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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 Muse Nov 17. 2021

주방에서 후딱 먹는 홍합 알탕

바쁠 땐 주방이 사장의 다이닝 룸

홀 테이블에 나가 먹을 시간이 부족해서 주방 한편에서 냠냠!

오늘은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의 알탕이 점심 메뉴였습니다. 냉동 레토르트 제품을 한동안 먹었더니 조금 질리는 감이 있어서 동태알을 사다가 해산물과 함께 끓여봤습니다. 게와 홍합은 명란 해산물 파스타를 만들 때 필요한 재료라서 항상 비축이 되어 있어서 건더기가 푸짐한 알탕을 만들 수 있었지요.

계란후라이 한 개는 반칙이지요. 기본 두 개!

식당을 하다 보니 '먹는 게 남는 것이다'란 말이 정말 실감이 됩니다. 식당을 하기 전에는 무슨 뜻인지 감이 잘 오지 않았는데 적자가 나든 흑자가 나든 어차피 식당 주인도 먹어야 사는 것이구요. 있는 재고 식자재 털어서 먹는 것이 결국 '남는 것'이란 말 아닐까 싶은 거죠.




애호박도 요즘 얼마나 값이 올랐는지 두 개에 4천 원을 부릅니다. 한식당이라면 농산물 시장에서 경매 나온 물건을 떼어와서 사용하겠지만 저같이 조금씩 사서 쓰는 입장에서는 정말 호박이 아니라 '금(金) 박'입니다. 그래도 먹는 게 남는 거라는 말을 되뇌며 호박볶음도 해 봤습니다.


요즘처럼 호박이 비싼 철에는 저런 반찬을 절대 집에 만들어가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아이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분명 냉장고 반찬통에서 명을 다 할 것이 너무나 불 보듯 뻔하니까요. 아깝잖아요. 딱 반을 잘라 반 개만 요리를 해서 즉석에서 먹고 맙니다.


참치 배달시켜 먹고 남은 도시락김이 아직 많이 남았어요. 한 십 년 전만 해도 참치집 도시락 김은 맛이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 요즘은 퀄리티가 모두 업그레이드되었는지 밥을 싸 먹어도 맛있습니다. 도시락김이 떨어질 즈음 되면 또 참치를 배달시켜야겠습니다.

어제는 테라스에 올려졌던 창고를 철거하는 공사를 했어요. 세종대 쪽에서 바로 올라올 수 있는 계단을 내서 고객분들이 좀 더 쉽게 매장에 오실 수 있도록 해보려구요. 그런데 공사비가 '헉'소리 나올 만큼 올랐네요. 인건비는 물론 자잿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른다고.... . 저는 식자재값 올랐다고, 공사 맡으신 사장님은 자잿값 올랐다고 한숨을 올려쉬고 내려쉬면서 한 30분은 수다를 떨다가 브레이크 타임 지난 줄도 모르고 있었네요.

이제 능동로 대로변에서 보아도 저희 매장 테라스가 잘 보일 겁니다. 많이 보고 오셨으면 좋겠어요.


겨울엔 눈도 내리고 추울 텐데 테라스 공간을 어떻게 하면 좀 더 효과적으로 예쁘게 노출시켜서 영업에 보탬이 되도록 할지 고민입니다.


그런데요, 알탕은 역시 잘 하는 일식집 알탕이 제맛이네요. 냉동 동태알이 몇 번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했는지 이번에 구매한 동태알은 식감도 푸석푸석하고 아무래도 실패인 것 같아요. 다음에는 브레이크 타임에 가서 사 먹기로!


(화양동에 있는 '선남 Sea' 일식집 알탕이 제 입에는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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