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스테이블코인 더 이상 늦춰지면 안 된다

한국이 머뭇거리는 사이, 글로벌 질서는 이미 재편되고 있다

by 꽃돼지 후니

AI 시대의 결제 인프라는 더 이상 기존 금융 시스템의 연장선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AI가 검색을 넘어서 구매·결제·교환까지 직접 수행하는 AI 경제권(AI Economic Zone)이 열리고 있고, 이 기반에는 반드시 프로그래밍 가능한 디지털 통화, 즉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의 현실은 어떤가?

정부안 국회 제출이 한 달 가까이 지연

한은–금융위–여당 간 발행 주체 논쟁 지속

디페깅·코인런·금산분리 리스크 등 전통 금융적 우려 반복

업계는 PoC 중단, 프로젝트 ‘올 스톱’


반면 해외는 이미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특히 일본 JPYC 대표 오카베 노리타카가 말했듯이:

JPYC대표.png
“스테이블코인은 AI가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시대의 기반 통화다.”
“한국이 늦으면 미국 코인에 종속된다.”


이 말은 과장이 아니다. 이미 실물 결제, 송금, 상점, B2B 거래, 카드 시스템까지 스테이블코인이 잠식하는 속도는 한국의 규제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


일본은 왜 앞서가고, 한국은 왜 멈춰있나


① 일본은 루나 사태 이후 ‘규제 강화’가 아니라 ‘규제 확정’을 선택

한국은 루나·테라 사태 이후 한동안 “위험하다”에 집중했지만, 일본은 같은 사건을 보고 “법을 빨리 만들자”고 판단했다.


그 결과:

2022년 스테이블코인법 제정

2023~2024년 인가 제도 정착

2024년 JPYC, 일본 첫 민간형 공정코인 인가

이미 다양한 실사용 서비스 등장

농가·콘텐츠·지역상점까지 JPYC 기반 결제 확산

팬시한 스타트업이 아니라 지방 농가가 스스로 결제 시스템을 만들 정도다. 한국 기업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민첩함이다.


② JPYC의 철학: “발행은 엄격하게, 사용은 자유롭게”

이는 매우 중요한 철학이다. 일본 모델은 “발행은 규제 아래서”, “사용은 혁신에 맡긴다” 라는 방향이다.

반면 한국은 발행도, 사용도, 구조도 모두 불확실이기 때문에 한 발자국도 못 나가고 있다.

JPYC.png

JPYC 대표가 던진 경고: 한국이 늦으면 미국·홍콩 코인 체제로 종속된다


① 현실은 이미 미국 스테이블코인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올해 1~7월 온체인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의 90% 이상이 달러 스테이블코인(USDC·USDT)

USDT 발행사의 순이익은 100억 달러 돌파 → “민간 중앙은행” 수준

JP모건, 시티, MUFG 등 글로벌 메가뱅크는 이미 토큰화·예치토큰 사업 진입

알리바바는 글로벌 무역 결제에 JP모건 토큰 시스템(Kinexys) 도입

이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원화의 존재감은 줄어든다.


② 한국이 제도화를 늦추면 벌어지는 일

원화 스테이블코인 부재 → 해외 스테이블코인 이용 증가

달러 코인 종속 → 결제·송금·환전 주도권 상실

국내 결제업·PG·카드사·핀테크 경쟁력 붕괴

한국 관광·무역·이커머스 비용 경쟁력 약화

AI 경제권에서 원화가 소외되는 구조적 리스크


JPYC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환전소가 10% 수수료 떼가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
한국 엔화 스테이블코인만 바로 교환돼도 이런 낭비는 사라진다.”


문제는 한국만 멈춰 있다. 일본·홍콩·싱가포르·미국은 이미 규제 표준 정합성을 논의하는 단계다. 한국이 동떨어진 규제를 만든다면? → 한국 스테이블코인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다.


한국은 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가


① AI가 경제 주체가 되는 시대 — 카드·계좌는 AI에 맞지 않는다.

AI는 사람 대신 자동 구매·예약·결제·계약을 수행한다.

신용카드 규정, 은행 보안 절차, 인증 절차는 AI 활동과 호환되지 않는다.

프로그래밍 가능한 결제 수단 → 스테이블코인만 가능


JPYC 대표의 말처럼 AI가 경제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유일한 결제 언어가 된다.

한국이 늦으면?

→ AI 경제의 기본 통화가 USDC, JPYC, HKD 스테이블코인이 된다.


② 한국 기업 경쟁력 직접 타격

한국 스타트업·핀테크·대기업 모두 이미 해외에서 질문하는 기본이 다음과 같다.

“한국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언제 가능하냐?”

“일본·싱가포르는 규제가 되어 있는데 한국은 왜 안 되냐?”

“한국은 왜 PoC 중단됐냐?”

법이 늦어지자 국내 프로젝트 대부분 ‘스톱’ 상태가 되었고 그동안 해외 기업은 시장을 빠르게 선점했다.


③ 스테이블코인은 국가 혼자 만드는 “국가 통화 정책”이 아니다

이미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네트워크 산업(Global Network Industry) 이다.

카드망이 국가별이 아니라 VISA·Master가 장악한 것처럼

클라우드가 국가별이 아니라 AWS·Azure가 장악한 것처럼

스테이블코인도 결국 글로벌 표준 승자가 시장을 독식한다.


즉, “우리가 잘 준비하면 된다”가 아니라 “우리가 늦으면 시장은 이미 다른 나라 코인으로 결정된다”이다.


지금 한국이 해야 할 일은 단 하나 — “더 이상 늦추지 않는 것”

지금 한국이 논의해야 할 핵심은 “위험하니 천천히 가자”가 아니라 “어떤 구조로 빠르게 도입할 것인가”다.


한국이 취해야 할 3가지 방향


1) 발행 주체를 은행·핀테크·빅테크 모두에게 열어야 한다

폐쇄형(은행 단독) 모델은 혁신 속도가 너무 느리다. 일본과 홍콩처럼 발행은 엄격, 사용과 혁신은 개방 구조가 필요하다.


2) 한국형 스테이블코인을 국제 표준 규격에 맞춰야 한다

→ 일본 JPYC, USDC, EuroC와 상호 호환 가능한 구조
→ AI 결제·국경 간 거래에 바로 사용 가능해야 한다.


3) 발행보다 ‘사용 생태계’ 구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스테이블코인은 결제수단이 아니라 경제 인프라다.

관광 결제

전자상거래

B2B 무역

AI 결제

금융 자동화

한국이 먼저 실사용 생태계를 만들면 오히려 역으로 아시아 표준을 리드할 수 있다.


JPYC 대표의 마지막 말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


“스테이블코인은 AI 시대의 기반 통화다.
일본·홍콩·미국·유럽은 이미 연결돼 있다.
한국만 늦어진다면, 결국 아무도 한국 코인을 쓰지 않는다.”

한국이 지금 결정하지 않으면 원화는 디지털 세계에서 “사용되지 않는 통화”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스테이블코인은 더 이상 늦춰지면 안 된다. 지금 이 순간이 한국의 디지털 금융 주권을 결정짓는 분기점이다.

keyword
월, 화, 수 연재
이전 13화한국 은행들의 스테이블코인 접근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