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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리 Nov 16. 2019

고객이 팬이 되는 제품의 '뼈 때리는' 탄생설화

내 운명은 고객이 결정한다 - e커머스 전설 박종윤 대표 

당신의 화장실은 안녕한가요?


화장실, 정말 중요한 공간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아마 하루에 최소 3번은 이 곳을 방문할 테다. 좋은 화장실은 어때야 하는가? 물은 시원하게 내려가는지, 악취가 나거나 습하진 않은지 여러 조건을 따져야 한다. 화장실은 당신에게만 중요한 곳은 아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고양이에겐 화장실이 인생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 고양이 화장실엔 어떤 모래가 필요할까?


페이스북 친구 1320명에게 답을 묻다

고양이 용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사람이 있다. 오랫동안 고양이를 키운 노하우로 가성비 좋은 제품을 내놓으니 소비자 반응은 꽤 괜찮다. 그는 큰 맘을 먹고 가게를 낸다. 그 이후로는 팔면 팔수록 적자가 나고, 은행에서 '자본잠식 기억'이라고 대출도 안 해준다. 도대체 왜?


그는 원래 본가에 용품을 쌓아놓고 온라인으로 용품을 판매했었다. 별도의 직원 없이 가족이 조금씩 일을 도왔다. 건물 임대료 0원, 인건비 0원이었던 것. 그렇게 유지되었던 사업은 오프라인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지 못했고 워낙 저가로 판매하다 보니 팔수록 적자였다. 고전하던 그는 고양이 필수품, 고양이 모래를 직접 개발한다. 이 제품은 광고비 하나 들이지 않고, 찍어내자마자 완판 신화를 기록하며 7차 8차까지 제작된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그는 모래를 만들기에 앞서 페이스북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을 찾아 1320명과 친구를 맺고, 그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고양이 모래에서 어떤 결핍을 느끼시나요?

고양이 집사들은 평소에 느꼈던 불편한 점을 쏟아냈고, 공감대는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그는 페이스북 친구와 결핍을 나누고 그 결핍을 채우는 과정을 전부 공유했다. 인도에 모래를 보러 가거나 공장에서 시제품을 만들고 결국 출시에 이르는 모든 단계들 말이다. 페이스북 친구 입장에서 그 모래는 단순한 판매 상품이 아니라, '나'의 의견이 반영된 '나'의 상품이었다. 그들은 제품 출시를 열렬하게 축하하고, 구매했고 자발적으로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구매 후기를 올렸다. 


고객의 결핍을 채워라.
이왕이면 나에게 사게 한다. 내일 또 사게 한다. 다음에는 친구도 데리고 와서 사게 한다. 


돈은 혼자 걸어 다니지 않는다

마마캣 신화의 뒤에는 e커머스 분야의 전설, 박종윤이 있었다. 하루 매출 500만 원짜리 쇼핑몰을 단 10개월 만에 1억 원 매출로 20배나 올린 그. 2006년 단돈 372,500원을 가지고 상경한 그의 성공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결핍 노트와 성공노트를 써라

식당을 가면 우리의 레이더는 무의식적으로 다양한 요소를 평가한다. 음식의 맛부터 종업원의 친절도, 대기 시간, 테이블 사이의 간격, 인테리어, 식기류의 퀄리티 등을 쭉 스캔한 후 왠지 좋다, 별로다의 뭉뚱그려진 느낌을 가지고 식사를 마치게 된다. 성공하는 사업가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어떤 서비스나 제품을 경험하면서 결핍, 성공 요소를 매일같이 기록하여 개발, 창업 아이템의 씨앗으로 삼는다. 


스토리와 콘텐츠를 강화해라

스토리는 상품의 탄생설화다. 마마샌드가 누구를 위해 왜 만들어졌는지 대중이 공감하는 스토리가 지갑을 열게 만든다. 콘텐츠는 실제로 상품이 소비되었을 때의 경험담, 즉 후기다. 요샌 와디즈, 텀블벅처럼 제품을 출시하기에 앞서 스토리로 먼저 소통하여 펀딩 받고 실제작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스토리와 콘텐츠가 함께 할 때, 상대방이 들었을 때 재밌어야 고객 반응이 나온다.


1) 왜 만들었나?
2) 어떤 과정으로 만들었나?
3) 기술적으로 어떤 결핍을 채웠는가?
4) 샘플 상태의 사용 후기


고객이 아닌 팬을 만들어라

BTS 가 영국에서 공연을 하면, 아미는 상사 눈치 보며 휴가 쓰고 거금을 들여 티켓을 예매하고 비행기 티켓을 산다. 팬은 본인의 시간, 노력, 돈을 써서 특정 브랜드나 인물이 잘되게 하는 사람이다. 

어떻게 고객을 팬으로 만들까?

관심이 팬을 만든다. 자동차 판매왕, 보험왕들은 어떻게 그 분야의 일인자가 되었나? 과학적으로 사람은 2000명 정도의 타인을 기억할 수 있다고 한다. 인간관계이론으로 유명한 데일 카네기는 '당사자들에게는 이름이 그 어떤 것보다도 기분 좋고 중요한 말임을 명심하라.'라고 했다. 전화 목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알 정도로, 상대방이 느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라. 시간, 노력, 돈까지 써가면서 나를 잘되게 만들려는 사람이 붙으면 100배의 효과가 나온다. 


나뿐 아니라 모든 사람은 사랑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대부분 사랑은 이기적이라 각자의 입장에서 사랑을 구한다. 고객의 불편과 결핍을 느끼고, 처지를 공감해주고, 두려움을 해소시키면서 관심,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를 채워줘야 한다. 




확률적으로 높은 게임은 배당금은 낮을 수밖에 없다. 남다른 비범함에 대한 도전을 하지 않는 것은 불안감 때문. 불안감은 용기가 아니라 근거로 극복할 수 있다. 불안하지 않기 위해서는 근거를 모아라. 1,320명과 이야기하고 물어보고 테스트할 때 비범한 모래가 나온 것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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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누리

운동과 술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영혼. 석유화학회사를 때려치우고 와인 공부를 하다 스타트업에 정착했다. 2018년 한 해동안 약 350개의 커뮤니티 이벤트를 개최했다. (자칭 이벤트 전문가) 창의성과 영감이 샘솟는 삶을 위해, 인생을 변화시킨 사람과 문장들을 수집 중이다. 사람과 사람들의 접점을 이어 파동을 일으키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삼고 있다.


(현) 패스트파이브 커뮤니티 크리에이터팀

       레뱅드매일, 파이니스트 와인 수입사 홍보 대사

(전) 독일 UNCCD(유엔사막화 방지기구) 

       석유화학회사 환경법, 환경정책 관련 업무

       와인 21 객원 기자

       서울대학교 국제 협력본부 학생대사 이벤트 팀장

       한국장학재단 홍보 대사

        4-H 동시통역사, 캐나다 파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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