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에는 절대적인 기준이 없다
2023 여름, 2025 봄에 제주에서 담아 온 사진들로 여행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혼디모영(함께를 의미하는 제주 방언) 여행하실까요?!^^
제주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을 고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올려지는 곳은 '유민 미술관'이다.
서귀포시 성산읍에 위치해 있는 ‘유민 아르느보 뮤지엄’(미술관)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에 의해 설계된 건축물이다.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 노출콘크리트로 지어진 건축물이지만 주변의 경관과 오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왔기에 나의 기억 속에 오래 남아있다.
유민미술관 입구를 지나 내부로 들어가다 보면 기존에 봐왔던 건축물들과는 다른 개성 있는 공간을 만나게 된다.
양갈래로 물이 흘러내리는 길을 걷다 보면 특별한 곳에 초대받은 손님이 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 길의 끝에는 가로로 길게 뚫린 돌틈 사이로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볼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안도 타다오는 건축물과 자연의 교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축가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잘 알 것 같다.
자연경관과 함께하는 개성있는 공간을 지나고 전시장으로 입장하면 프랑스 낭시(Nancy) 지역을 중심으로 부흥되었던 유리공예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다.
이 작품들은 유리공예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들이고 기존의 유리공예에 비해 화려함과 예술성을 갖추고 있다 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은 (고) 유민 홍진기 선생님께서 오랜 시간 수집한 작품들이다. 그래서 미술관의 이름이
'유민 미술관'이다. (고) 유민 선생님덕에 19세기말 유럽을 중심으로 새로운 미술을 추구했었던 아르누보 미술 작가들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지만 사진에 있는 '에밀 갈레'의 버섯램프에 대한 소개를 하자면, 이 작품은 전 세계 4점 중 가장 보존상태가 뛰어난 작품이며, 인간의 청춘, 장년, 노년을 자연의 변화에 빗대어 은유한 작품이다. (홈페이지 작품설명)
관람을 마치고 다시 밖으로 나오면 섭지코지의 아름다운 풍경에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방문했던 시기가 여 름이었으니 자연이 싱그럽기도 풍성하기도 했다.
자연이 아름다운 '제주'에서 이곳, '유민 미술관'을 가 장 좋아하는 이유는 자연과 어우러져있는 건축물이 하나의 작품으로 다가오는 곳이기 때문이다.
자연의 아름다움도 느끼고 지성도 충족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면 아름다움에는 ‘절대적인 기준'이 없는 것 같다. 자연과 어우러지니 '노출 콘크리트'건축물도 아름답다 느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