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inter flush Nov 06. 2020

깊어가는 가을

시월의 일상..

한 달 넘게 브런치에 글을 올리지 못했네요..

추선 연휴로 시작된 시월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나갔습니다.

추석엔 저희 집에서 시부모님을 모시고 식사를 합니다. 시누네 식구도 항상 함께 했지만 이번엔 아이가 고3이라 오지 못했네요. 장보기와 청소로 시작되는 추석맞이는 늘 마음을 바쁘게 재촉합니다. 코스트코와 백화점, 마트로.. 식구가 많은 것도 아닌데 필요한 식재료를 준비하려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연휴가 끝나면 본격적인 중간고사 준비와 리포트 제출, ppt 발표 등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에 여유가 없었지만 본격적인 공부는 연휴 뒤로 미루어 두었습니다. 그런데 연휴 지나고 바로 딸내미 발가락이 골절되는 불상사가 생겼습니다. 하루(울 집 막내 강아지)가 벽지 뜯는 걸 못하게 한다고 침대에서 급하게 내려오다 발가락이 접질려져 넷째 발가락이 사선으로 골절이 되었습니다. 그날은 제가 마음 공작소 수업이 있는 날이라 오후에 집에 도착했는데 하루 종일 아파서 끙끙 앓았던가 봅니다. 딸내미 얼굴을 보니 많이 아파 보였습니다. 정형외과에 달려가 x-ray를 찍으니 금 간 것이 아닌 골절이라는 걸 제 눈으로도 쉽게 알 수 있겠더군요, 최소 5,6주 예상하신다며 깁스를 해주셨지요.  코로나로 학교 수업이 줌인 것이 그나마 다행이네요. 그나저나  하루를 돌보는 일이 모두 제게로 떠맡겨지니 그야말로 제가 해야 할 집안일이 엄청나게 불어난 것 같습니다. 집안일 +마음 공작소 수업+ 대학원 공부, 그리고 친정 엄마 모시고 병원 가기까지..

이럴 땐 심호흡이 필요합니다! 한 사람이 감당해낼 수 있는 영역을 초과한 것 같다는 생각이 때때로 올라오네요.ㅠ

말 못 하는 하루는 하루라도 산책을 안 하면 그 많은 에너지를 발산하지 못해 집에서 난리가 납니다.

일명 비숑 타임이라고도  말하는데 정말 제트기처럼 빠른 속도로 집안을 뛰어다닌답니다.

산책을 하고 와도 비숑 타임은 이어지지요. 정말 에너지가 많은 하룹니다.

그런 아가를 산책 못 시키는 날이면 엄마로서 죄책감이 올라오니 이 마음의 부담이 저를 또 힘들게 하네요.


며칠 전부터 아파트 주변은 울긋불긋 낙엽들로 가을 느낌이 물씬입니다.

하루는 뒹구는 낙엽이 신기한지 바람에 날리는 낙엽을 좇아 저를 끌고 이리저리 뛰어다닙니다.

덕분에 운동 좀 하고 있습니다.^^

낙엽이 제법 모여있는 곳을 향해 가더니 온몸으로 뒹굴고 360도 회전을 하는 녀석을 잡아 겨우 진정시켰습니다.

그러나 이미 더러운 바닥과 한 몸이 되었더군요.

도저히 집에 들일 수가 없는 몸이 되어버렸습니다.

늘 하루 목욕은 딸내미와 함께 시켰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 혼자 도전합니다.

하루 전용 목욕통에 물을 받고 씻기고 물리고 사투를 벌였습니다. 

딸내미 아가 때 목욕시키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감기 걸릴세라 목욕통을 번쩍 들어(그냥 아래 마개를 빼면 될 것을..) 물을 쏟아부었는데 뭔가 느낌이 좋지 않더니만 다음날부터 허리 통증이 심하네요. 오늘은 안 되겠다 싶어 딸내미 다니는 정형외과에 나란히 진료를 받으러 갔습니다.

딸내미 발가락은 50% 정도 붙어가고, 저는 허리  인대가 늘어나 주사와 물리치료를 받았네요.

지난번 늘어난 손목 인대도 아직 치료 중인데 허리까지.. 

식구가 늘어난다는 것은 행복도 함께 상승하지만 몸이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특히나 갱년기를 겪으며 예전 같지 않은 몸으로 적응한다는 건 조금 더 힘든 일인 것 같네요.

게다가 굳어져가는 머리로 대학원 공부를 하는 것이 정신적인 부담도 크게 작용하고요.

아무리 외워도 용어와 이론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 ㅋ

조금은 쌀쌀해진 십일월이 가면 또 기말고사의 압박이...!

딸내미 깁스 푸는 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오랜만의 소식이 투정뿐이네요.^^

푸른 하늘과 살갗에 닿는 차가운 공기가 조금은 위로가 되는 가을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침몸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