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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nterberry Aug 23. 2020

돼지 등갈비찜

집밥 실험 (Feat. 인스턴트 팟)


돼지 등갈비찜 (인스턴트 팟)



주재료 (어른 2인분 밥반찬 기준)

돼지 등갈비 (코스트코 pork rib) 3~4줄

파(미국식 green onion)

깐마늘 (통으로)

양파

맛술/소주

된장 크게 1스푼 (잡내 제거 및 밑간)

양념 재료**

맛간장 (없으면 일반 양조간장)

조청 혹은 설탕 (혼합 가능)

다진 마늘

간 양파 (생략 가능)

멸치 다시마 육수 (없으면 물)

* 모든 재료의 양은 특별한 언급이 없으면 적당량, 취향 껏이다.

** 양념 재료는 입맛에 따라 비율을 달리 한다. 나의 경우 달착지근하게 먹고 싶을 때는 맛간장:조청/설탕 비율을 1:1, 평소 입맛대로 먹고 싶을 때는 맛간장:조청/설탕 비율을 2:1 정도로 조절한다. 맵게 먹고 싶을 때는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추가한다.


등갈비 삶기 전과 후



만들기

1. 냉장/냉동에서 꺼낸 등갈비를 찬 물에 1시간 이상 담가서 핏물을 뺀다.

2. 등갈비를 끓는 물에 10분 정도 데치고 찬 물에 헹군다. (미각에 예민하지 않은 나는 이 과정을 자주 생략하는데 잡내를 느끼지 못했다.)

3. 인스턴트 팟에 주재료를 모두 넣고, 물은 고기가 자박하게 잠길 정도로만 넣는다. (국물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물을 많이 넣지 않는다.)

4. 밸브를 sealing(압력)에 놓고 meat 기능 30분을 맞춘다. (예열 시간까지 계산하여 50분 정도 잡아야 한다.)

5. 완료 알람이 울리면 10~20분 정도 놔뒀다가 밸브를 venting(배출)으로 돌려 증기를 빼낸다. (알람이 울리자마자 증기를 빼면 주변이 초토화된다.)

6. 등갈비를 건져서 냄비로 옮긴다. 이때 등갈비 뼈가 스르르 빠지기도 한다.

7. 냄비에 양념 재료를 모두 넣고 고기와 잘 섞어준다. 이때도 멸치 다시마 육수를 고기가 자박하게 잠길 정도로만 넣는다.

8. 중강불에서 한 소끔 끓어오르면 약불로 줄이고 육수가 약 0.5cm 미만의 깊이로 졸아들면 불을 끈다. (여분의 내솥이 있다면 인스턴트 팟에서 소테saute 기능으로 끓일 수 있다.)

9. 취향에 따라 파 쫑쫑, 달걀 지단 등의 고명을 올린다.






등갈비는 한국에서는 일부 고깃집이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접하는 메뉴였는데, 미국에서는 어느 그로서리groceries를 가든 정육 코너에서 볼 수 있는 품목이다. 그렇지만 몸에 밴 한국식 식습관 때문에 한 번도 등갈비를 직접 사서 요리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는 모성애가 끓어넘치지는 않지만, 입이 짧고 특히 고기를 싫어하는 첫째를 위해 등갈비를 새로운 재료로 시도해 보게 되었다. 물론 인스턴트 팟을 들인 후에. 사과와 키위를 갈아 양념을 하고 하마 입이 되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아이는 그 하마 입으로 흰 밥만 먹었다. 좌절을 겪었지만 인스턴트 팟 덕분에 등갈비도 쉽게 요리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후 냉동실에 등갈비가 떨어지는 날이 없다.



조청 예찬

어쩌다 한국에서 조청을 한 통 가져오게 되었다.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몰라 2년 동안 냉장고에 묵혀두다가, 식빵에 빵 대신 발라 먹으면 쌀(밥) 대신 밀가루(빵)를 먹어 생기는 헛헛함을 쌀 조청이 채워준다는 정보를 접했다. 두어 번 식빵에 조청을 발라서 먹어봤지만 결국 나는 밥을 찾고 있었다.

다시 조청을 몇 개월 묵히다가 등갈비찜을 할 때 번쩍 눈에 띄어 양념에 넣어보니, 유레카! 나는 물엿을 전혀 쓰지 않아서 어떤 요리를 해도 음식이 먹음직스러워 보이지 않는 편인데, 조청을 넣으니 음식이 광도 나고 은근하게 달콤한 맛이 났다. 조청 덕에 등갈비찜 양념이 쉽고 맛있어졌다.





소소한 조회 수에 브런치를 통한 유입이 대부분이지만, 검색을 통해서 들어오는 경우 인스턴트 팟 관련 검색어가 많았다. (e.g., 인스턴트 팟 등갈비, 인스턴트 팟 수육 등)

<순살 갈비탕> 편에서 광고인 듯 광고 아닌 광고 같은 인스턴트 팟 소개를 하였다. (다시 밝히지만 광고 아닙니다.) 나는 인스턴트 팟의 단점을 숨기려고 한 게 아니라, 단점에 비해 장점을 훨씬 크게 느끼고 있어서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검색 유입어에서 "인스턴트 팟 단점"을 발견하고 단점을 생각해 보았다.


1) 제품이 어마무시하게 크다. 

한국의 얄상하고 예쁜 주방 소형 가전과 비교하면 무섭도록 크고 투박하게 생겼다. 매일 쓰는 것도 아니고 안 예뻐서 부엌 캐비넷이나 팬트리에 넣어서 보관하는데, 자리를 꽤 차지한다. 적응되지 않는 단점이다.


2) 내솥이 하나 더 있으면 좋겠다. 

등갈비찜, 닭죽처럼 한 번 고기를 삶아낸 후 곧바로 다른 냄비에 옮겨서 추가 조리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냄비+스토브에 조리하기보다 인스턴트 팟에 다시 조리를 하고 싶은데 (더 간편하고 맛있다고 생각한다.) 내솥이 뜨거워서 내용물을 다 걷어내고 즉시 세척을 해서 다시 쓰기가 어렵다.

덧. 아마존을 검색해 보니 내솥을 별도로 판매한다. (검색어: Instant Pot inner pot) 추가 비용과 함께 단점 극-뽁! 여분의 내솥이 있다면 고기를 삶아낸 후 냄비에 옮겨 추가 조리하는 과정은 냄비가 아니라 내솥에 옮겨서 계속하면 된다.


3) 압력 밸브가 한국 압력밥솥의 압력추처럼 딸깍 하고 걸리지 않는다. 

처음 쓸 때는 "이걸 가운데에 두기만 하면 압력이 생기는 게 맞나?" 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두어 번 사용해 보니 밸브의 부드러움(?)에 익숙해지고 압력 배출venting을 할 때 증기가 빠지는 걸 눈으로 확인한 후 단점이 아니게 되었다.


4) 본 조리 시간 앞뒤로 20~30분 정도 추가로 시간을 잡아야 한다. (예열, 압력 배출)

인스턴트 팟을 사자마자 "김치찜이 20분이면 된대!" 하며 신나서 25분만 잡고 김치와 돼지고기를 안쳤는데, 실제로 45분 정도 걸려서 당황했다. 시행착오를 거쳐 시간 안배를 충분히 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오후에 외출할 일이 있으면 외출 전에 인스턴트 팟에 고기를 안치는 식이다. 집에 돌아오면 고기가 삶아져 있고 증기도 다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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