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꽃 김선혜
눈물이 봄비를 닮았으면 좋겠어
싱그런 향기 내는 풀잎 위로 떨어지는 낭만에
잠시나마 슬프다는 것을 잊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봄비는.
폭풍 같은 울음을 닮은 여름비보다 좋고
스산한 외로움을 닮은 가을비보다 좋고
시린 냉정함을 닮은 겨울비보다 좋아
우산 밖으로 손을 내밀어
비를 만지며 슬픔을 삭여도 좋을 만큼의 온도와 밀도가 좋고
이내 울음이 터져 나와도 같이 울어주는
적당한 리듬의 물 알갱이들의 향연도 듣기 좋아
봄비를 닮은 눈물은
여운과 회복을 담은 슬픔 같아
눈물이 봄비를 닮았으면 좋겠어.
#눈물#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