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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 2024 #2 맛집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by 스티븐 Dec 2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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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외식이 좋은 게 아니라 생활하다 보면 맛집을 지나칠 수 없는 삶 아니겠는가. 요리를 잘하는 사람은 TV로 보는 게 아니라 직접 가서 경험해봐야 한다는 주의. 난 이 주의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 아니냐는 진부한 이유는 빼고. 그냥 난 기왕 밖에서 먹는 거라면 맛있는 음식, 건강한 음식을 먹고 싶다는 것. 올해도 전년과 유사한 230여 회의 외식. 불황은 길어지니 전년도 23% 줄어들었던 규모에서 한 해 비슷한 규모로 유지했지만, 가계부를 결산해 보니 외식비가 13%나 증가했다. 


다만, 올해는....

해외까진 아니더라도 소소하게 늘린 가족 여행에서 가급적 맛집을 자주 찾았고 

항상 그러하듯이 좋아하거나 존경하거나 사랑하는 지인. 그리고 누구보다 어머니를 모시고 맛집 다니기를 게을리하지 않아 보람찬 한 해였고

가급적 배달식보다는 딸아이 교육비를 고려해서(?) 스스로 냉장고 파먹기를 서슴지 않았다.

게다가!!! 전년과 달리 브롬톤 라이딩 맛집을 무려 40여 회 넘게 다녔는데, 우선 멀리 있더라도 맛집이며, 주차가 안정적이고 편해야 하고, 라이딩 복장으로도 이해가 가능한 민초들의 맛집을 자주 찾았던 행복한 한 해를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자 뒤집어보자.


맛집 BEST 5


5위 역시 풍천 민물장어 

브런치 글 이미지 1

https://naver.me/FBwJGcs8

어머니를 모시고 다니는 맛집 로드 중 항상 함께 웃으며, 함께 향하고, 함께 즐기고 나오는 집. 올해도 성실한 집이었다.


4위 순천회관

 

브런치 글 이미지 2

https://naver.me/5CW7XamJ

역시나, 맛의 역사를 몸소 체험하신 어머니의 꼬막 정찬 극찬. 예약을 받지 않지만 어머니와 방문한다고 하면 기꺼이 자리를 내어주시는 인정에 감사. 아내와도, 지인분들과도 자주 찾는 맛집이다.


3위 제주 바다목장횟집

브런치 글 이미지 3

https://naver.me/GipBvx1m

제주에 가면 반드시 가야 할 집 1순위로 추천. 특히 직접 낚아 올린 도미의 향연이 필요하다면 강력 추천. 사장님의 품 넓은 인정에 항상 감동받고 오는 집. 아침 식사로 차고 넘치는 성게알 듬뿍 미역국,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전복의 양에 그만 놀라버리는 전복죽, 얼큰하고 정갈하게 1인분씩 그릇에 별도로 주시는 얼큰한 매운탕 등. 어느 하나 손에 꼽을 수밖에 없는 정성이 담긴 음식의 향연. 전년에 이어 올해도 갈 때마다 함께 간 모든 이들도 좋아했던 집으로 3위에 올린다.

    

2위 수타 가락국수 모루

브런치 글 이미지 4

https://naver.me/501jTEs1

가락국수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새벽녘 직접 빚어 뽑아낸 국수와 구수한 향 그윽한 붓가케 가락국수 국물을 부어 먹는 내내 미소를 머금게 하는 맛집. 블루리본 서베이 맛집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던 용인 구성 맛집이다.


1위 군산집

브런치 글 이미지 5

https://naver.me/GvcTSxW0

다시 돌아온 군산 아귀찜의 향연. 가성비로도 항상 언급되는 - 콩나물 무침 위에 올려진 아구 백 살이 더 많다면 과연 - 회식 맛집이자 모임 맛집. 그리고 가족 외식 맛집. 올해만 네 번은 방문한 맛집. 그 옛날 마른 아구를 쪄내어 입안에서 그 바다향을 그대로 잡은 아귀찜. 이사를 가는 바람에 교통은 살짝 불편했으나 내겐 그저 아주 작은 걸림돌일 뿐. 좋아하는 지인만 모시는 맛집이었다.


아쉬운집 3


아쉬운 집이 크게 부족함 보다는 음식 재료 본연의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조미료만 많이 썼거나, 가성비라곤 1도 찾을 수 없는 가격에 반해 너무 맛이 없거나, 불친절로 점철된 주인장의 자세 등 많은 원인이 있겠다. 하지만 도찐 개찐이라고 그리 큰 차이는 아니다. 해서 올해부터는 Worst라고 표현하지 않고 아쉬운집 세 곳 만 뽑는다. 이 집들 쥔장들도 나름 애써서 살아왔으니 어느 정도 존중은 해주자는 차원이다.


복돈

돼지고기를 모르는 사장님의 돼지고기 중에서도 양념. 대표적인 음식인 돼지갈비를 이렇게 못하는 집은 처음 봤다. 그걸 다시 한번 믿어보겠다고 재방문한 나도 스스로 한심하다고 느꼈을 정도. 아니나 다를까. 8개월 만에 사라져 네이버 지도에서도 사라졌다. 맛없는 사람이 음식 만들면 망한다는 순리는 어쩔 수 없는 진리 아니겠는가.

브런치 글 이미지 6


토리메로 (프랜차이즈)

아쉽게도 동네다. 아쉽게도 최근에 오픈했다. 아쉽게도 요즘 유행하는 트렌드 도리다께다. 아쉽게도 추구하는 방향을 모르겠는 집이다. 아쉽게도 싼 가격을 표방하나 가성비는 전혀 느끼지 못하는 2차에 30분 혹은 3차에 잠시 걸쳐갈 술안주 이자까야일 뿐.

https://naver.me/5EUZkhF5


정가미감자탕

또 아쉽게도 동네다. 품질은 그대로인데 감자탕 가격을 그 유명한 서울 감자탕 집 보다 높은 이유는 없어 보이고, 무려 40%를 육박하는 가격 상승률은 여느 감자탕 집 대비 뒤바뀐 장사를 모르는 사장의 좁은 시야가 무척 아쉬운 집.

https://naver.me/5A3GW1bv






그 외 인상적이었던 맛집들


광운식당

장어탕, 복어탕 맛 전국 군계일학이라고 뽑을만한 얻어걸린 맛집. 어머니도 누님도 반해버린 맛집.

여수 가면 반드시 갈 나만의 맛집. 아 정말 공개하기 싫었다!!!!!

https://naver.me/5JpUuYbo


본수원갈비

경기북부 포천까지 달려가 이동갈비를 즐길 만큼 갈빗살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 하지만 경기 남부 수원에 있는 갈빗살 맛집 본수원갈비. 두 번이나 방문했을 정도로 내겐 인상적이고 맛집이었다. (살짝 비싼 게 흠이라. 볼 수 있지만 그 정도의 품질은 내더라.)

https://naver.me/GTn31wqh


치저스

제주 비자림로에 위치한 맛집. 우리 가족 제주 여행에선 항상 방문하는 맛집. 가수 비와 노홍철이 방문해 유명했던 넷플릭스 맛집. 라클렛 치즈의 향연과 부챗살 맛을 그대로 살린 맛집. 무엇보다 나는 그 흔한 미트볼 요리 중 탑 오브 더 탑으로 꼽는 맛집. 수제소고기미트볼. 입에 들어간 순간 미소가 므흣하게 바로 오른다. (화요일 19시에 열리는 온라인 예약을 통해서만 입장 가능한 것은 살짝 어렵지만 부부 둘이서만 가게를 운영하니 어쩔 수 없이 지켜야만 한다.)

https://naver.me/FdCtKFVg


엔토리

도리다케와 숙성회의 향연을 다시 느끼게끔 해준 맛집. 지인과 어쩌면 혼자로도 충분히 접근가능한 다찌 맛집. 첫 번째 방문에 놀라고 두 번째 방문에 더욱 반해버린 숙성회 맛집. 추천한다.

https://naver.me/GfCsiUV6


크리스피 포크타운

매일 직접 만드는 콘또띠야에 싸 먹는 멕시코 음식 재료들의 길거리 음식. 하지만 이색적 음식으로도, 건강식으로도, 또다시 찾을 서울을 이유 있게 만드는 외제음식(?)으로 특색 있는 맛집. 사장이 타코에 진심. 추천!

더 자세한 리뷰는 여기를 참고하시길.

https://naver.me/GctrgaNa


정원식당

재방문했을 때 의도하지 않았던 사이드 주문 음식에 그만 탄복해 버린 집. 동태탕 맛집. 늦가을 겨울철 맛집으로 추천. 대왕판교로 정원식당이다. 더 자세한 리뷰는 여기를 참고하시

https://brunch.co.kr/@winsss/198



경기 불황이라고 한다. 하지만 하나 자명한 사실이 있으니. 맛집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고객은 변심해도 재방문한다. 그게 맛집이다. 오로지 규모 있고 겉치장 번들한 프랜차이즈라고 해서, 유명 연예인이 방문했다고 해서 맛집 우선순위에 두지 말자. 우린 민초답게. 길 가다 얻어걸렸어도 꽤 인상적 기억을 남길 맛집이 대한민국엔 즐비하다. 내년에도 행복한 로드 트립에 행복한 맛집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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