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의 알탕이 점심 메뉴였습니다. 냉동 레토르트 제품을 한동안 먹었더니 조금 질리는 감이 있어서 동태알을 사다가 해산물과 함께 끓여봤습니다. 게와 홍합은 명란 해산물 파스타를 만들 때 필요한 재료라서 항상 비축이 되어 있어서 건더기가 푸짐한 알탕을 만들 수 있었지요.
계란후라이 한 개는 반칙이지요. 기본 두 개!
식당을 하다 보니 '먹는 게 남는 것이다'란 말이 정말 실감이 됩니다. 식당을 하기 전에는 무슨 뜻인지 감이 잘 오지 않았는데 적자가 나든 흑자가 나든 어차피 식당 주인도 먹어야 사는 것이구요. 있는 재고 식자재 털어서 먹는 것이 결국 '남는 것'이란 말 아닐까 싶은 거죠.
애호박도 요즘 얼마나 값이 올랐는지 두 개에 4천 원을 부릅니다. 한식당이라면 농산물 시장에서 경매 나온 물건을 떼어와서 사용하겠지만 저같이 조금씩 사서 쓰는 입장에서는 정말 호박이 아니라 '금(金) 박'입니다. 그래도 먹는 게 남는 거라는 말을 되뇌며 호박볶음도 해 봤습니다.
요즘처럼 호박이 비싼 철에는 저런 반찬을 절대 집에 만들어가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아이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분명 냉장고 반찬통에서 명을 다 할 것이 너무나 불 보듯 뻔하니까요. 아깝잖아요. 딱 반을 잘라 반 개만 요리를 해서 즉석에서 먹고 맙니다.
참치 배달시켜 먹고 남은 도시락김이 아직 많이 남았어요. 한 십 년 전만 해도 참치집 도시락 김은 맛이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 요즘은 퀄리티가 모두 업그레이드되었는지 밥을 싸 먹어도 맛있습니다. 도시락김이 떨어질 즈음 되면 또 참치를 배달시켜야겠습니다.
어제는 테라스에 올려졌던 창고를 철거하는 공사를 했어요. 세종대 쪽에서 바로 올라올 수 있는 계단을 내서 고객분들이 좀 더 쉽게 매장에 오실 수 있도록 해보려구요. 그런데 공사비가 '헉'소리 나올 만큼 올랐네요. 인건비는 물론 자잿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른다고.... . 저는 식자재값 올랐다고, 공사 맡으신 사장님은 자잿값 올랐다고 한숨을 올려쉬고 내려쉬면서 한 30분은 수다를 떨다가 브레이크 타임 지난 줄도 모르고 있었네요.
이제 능동로 대로변에서 보아도 저희 매장 테라스가 잘 보일 겁니다. 많이 보고 오셨으면 좋겠어요.
겨울엔 눈도 내리고 추울 텐데 테라스 공간을 어떻게 하면 좀 더 효과적으로 예쁘게 노출시켜서 영업에 보탬이 되도록 할지 고민입니다.
그런데요, 알탕은 역시 잘 하는 일식집 알탕이 제맛이네요. 냉동 동태알이 몇 번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했는지 이번에 구매한 동태알은 식감도 푸석푸석하고 아무래도 실패인 것 같아요. 다음에는 브레이크 타임에 가서 사 먹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