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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nny Jan 06. 2022

베트남 마침표 .

베트남에서

어떻게 하면, 마무리를 잘하는지 모르겠다. 어렸을 때 처음으로 학교에 가서 친구들 앞에서 자기소개를 하며, 안녕 나는 누구야, 우리 가족은 엄마, 아빠, 나, 동생이 있고 등 

중학교에서 배운 영어책의 첫페이지에서도 hello good morning은 배우면서 우리는 만남의 배움은 배우지만, 헤어짐에 대해서는 배운 기억이 없다. 


시작과 만남에 대한 글귀나 문장은 다양하나, 헤어짐에 대해서는 딱히 떠오르는것은 없지 않은가



3년간의 베트남 생활을 마무리하고 다시금 한국으로 복귀를 하려고 한다. 3년의 기간동안 이곳에서 무엇을 이루었는지 돌아본다. 19년 아무것도 없었던 팀으로 발령이 나서, 베트남 직원들을 채용하고 팀을 만들고, 업무 절차를 만들고, 직원들을 가르치고,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열심히 달렸으나 돌아보면 아쉬움도 남는다. 굳이 직원들에게 모진소리를 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민망함과 베트남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에세이도 쓰고 싶었으나, 코로나로 인하여 여행을 가지 못함에 아쉬움도 남는다. 


이곳에서 localization 을 하고, 다시금 본사로 돌아가는데 있어서 3년전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달라져서 마땅한 복귀할 팀이 없다는 것이 지금은 불안하고, 지금의 상황이 답답하나. 다행히 주변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잘 될 것이란 희망을 갖는다. 인생에서 이렇게까지 앞날에 대해서 정해지지 않았던 적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무겁지 않다. 지금은 인내를 배우는 시간인것 같다. 


광야의 이스라엘 민족들이 출앱굽을 하면서 광야의 어려움으로 가나안의 찬란한 미래를 보지 못하고, 이집트의 어려운 시절은 까막득하게 잊어버리고 다시금 노예생활을 그리워했던 우를 범하지 않으려고 한다. 베트남의 광야생활에서 자꾸 뒤돌아 보게 한다. 광야는 광야인 것이다. 광야에 얽매여서, 움직이지 않고 고정화되지 않고자 한다. 


직원들이 한명 한명씩 헤어짐에 아쉬움을 가지고, 선물을 준다. 민망하고 미안하다. 뻔히 얼마의 월급을 받는지 알고 있는 나로서는 민망하고 미안하다. 채용할때는 단돈 몇만원이라도 더 적게 주고자 nego.도 하고 그랬는데 말이다. 마음만 받겠다고 해도, 그들의 정이 우리네 정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선물을 받을때는 기쁘게 받아야겠다. 그래야 주는이에 대한 배려인것 같다. 헤어짐에 아쉬어서 자꾸 챙겨주고자 하는 마음이 내가 딱히 배운 것이 없는 이별에 대한 문장을 만들게 한다.   

Please don't say to me goodbye. and please keep in touch with me. 


아직은 어색한 그럼에도 지어야하는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하루하루 배우고 있다. 조용하게 나라는 사람의 색을 이곳에서 지워내려고 한다. 자연스런 헤어짐, 언제나 똑같은 하루가 시작하는데 어느날 뒤돌아보니 내가 없는 자리를 만들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 자꾸만 갑자기 헤어짐은 없다하며 나를 끄집어 내려한다. 


갑자기 헤어짐을 만들지 않고자 하는 직원들에게, 방식의 차이를 인정하고 손을 잡고 흔든다. 어색한 웃음으로 고마웠다고

너희들이 있어서 외롭게 느끼지 않은 해외생활이였으며, 좋은 기억을 가지게 되었다고 


오늘도 감사로 마무리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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