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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상이 May 28. 2022

내가 이상하다

원치 않는 손님을 맞이해야 하나.


내가 화를 낼 상황이 아님에도 화가 난다.  


쉽게 피곤해지고 지친다. 


이러는 내가 너무 싫다. 이상하게 변하고 있는 나를 어찌해야 할까.  


호흡을 가다듬고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한다.  


사람에 대한 감정이 좋은 것보다 싫은 게 더 많아지는 기분이다. 이러는 나는 정상인가.  


받아들이기 싫지만 갱년기가 나를 찾아온 모양이다.  


싫다고 밀쳐 내고 걷어차고 싶은 데 가지 않을 모양새다.  


가기는커녕 내가 어떤 행동을 해도 관망하는 자세로 보고 있다가 쳐들어올 태세이다. 


받아들여야 하겠지.  


함께 살아가야 하겠지.  


적을 동지로 받아들이려면 어찌해야 할까.  


적에 대한 내 마음이 곱지 않는데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좀 더 있다가 오라고 할 수도 없다. 어차피 맞아야 할 매라면 맞아야 하겠지. 어찌 맞아야 아프지 않을 수 있을까. 꽃으로 때려도 아픈데, 갱년기라는 무시무시한 매를 어찌 감당할까.  


하루에도 몇 번씩 화가 났다가 가라앉았다가를 반복한다.  


남편이, 아이들이, 내 화에 데이지 않을까 겁난다.         


세월이 나를 이렇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나는 진정 잘 웃고, 매사에 긍정적이고, 멋지게 행동하고 싶다. 


그러나 안된다. 


나도 모르게 짜증이 불쑥 올라와서, 나도 모르게 화를 내고 있다. 


잠을 기분 좋게, 깊이 자질 못한다. 이게 제일 힘들다. 


"언니들은 어때요? 괜찮아?" 

"아니, 그냥 그럴려니 하고 지내야지 어쩌겠어." 


나는 지금 이 변화를 지나가는 변화로 받아들이고 살아갈 수 있을까. 


그냥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그렇게 늙어가면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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