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 Muse Sep 20. 2022

생일 선물, 만보 걷기 그리고 북엇국

그렇고 그런 소소한 하루의 고마움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영업을 재개했어요. 개인적인 사정으로 한 달 정도 휴업을 하다가 다시 일을 시작하려니 첫날에는 뭔가 허둥지둥 바빴구요. 이틀 정도 지나니 이제 원래대로 일이 손에 착 붙네요. 늘 하던 요리도 다시 레시피 북을 찾아가며 확인하기도.

 오늘은 점심 예약 손님이 일찍 식사를 마치셔서 모처럼 여유롭게 저도 브레이크 타임을 좀 일찍 가져 봤어요. 바람이 이젠 정말 선선해서 가을 느낌이 제대로입니다. 어쩐지 따뜻한 국이 생각나서 냉동실의 안주용 먹태를 가져다가 급히 콩나물 한 줌 넣고 북엇국을 만들어 봤어요.


 북엇국은 술 먹고 난 다음날 약간 쓰린 속에 어리굴젓 곁들여 해장으로 먹어야 제 맛인데 요즘은 술을 안 마시니.... 바로 그 제 맛은 아니더라도 그냥 가을맞이 음식이라 생각하고 맛있게 먹었어요.

 런치 영업까지 도와주고 브레이크 타임에 회사에 들어가던 남편이 오늘은 바쁜 일정이 잡혔다며 일찍 회사로 들어가는 바람에 저 혼자 점심을 먹어야 했어요. 거하게 북엇국 끓여 혼자 밥상을 받았네요.


오래간만에 명란 무침, 깍두기, 베지 오징어 링, 샐러드 요렇게 차려 먹었어요. 콩으로 만든 오징어 맛이 나는 튀김 반찬인데 제법 오징어를 닮은 향이 납니다. 육식은 가급적 조금씩 줄여가려구요.

 점심을 먹고 나서 어린이대공원을 산책했습니다. 한 시간을 좀 빠른 걸음으로 걸으니 4 킬로 정도 나오네요. 200 칼로리를 소모했다고 앱에서 알려주는데 너무 적게 소모된 양 아닌가요? 운동치라서 벌써부터 허벅지와 종아리가 당기듯 조여오는데 저거 앱이 고장난 것 같아요.


코스스가 벌써 많이 피었고, 바람이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다만 어린이대공원에 어린이가 거의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주말에는 좀 있으려는지.

 저는 9월에 태어났어요. 그래서인지 9월이 저는 일 년 중 가장 좋은 달로 느껴집니다. 춥지도 덥지도 않고 하늘색도 예쁘고, 바람도 신선하고, 먹을 것도 많은 풍요로운 때잖아요.


 열흘 전쯤 성물 샵에서 맞춤 제작으로 주문했던 묵주 반지가 오늘 배송되었어요. 금값이 정말 많이 올라서 반지를 맞추면서도 얼마나 놀랐는지 모르겠어요. 제작된 반지가 고지된 중량보다 조금 덜 나가서 일부 환불을 해 준다고 연락을 받고 잠시 '헤헤' 웃었습니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지만 일단 나간 돈이 다시 들어온다니 반가워서요.


포장 상자 색깔이 어디서 많이 보던 컬러죠. 박스 느낌만 보면 딱 티파니 필이네요. 그러나 어딘지 어설픈.... 그래도 감사한 선물, 마음에 쏙 드는 선물이라 또다시 오늘 생일을 맞은 것 같은 행복을 잠시 느껴 봤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남은 명절 음식 리폼, 이제 그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