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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 Muse Oct 25. 2021

이게 웬 떡입니까?

일하다가 눈 떠보니 떡이 생겼네요.

손님께서 직접 만든 떡 케이크를 선물로 주셨어요.

오늘은 월요일임에도 손님들이 꽤 오셨습니다. 아마 월 말이 가까워지면서 회식을 많이 하시는 모양입니다. 낮에도 단체팀 회식 예약이 이어져서 늦은 점심을 먹었고 저녁엔 홀은 좀 한가했지만 내일 있을 단체 도시락 준비로 바빠서 간단한 간식조차 챙겨 먹을 틈이 없었어요.


제가 밥 먹을 틈이 없었다는 얘기는 사장 포스 매출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하셔도 좋아요.  대신 브런치 글이 많고 수다가 많은 날은..... . 따로 말씀 안 드려도 다 아시죠?


요즘 들어 브런치 업로드도 많아지고 수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였는데 오늘은 이제서야 노트북 앞에 앉았습니다. 오늘 같은 날이 이어지면 참 좋겠습니다만 아직은 개업 초기라서 그런지  이 매출이란 것을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네요. 코로나 시기여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지난 월요일에  예약을 한 분일행과 함께 기분 좋게 와인을 곁들인 식사를 하고 직접 만떡 케이크를 나눠 주셨어요.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라면을 끓이면 혹시나 바깥에서 손님들이 와인을 드시는데 라면 냄새가 풍길까 걱정되어 무얼 먹나 걱정하던 중이었는데 말이에요.


선 채로 일단 사진부터 찍고 그 자리에서 한 쪽을 게 눈 감추듯 먹어 치웠습니다. 그거 아세요? SNS에 올리느라 홀에서 이 각도 저 각도에서 음식 사진을 찍곤 하지만 사실 제일 맛있는 식사는 주방에서 먹는 것입니다.


왜냐구요? 상을 차리는 동안 아무래도 음식이란 게 식기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라면을 끓여 냄비 째 먹거나 프라이팬에 스팸을 굽고 밥솥에서 바로 따끈한 밥을 푼 다음 바로 먹으면  얼마나 맛있겠어요. 음식은 모름지기 따뜻해야 맛이 있잖아요. 언제 한 번 날 잡아서 적나라하게 주방에서 식사하는 풍경을 보여드리도록 하지요. 식당 주인만이 할 수 있는 몇 가지 안 되는 일 가운데 하나입니다.

계피가 들어간 브라운 색 떡과 블루베리 향이 나는 듯한 핑크색 떡

술이랑 식사를 팔아주신 것도 감사한데 게다가 사장 먹을 음식거리까지 .. .   손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보슬보슬 쫀득쫀득 '떡 맛이 이런 거구나' 생각될 정도로 담백하고 맛있었습니다. 하나는 내일 먹으려고 냉동고에 잘 넣어두었어요. 달지 않으면서도 입에 착착 달라붙도록 정말 잘 만드신 것 같아요.


언젠가 생일 파티를 하신 손님이 케이크 한 쪽을 나눠 주셨는데 그때에도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모릅니다. 아이스크림케이크였는데 제가 사 먹을 때 보다 그렇게 한 쪽 얻어먹을 때 더 맛이 있더라고요. 그런 거 있잖아요. 라면도 남이 끓인 라면 한 젓가락 얻어먹는 맛, 기가 막히지요.


이제 곧 퇴근하려고 합니다.

홀에서는 남편이 뒷정리를 하고 있고요. 저는 주방 한편 테이블에서 하루를 마감하고 있습니다.  냉장고에 지난번 구워 둔 양념장어가 한 마리 있는데 글라스 와인이라도 한잔하고 갈까 말 까 고민 중이에요.


날이 다시 추워지는 듯합니다. 따뜻하고 편안한 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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