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셋 키우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정말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할 때'가 시시 때때로 펼쳐진다. 거기에 장애아이가 있다면 더욱 그렇다. 세 아이의 상황이 모두 다르고, 아이들 모두 혼자 일상생활을 해내기에는 어리고 미숙하다. 보호자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그래서 내가 이용했던 것은 '아이 돌봄 서비스'와 '장애인활동보조 서비스'다. 정부가 주관하는 사업이니 안심하고 사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이의 허점들은 분명 존재한다.
DH는 만 3세 정도부터 아이 돌봄 서비스를 이용했다. 1년에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받아서 그 한도에서 정부지원을 받았다. 자녀들이 많은 경우 동시 돌봄으로 할인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장애등록을 하는 순간 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다.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아이는 변한 것이 없다. 장애등록을 했고 안 했고의 차이였다. 그나마 경증장애로 등록이 되었을 때는 괜찮았으나 중증장애로 재 등록을 하는 시점에 그러했다. 나와 함께 손 발을 맞춰왔던 선생님은 아이의 장애등록을 기점으로 안녕을 구해야 했다.
그럼 그 이후 연계 서비스가 있는가? 없다. 장애아가족 양육지원 사업이 있으나 별도로 신청해야 했고, 대기가 어마어마하다고 들었다. 더욱이 나와 같이 일반아이와 장애아이를 동시에 육아하고 있는 가정에서 동시 육아가 가능한 서비스는 그 어느 곳에도 없었다.
그 이후 독박의 공백기 이후 이용하게 된 것이 장애인활동보조사 서비스다. 만 6세가 된 시점부터 신청할 수 있고, 국민연금공단에서 심사를 온다. 아이의 상태와 가정의 상태를 보고 지원 가능한 시간을 통보해 준다. 그 시간을 가지고 활동보조사를 배치해 주는 기관들에 전화해서 직접 매칭을 시도해야 한다. 이마저도 지역에 따라 활동사가 적은 경우가 허다하고 매칭이 잘 안 되기도 한다. 결국 부모의 몫이다.
정부에서 한시적으로 2년간 가족 돌봄을 허용한다는 기사가 엄마들 사이에서 떠들썩하다. 그나마 다행이다. '사회적 돌봄'이라는 명시 아래 장애인 가족의 활동보조서비스는 인정이 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돌봄의 사각지대가 많다. 현실에서는 너무나 텅텅 빈 곳 투성이다. 탁상공론. 뜬구름 잡기. 말로만 듣던 사자성어와 속담이 이곳에선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