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으로 나가라
동아시아의 어린이 근시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중국·일본의 아이들은 산업화 이후 실내 중심의 환경에 갇혔고, 사교육·조기교육·과도한 독서와 근거리 작업, 아파트 생활이라는 구조 속에서 햇빛 부족이 일상화됐다.
반면 북유럽(스웨덴·노르웨이·핀란드)의 아이들을 보면 전혀 다른 장면이 펼쳐진다. 비가 와도, 눈이 내려도, 영하의 칼바람이 불어도 “매일 야외활동”(Everyday outdoor activity)이 교육 문화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아이들은 숲유치원, 자연 놀이터, 공원, 해변, 언덕, 빙하, 스키장 등에서 사계절 내내 자연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숲에서 3~4시간씩 뛰어노는 아이들, 비 맞으며 모래성을 쌓는 아이들, 겨울엔 스키·썰매·빙하 탐험을 즐기는 모습이 뉴스, 공공기관 홈페이지, 유튜브, 블로그 어디에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날씨는 아이들을 막지 않는다. 실내에 가두는 건 어른들뿐이다.”
이것이 북유럽이 지켜온 철학이다.
이 극명한 차이가 결국 한 가지 질문으로 이어진다. 왜 동아시아는 눈 건강과 정신 건강을 잃어가는데,
북유럽은 자연 속에서 더 건강하게 자라는가?
이코노미스트는 한중일·대만 지역의 근시 증가가 유전이 아니라 환경적 요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각국의 조사 데이터를 보면 원인은 더욱 분명해진다.
한국 고등학생 97% 근시
일본 어린이 85% 근시
중국 어린이 40% 이상
대만은 30년 동안 70% → 80% 이상으로 증가
전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압도적인 수치다. 연구자들은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핵심 원인은 햇빛 부족”
왜냐하면 자연광에 노출될 때 눈의 성장 조절을 돕는 도파민이 망막에서 분비되는데, 실내생활이 길어질수록 이 기능이 저하되어 안구가 길어지면서 근시가 유발되기 때문이다.
호주·미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실험에서도 동일한 결론이 나왔다.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 자체가 근시 위험을 낮춘다.
무엇을 하느냐보다 밖에 있는 것이 중요하다.
1주일 야외활동 1시간 증가 → 근시 위험 점진적 감소.
반대로 동아시아의 아이들은
아파트 중심의 실내 생활
방과 후 학교·학원·과외
스마트폰·태블릿·PC 등 근거리 작업
‘늦은 귀가’가 일상이 된 사교육 문화
이 구조 속에서 자연스럽게 “햇빛 결핍 사회”를 살고 있다.
생각해 보면 우리집 아이들도 모두 초등학교때 안경을 착용했고, 라식 수술을 20살 되기전에 했다. 나름 야외 활동을 자주 했다고 생각했는데.. ㅠㅠ 아이었다.
어린 시절 실내 생활을 강요받은 동아시아의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같은 환경을 반복한다.
사무실 · 회의실 · 집
컴퓨터 · 스마트폰 · 야근
주말엔 집에서 쉬기
햇빛과 자연은 ‘드물게 누리는 것’이 됨
이 생활 패턴은 눈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치명적이다.
과학적으로 모두 입증된 내용이다. 어릴 때 자연과 햇빛을 잃어버린 경험이 성인이 되어서까지 우리의 삶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CEO들과 함께하는 행경산악회는 '누죽걸산'이란 컵셉하에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고 했는데.. 나이들어 움직여야 한다는 걸 제대로 표현한 단어인 듯 하다.
산에 오기 위해 야외 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산행을 위한 준비를 할 수 있게 했다는것도 어찌보면 과학적으로 근거있는 행동강령이다. ㅎㅎ
북유럽 교육 철학은 단순하다. 밖에 있는 것이 몸과 마음에 가장 좋다. 햇빛, 바람, 땅, 흙, 나무가 인간을 건강하게 만든다.
동아시아가 근시율과 스트레스 지표에서 세계 최악을 기록하는 동안 북유럽은 가장 건강한 사회로 평가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도 이제 성인이 되었지만 이 단순한 진실을 다시 배워야 한다.
근시 연구가 알려주는 핵심 메시지는 한 가지다. 사람은 원래 자연 속에서 살아야 건강하다.
이제는 우리도 북유럽처럼 선택해야 한다.
비가 와도 눈이 내려도 바람이 불어도 밖으로 나가야 한다.
15~20분만 햇빛을 쬐어도, 30분만 걸어도, 짧은 산책만으로도,기분은 가벼워지고 눈은 편안해지고 스트레스는 줄어들고 하루의 리듬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우리는 모두 햇빛이 있어야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존재다. 그러니 이제는 더 이상 집 안에 갇히지 말고,사무실에 파묻혀 있지 말고, 평일이든 주말이든 시간될 때 짧은 틈이라도 밖으로 나가자.
북유럽처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집에서 있기보다는—야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