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들의 시 6
날개 잃은 눈발 머뭇거리는 날
정류장 옆 주황색 비닐 연못에서
노오란 붕어들 태어나고 있다
회색 파카 입은 더벅머리 왜가리
검정 목도리 두른 만두머리 가마우지
털모자 쓴 펠리컨들 종종 날아와 앉았다
후우 후우 쩝쩝쩝
새는 제 목소리 잃은 지 오래
탈캉, 탈캉, 물고기들만 튀어오르는데
포장 마차가 뿜고 있는 하얀 연기는
탈출 같은 비상 꿈꾸는 이들의 한숨일까
제 몸 내어준 붕어빵의 체온일까
겨울 버티는 상인의 온기일까
시나브로 휘몰아치는 눈을 헤치고
연못에는 새로운 조류가 날아들었다
현실에 탈캉, 날개 잘렸어도
뒤척이고 다시 태어날 당신이 들어왔다.
/ 새로운 조류 (2018.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