이고,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전까지 내내 불안함의 연속일 것이다.

‘기다리실 텐데 어떡하지?’, ‘지금 이야기를 해야 되나?’, ‘내가 해결할 수 있을까?’




3. 일이 되게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타이밍과 방식

일을 하는 데 있어서의 어려움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일이 되도록 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타이밍과 방식은 어떤 것일까? 세 가지로 정리해 본다.


① 단계별, 수시로 점검의 기회 갖기

우리가 이정표도 길도 없고 사방이 모래뿐인 사막을 걷고 있더라도, 수시로 나침반을 확인하면서 나아간다면 완전히 잘못된 방향으로 가버리는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일이 잘못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진행 상황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일에 있어서는 커뮤니케이션이 나침반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일을 진행하는 과정의 중요 관리점(Milestone)을 정하고, 기본적으로는 단계별로, 필요한 경우에는 수시로 가지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점검이, 당초에 설정했던 목표와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도록 하는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다.


② 팀원이 주도하여 타이밍과 내용 정하기

아이들도 숙제나 심부름을 시키면 자연스레 싫은 티를 내는 것처럼, 일을 하는 데 있어서도 독촉을 받게 되면 아무래도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게 될 수 있다.


앞서 리더와 팀원의 심리에 각각 잠재해 있는 기다림과 부담스러움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러한 차이를 해소하면서 일이 되게 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기다림을 반대로 하면 재촉이 되고, 부담스러움을 반대로 하면 편안함이 된다. 일이 되게 하는 측면에서 변화를 고려해 본다면, 팀원이 부담감을 덜어내고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으면 어떨까? 그리고 리더는 믿고 기다려주며 서슴없이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팀원이 먼저 리더에게 일이 얼마나 진행이 되었는지, 고민 거리는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리더는 이미 진행이 된 것에 대해서는 더 발전시키기 위한 의견을, 어려움이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조언과 아이디어를 전해 준다면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 일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팀원은 일의 진행 방향이 맞는지 수시로 확인할 수 있고 그만큼 확신을 갖고 업무에 임할 수 있다. 덤으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팀원이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하는 경우 진행 과정에 부족함이 있더라도 질책은 줄어든다. 자백하면 형량을 낮춰주는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과 같다고나 할까.


③ 필요성을 기준으로 타이밍 판단하기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좋은’ 타이밍은 언제일까? 상대방이 여유 있을 때? 상대방의 기분이 좋을 때? 쉽게 정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타이밍은 명확하다. 정보의 공유가 필요할 때, 의사 결정이 필요할 때, 도움이나 지원이 필요할 때, 문제의 해결을 위한 논의가 필요할 때 등으로 커뮤니케이션의 필요성이 판단 기준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처럼 커뮤니케이션의 필요성을 인지했을 때 주저하거나 고민하느라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에는 다음의 타이밍을 기약하는 의미에서 중요 관리점(Milestone)을 상기하고 그 때 점검할 사항을 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물론 팀원이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조직의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주도적으로 하는 것은 일이 되게 하는 핵심이자 기본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의 주도권을 갖는다는 것은 일을 주도적으로 하는 것의 한 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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